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부름 받은 사람들
남웅기 목사/ 바로선교회
이기준 신임 교육 부총리가 취임 3일만에 사의를 표하고 물러났습니다. 저
는 개인적으로 금번 사태를 가슴 아프게 생각합니다. 물러나지 않고 그 직무
를 성실히 잘 수행함으로써 요동치는 교육정책을 반석 위에 세워 주기를 기
대 했습니다. 그가 보통인물은 아니지 않습니까? 많이 배우고, 두뇌 명석하
고, 경력 화려하고, 능력 탁월하고, 인맥 탄탄하고, 배짱 두둑하고, 추진력
있고…
만신창이가 되다시피 한 지금의 교육행정을 바로잡는데 있어서 이만한 인물
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시민단체가 들고일어나 극렬 반대 한 이
유는 단 하나입니다. ‘도덕성이 결여된 인물’이란 것입니다. 그러한 인물
이 일국의 최고 대학인 서울대 총장이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시민들로선 가슴
쓰린 일이었는데, 또 다시 교육행정의 수장에 오른다는 것은 용납하기 힘들
었던 모양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그가 고백한대로 ‘나라에 충성 봉사 할 마지막 기
회
’를 얻었기에 그 인생에 있어서 유종의 미를 거두어 얼룩진 그의 이름을
씻어내기를 바랬습니다. 그러나 그는 언론과 시민단체들이 밝혀내는 것마다
정당성의 시비에 휘말렸고, 대응하는 것마다 거짓투성이로 드러났습니다. 마
침내 대통령마저 손들게 되었습니다.
도덕성과 진실성 결여가 문제
교육은 기능이 아니라 정신입니다. 어떻게 승리할 것인가? 어떻게 취득할
것인가의 방법과 기능을 말하지 않습니다.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무엇이
중요한 것인가를 가르쳐야 합니다. 살아가는 방법을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 됨됨이를 가르쳐야 합니다. 스승이 그렇지 못하면 교육은 기대난망입니
다. 그래서 우리는 절망합니다.
세상엔 죽음의 위기가 도처에 깔려있고, 죽음의 재앙이 급작스럽게 들이닥
칩니다. 그래서 사회는 저마다 이러한 위기로부터 백성을 살려내고자 하는
체제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세상은 죽이려고 하는 ‘죽임’의 세력
과 살리려고 하는 ‘살림’의 세력으로 양분되어 있고, 이 두 세력은 끊임없
는 갈등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살림’ 시스템이 그 기능을 상실한다면 그 분야는 죽음
으로
내 몰리게 되는 것입니다. 예컨대 경보체제가 오작동 되면 재난을 당합니
다. 등대에 불이 들어오지 않으면 조난자는 죽습니다. 집 지키는 개가 짖지
않으면 도둑이 활개 칩니다. 총알을 못 견디는 방탄복은 죽음 앞에 노출됩니
다. 파순군이 졸고 있으면 그 성은 파멸됩니다.
우리 모두는 ‘빛으로 부름 받은 사람들’입니다. 특히 우리의 금년 화두
는 바로 ‘빛’입니다. 예수께서 친히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고 명하셨습
니다. ‘이제 내가 새 일을 고하노라’는 금년도 교회 표제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이방의 빛으로 부름 받았습니다.
교회는 세상에서 빛이어야
그러면, 교회와 성도가 빛이라면, 그 빛의 핵심적 실체는 무엇이겠습니까?
금년도 설문조사에서 우리 성도들은 응답자의 50%가 ‘실천적 사랑’으로 꼽
았고, 32%가 ‘의와 진실’이라 응답했습니다.
우리를 빛이라 함은 세상은 어둠임을 전제하는 말씀입니다. 우리를 빛이라
함은 세상을 밝히고 세상을 살리는 유일한 대책은 교회밖에 없음을 말합니
다. 실천적 사랑은 세상에도 많습니다. 다른 종교에도 많습니다. ‘실천적
사랑’을 기독교의 빛으로 생
각하는 나머지 ‘종교는 다 같다’는 망발을 하
게 됩니다. 기독교에 요구하는 세상을 살리는 유일한 빛의 역할은 바로 ‘의
와 진실’입니다.
에덴동산에 거짓이 들어와 아담과 하와를 망하게 했습니다. 사탄이 불의로
유혹하여 그들을 하나님으로부터 떠나게 했습니다. 그러므로 말씀이 곧 진리
요 하나님께 돌아감이 곧 의라 하겠습니다.
세상이 어둠에 빠지고 사람이 망하는 것은 곧 거짓과 불의가 난무하기 때문
입니다. 사람은 가난해서 죽는 것도 아니고, 무식해서 죽는 것도 아닙니다.
하나님을 거역하는 불의와 세상과 짝하는 거짓 때문에 망합니다.
그런데 교회가 빛의 사명을 잘 모릅니다. 혹 알아도 등경 위에 두지 않고
말 아래 둡니다. 저는 여기서 말이란 바로 교회를 말한다고 생각합니다. 교
회 바깥에 나오면 모두가 꿀 먹은 벙어리입니다. 가슴 아픈 것은 빛으로 부
름 받은 성도마저 빛을 싫어한다는 것입니다. 꼭 자신이 어둠인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