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 노회는 화합과 사랑의 잔치였습니다_ 정봉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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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봄 노회는 화합과 사랑의 잔치였습니다

 

< 정봉채 목사, 새하늘교회, 경기북노회장 >

 

 

“온전케 하시는 하나님께서 경기북노회도 거듭나게 해 주실 것”

 

 

지난번 봄 노회가 열리던 그날은 마치 어린 시절 소풍가던 날 들뜬 심정으로 아침 일찍 나섰습니다. 멀리 38선 이북 경기도 연천군 미산면에 위치한 조용한 시골 교회인 아미성도교회(담임 정종은목사)에서 갖게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노회 장소를 이곳으로 정한 이유는 목사 안수식이 없는 봄 노회는 노회 소속 교회들 가운데 작은 교회, 멀리 있는 교회를 방문하여 이런 기회를 통해 그 교회를 위로 격려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시찰별로 모여 자동차를 타고 1시간 30여분 동안 자동차에서부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노회의 잔치는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우리를 기다리는 아미성도 교회가 더욱 그랬습니다. 멋쟁이셨던 사모님께서 몸빼 바지를 입으시고 성도님들과 정성껏 음식을 준비해 주시던 모습, 연로하신 분들이 손수 산에서 꽃을 꺾어 리본을 만들어 한 분 한 분 달아 주시는 그 사랑은 가슴 뭉클했습니다. 또한 밥상이 없어 교회당 바닥에 앉아서 식사를 했지만 백학 호수와 임진강에서 손수 잡아 대접해 주신 풍성한 점심은 감동의 연속이었습니다.

 

이번에 저는 제8회 경기북노회에서 늦깎이 노회장이 되었습니다. 이것은 전적으로 지난 노회에서 부회장, 서기로 섬기던 후배들이 한사코 사양하며 선배를 배려하고 예우해 주신 마음들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너무 고맙고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장신에서 오신 차상용 목사님을 부회장으로 선임해 준 것 또한 감사할 뿐입니다.

 

그뿐 아니라 이번 노회는 오후 5시 전에 폐회를 하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전 서기이신 이희승 목사의 지혜로, 노회 전 준비모임을 통해 각 상임부서별로 안건을 심의하므로 회의 시간을 줄일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앞으로 계속해서 상임부서의 활동을 적극 활성화해서 사안을 상임부서에 위임하고 전체 회의에서는 필요한 몇 가지 사안만 다룬다면 시간을 더 단축할 수 있을 것같아 더욱 희망을 갖습니다. 노회가 이렇게 빨리 끝나는 것을 모두 환영하면서 단축된 시간으로 유익한 세미나와 족구 게임 등을 하자는 데 마음을 모으며 서로에게 박수를 보냈습니다.

 

이번 노회가 많이 웃고 모든 의논을 기쁘게 결정한 데는 마이크가 한 몫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 교회에 마이크가 없어 불편하기도 했지만 또한 유익하기도 했습니다. 큰 소리가 나올 수도 없었고 오래 발언을 할 수도 없었기 때문이었지요. 그리고 단일 안건에 대한 발언권을 한 분에게 두 번만 드리겠다는 양해를 구하고 회의를 진행한 효과도 있었습니다. 물론 회의가 끝나고 회원의 발언권을 의장이 제한하는 것은 월권이라는 지적도 받았지만 금년 임기기간 동안만이라도 저는 그 방법을 고수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노회를 열심히 참석을 했지만 노회를 앞두고 마음은 늘 무거웠습니다. 가장 큰 부담은 장로님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인격도 질서도 예의도 신앙도 무시한 채 격론을 벌리고 폭언을 서슴지 않는 회의태도를 보면서 너무 부끄럽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이것이 과연 우리가 그토록 회복하고 싶었던 개혁노회 인가?’

 

이번 노회 마지막 시간에 한 선교사님이 나와 인사하시면서 “제가 10여 년 전 중국으로 선교를 가게 되었는데 그 때 노회가 이렇게 은혜롭고 화목한 노회였다면 선교를 안 갔을 것입니다. 오늘 노회를 참석하고 너무나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라고 말하여 함께 웃었지만 의미심장한 이야기이기도 했습니다.

 

벌써부터 저는 설레는 마음으로 다음 노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번 노회에서 우리 모두가 오래전 꿈꾸어 오던 개혁노회 그 희망의 꽃 봉우리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온전케 해 주실 하나님께서 우리 노회를 진정 위로와 소망, 화합과 사랑이 있는 잔치의 노회로 거듭나게 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우리 경기북노회에 이미 봄은 오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