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장경재 목사님의 마지막 모습 오동춘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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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장경재 목사님의 마지막 모습

오동춘 장로/화성교회, 시인

화성교회 원로목사님이시던 장경재 목사님께서 하늘나라 가신지도 올해로 
네 돌을 맞게 됩니다. 늘 들어도 들을 때마다 은혜롭고 감동 깊던 장 목사
님 만주 봉천 설교 한정없이 아쉽고 지금도 그 설교 말씀이 귀에 들려오는 
듯 합니다.

새 천년을 맞이하여 우리 화성교회에서 장경재 목사님의 설교집과 수상집을 
한 질로 책을 엮어 드리고 그해 10월 14일 출판 감사예배에서 장 목사님은 
하나님 앞에 사람을 높이는 일은 하나님을 욕되게 하는 교만이라고 짧은 답
사의 말씀으로 당신에 대한 축하에 경건한 겸손을 보여 주셨습니다.
그해 내내 건강이 좋지 못하여 병원에 다니시던 장 목사님은 11월 10일 세브
란스병원에서 입원하시어 석달 열흘간 병상의 고통을 겪으셨습니다. 그래도 
신음소리 한번 없이 병문안 드릴 때마다 은혜롭고 인자한 모습으로 우리를 
맞아 주셨습니다.

2001년 3월 2일 밤 장 목사님을 극진히 간호해 오신 강정채 사모님
의 걱정되
는 전화를 받으셨다는 김기영 담임 목사님이 내게 장 목사님 병실로 가자는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당시 부목사인 임연희 목사님이 운전하는 봉고차를 타
고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병실문을 여는 순간 장 목사님의 
크게 뜬 두 눈에 눈동자가 덩그랗게 고정되어 있고 입 속에 혀가 까맣게 타 
있었습니다. 가쁜 숨을 몰아 쉴 때마다 심전도는 겨우 94의 수치를 오르내렸
습니다. 세브란스에서 나의 장인어른 죽음도 지켜 본 나는 장 목사님 소천
이 멀지 않음을 느꼈습니다. 일산에서 오신다는 차인환 장로님을 기다리느
라 좀 지체하는 동안에 나는 장 목사님 침대로 다가가서 ‘장 목사님, 김 목
사님과 오 장로가 왔습니다’ 말씀드리니 이게 웬일인가? 고정되었던 두 눈
동자가 깜짝깜짝 움직이며 양 옆으로 차르르 눈물까지 흘렸습니다. 막내 며
느리 이은경 집사님도 함께 봤습니다. 큰며느님 김태복 집사님과 막내며느
리 이은경 집사님이 아버지, 아버지! 소리쳐 불렀습니다. 나는 김기영 목사
님께 장 목사님 의식이 돌아왔으니 빨리 기도해 달라고 했습니다. 하늘나라
로 평안히 가시도록 김기영 목사님이 먼저 간절히 
기도드리고 이어 내가 큰 
목소리로 주님의 전지전능하신 능력으로 쾌유시켜 달라는 기도와 함께 주님 
불러가신다면 부디 고통없이 편히 가게 해 달라고 기도를 했습니다.

기도를 마치고 김기영 목사님이 성경을 펴고 예배를 드리려 할 때 담당의사
가 병실로 들어오면서 ‘목사님은 8시 50분에 운명하셨습니다’고 말했습니
다. 장 목사님 얼굴을 뵈오니 입은 조용히 다물었고 뜬 눈을 강정채 사모님
이 조용히 감겨드리니 참으로 평화로운 모습으로 하늘나라에 가신 얼굴이 환
희 밝아보였고 인자하신 미소가 감도는 듯 했습니다. 강정채 사모님은 예배
중에 하늘나라 가시실 원하셨는데 김 목사님, 오 장로님 기도 중에 하늘나라
로 가셨으니 당신 뜻대로 되어 기쁘다고 하셨습니다. 부랴부랴 달려온 아드
님들, 화성교회 장로님들과 임종을 지켜본 우리는 김기영 목사님 인도로 경
건하게 임종예배를 드렸습니다. 장 목사님 시신이 13호 영안실로 가는 것을 
보며 우리는 병실을 나왔습니다.

신앙의 아버님으로 모시던 장경재 목사님을 김기영 목사님과 함께 임종을 지
켜보게 되고 우리 기도중에 장 목사님이 하늘나라 가신 것을 기쁘게 생각

니다. 늘 그리운 장경재 목사님 봄빛오늘 3월이면 더욱 그리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