바닷가의 성탄절_최용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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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의 성탄절

최용태 목사<채석포교회>

예배당에서 크리스마스 준비를 하는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
을 보니 벌써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었나 봅니다. 아이들이나 젊은 여인들을 
위한 하얀 눈이 펑펑 내리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기대해 봅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독생자를 십자가에 내어주기까지 인류를 사랑하심으로 우리
가 갚을 수 없는 사랑의 선물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당신의 사랑
을 함께 나누어 가지기를 원하십니다. 그러나 작금의 세계사를 돌아보면 원
수 갚는 일에 더 열중하고 있으며 피의 보복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구 저쪽에서는 민족주의와 종교적인 원리주의에 의해서 무고한 사람들이 많
이 생명을 잃었고 그 일 때문에 또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거나 몸과 마
음의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나라 안에서는 사람이 그렇게까지 악할 수가 있
을까 하는 잔인한 내용들이 연일 보도되고 있습니다. 또 가까운 이웃들이 여
러 가지 사정으로 고통하는 것을 보면서 한 장 
남은 마지막 달력이 내려지고 
이 해가 어서 빨리 지나가고 새해 새날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성탄절은 공교롭게도 한 해의 끝과 다른 한 해가 시작되는 시점에 맞물려 있
는데 이것도 하나님의 특별한 은총이라고 봅니다. 성탄절을 즈음해서 지나간 
날들을 정리하고 다시금 새날의 희망을 붙잡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에 온 몸
과 마음을 기대어 봅니다.

한편 성냥팔이 소녀가 추위 속에서 외롭게 죽어가는 데도 돌아보는 사람이 없
었던 것처럼, 성탄절의 찬란한 조명과 크리스마스 캐롤이 울려 퍼지는 가운
데 우리 곁에서 불쌍한 이웃들이 당하는 고통을 외면하고 그리고 우리 자신
이 스크루지 영감처럼 되어 가고, 마굿간에서 태어나신 예수 그리스도를 말하
면서 마굿간을 외면하고 비난하며, 그리고 물신주의를 배격하면서도 물신주의
의 검은 그림자를 교회 안으로 끌어들이고 있지는 않는지 깊이 돌아볼 필요
가 있습니다. 교회의 생명력을 끌어모으는 데서 얻는 것보다 나누어 주는 데
서 힘을 얻는다면 교회 안팎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그리스도의 사랑을 누리
고 하나님의 영광을 볼 수 있으리라 생각되어집니다.

저에게는 
이 년 전 이맘때를 잊지 못합니다.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하나님은 저에게 목회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시고 일생에 가장 큰 선물을 주
셨습니다. 그 기쁨을 잊지 못하고 있기에 성탄절을 맞이하면서 어려움과 고
통 속에 있는 이웃들도 성탄절에 각자에게 가장 필요한 사랑의 선물을 받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리고 그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
다.

예배당의 창문을 열면 왼쪽으로는 넓고 길게 뻗은 만이 보이는데 썰물 때면 
뻘밭이 되고 밀물 때면 바닷물이 만 안쪽으로 가득 차 오르는 것을 볼 수 있
습니다. 그리고 오른쪽으로는 고깃배들이 오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뒤쪽
으로는 소나무 숲이 향기롭습니다. 바다에는 여러 가지 다른 깃발들이 꽂혀 
있는데 그것은 각자의 어장을 나타내는 표지입니다. 포구 어귀나 마을 안쪽에
도 그런 깃발들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것이 무속인의 집인가 의아하였으나 
지금은 그 깃발들이 친근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우리 포구의 어민들의 삶
의 터전을 나타내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앞에 내다보이는 바다는 김 양식장과 어장이 있고 거기에는 각종 바다 고기
가 
있습니다. 그리하여 때로는 어민들에게 풍요로움의 잔치를 베풀기도 하지
만 때로는 어민들의 마음을 울리는 사나운 바다가 되기도 합니다. 바닷물이 
들고나면서 뻘밭을 살찌우고 고기를 기르며 어민들에게 풍요와 슬픔을 나누어
줍니다. 바닷물이 비워지는 것과 가득 차는 것을 보면서 우리 인생도 비울 때
는 비워야 하고 찰 때는 비워질 때를 생각해야 하는 것을 배웁니다.
머리맡의 양말 속에 산타의 선물이 가득 차기를 바라는 아이들처럼 성탄절에 
좋은 선물을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