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선교사를 파송하며
< 이기종 목사 · 합신세계선교회총무 >
오랜 준비 과정과 훈련을 거쳐 신임 선교사들이 하나 둘씩 파송을 받아 선교지로 나가는 일은 매우 기쁘고 감사한 일이다.
우리 총회 세계선교회는 본부 행정/재정 시스템을 강화하고, 선교사뿐만 아니라 선교사들의 자녀들과 부모님들까지 돕는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해외 선교지에도 지부와 지회를 조직하여 서로 긴밀히 교제하고 사역을 협의하며 협력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고, 신임 선교사들이 부임하면 체계적으로 도울 수 있게 되었다.
신임 선교사들이 선교지에 도착하면 먼저 들어온 선임 선교사들이 새로 부임한 선교사 가정이 거주할 주택, 언어 학교, 자녀 학교를 미리 알아봐 주고 비자 취득, 통신 이용 등 초기 정착을 돕고 있다.
총회 선교회가 차츰 합신선교의 구심점이 되면서 신대원 재학생들 중에 총회선교사 지망생이 늘어나고 있다. 이미 타 선교단체 소속으로 현지에 나가서 사역하고 있는 선교사들 중에도 총회 선교회 소속이 되고 싶어 문을 두드리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신임 선교사 파송과 관련하여 생각해 볼 점이 몇 가지 있다.
“평안하세요? 저는 합신세계선교회 이사장으로 섬기고 있는 강인석 목사(시흥평안교회)입니다. 존경하는 목사님께 부탁드립니다. 신년도 예산 편성 시에 선교비 지출 예산을 증액하시거든 합신 총회 소속 선교사를 우선적으로 배려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합니다. 타 선교단체 소속 선교사도 도와야겠으나, 같은 총회의 후배 선교사님들이 800여 교회밖에 없는 작은 교단에서 후원 모금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주시길 부탁합니다. 합신교단을 사랑하시는 목사님의 따뜻한 선처를 기대합니다.”
언젠가 이런 문자메시지를 받아 본 분들이 있을 것이다.
첫째로, 생각해 볼 것은 신임 선교사들이 후원 교회를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여러 가지로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나 무엇보다도 우리 교단의 규모가 작은 편인 데다가 교회 수의 증가도 적고, 미자립 교회의 비중도 큰 편이라 할 수 있으니 어려울 수밖에 없다.
둘째로, 신임 선교사가 선교 후원을 많이 하고 있는 큰 교회에서 후원을 받기도 어렵다는 점이다. 이미 선교사들을 많이 후원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로 후원할 예산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기존 후원 선교사들에 대해 전면적인 검토가 필요한 때이다. 실제로 우리 교단의 대형 교회들을 보면 100가정 이상 선교사를 후원하고 있지만 그 중 우리 교단 총회선교사 후원은 고작 20가정 혹은 30가정 미만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비단 대형 교회들뿐만 아니라 다른 교회들도 상당수 비슷한 실정이다. 즉, 타 교단 소속 선교사, 타 선교단체 소속선교사, 또는 무소속 선교사 등에 대한 후원 비중이 너무 높다. 예장교단, 예장교단 교회에서는 타 교단 소속 선교사에 대한 후원은 하지 않도록 되어 있다고 한다.
이제는 모든 교회가 좀 더 적극적으로 총회선교사 후원 비중을 높이도록 검토해야 한다. 다른 선교사들을 많이 후원해서 후원할 자리가 없다고 말하지만, 막상 80퍼센트 이상이 합신 총회 소속 선교사가 아닌 선교사 명단이 적힌 주보를 들여다보면서 교회를 나설 때, 마치 낯선 고향에서 부모형제로부터 밀려난 듯한 소외감이 밀려온다고 어떤 선교사는 말한다.
셋째로, 파송 교회를 찾는 일이 어려워지고 있다. 소위 중, 대형 교회에서 부교역자로 사역한 사람들의 형편은 그래도 나은 편이지만 소형 교회, 개척 교회에서 사역하던 사람들의 경우에 파송 교회를 정하는 일이 쉽지 않다.
중, 대형 교회에서 목회 사역을 배우고 싶어도 기회가 잘 주어지지 않는 현실이므로 작은 교회에서 열심히 봉사했지만 교회의 재정 형편상 파송을 해 주지 못하게 되면 파송해 줄 교회를 찾아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어떤 교회에서는 파송은 해 주지만 ‘1년이나 2년 후에는 계속 후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런 말을 듣고 떠나는 신임 선교사의 마음은 얼마나 무거울까?
모든 교회들이 나름대로 선교 후원을 하고 있지만 800여 교단 교회 중에 300여 교회만 선교 후원에 참여하고 있는 실정이다. 선교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500여 교회가 월 1만원이라도 선교 후원에 참여하자는 ‘모든 교회 월 1만원 운동’에 동참한다면 여러 선교사 지원 사역을 계속할 수 있게 된다.
‘총회 소속 선교사에 대한 교회의 후원 비중을 최소한 50퍼센트 이상으로’ 점차 늘려 간다면 신임 선교사들의 발걸음도 훨씬 가벼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