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선 ‘봉은사역’ 명칭 변경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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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선 봉은사역명칭 변경 촉구

교계, “특정종교 사찰 이름은 종교편향

 

서울시의 지하철 9호선 2단계 구간 ‘봉은사역’ 정거장 명칭 확정 방침에 대해 기독교계가 일제히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양병희 목사)은 지난 2월 10일 ‘서울시는 봉은사역 제정을 즉각 철회하라’는 제목으로 성명을 내고 “서울시가 다음달 개통되는 서울 지하철 9호선 2단계 구간 929정거장 명칭을 ‘봉은사역’으로 정한 것은 시민 정서를 무시한 탁상행정이자 명백한 종교편향”이라고 비판했다. 한교연은 “이 역이 들어서는 곳은 왕복 12차선 도로가 나 있는 서울 코엑스 사거리인데, 이곳 역명을 특정종교 사찰의 이름으로 정한다면 과연 어느 누가 납득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한교연은 “서울시는 시민이 내는 세금으로 운영되므로, 매사 공익적이고 시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타당한 결정을 해야 한다”며 “만약 서울시가 특정종교의 눈치를 살피며 시민 정서에 반하는 결정을 고집한다면, 종교편향 논란을 떠나 서울시의 어떤 정책과 행정도 당위성과 설득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장로교총연합회(대표회장 황수원 목사)도 같은 날 성명을 통해 서울시의 봉은사 역명 제정 재고를 요청했다.

한장총은 “지하철 역명은 대중이 이용하는 공공시설이기에 중립적인 명칭을 사용하여야 하고, 역명 제정 기준에 지명, 법정동, 가로명을 일반적으로 쓰는 이유가 이런 이유”라며 “해당 역은 삼성역으로 역명을 사용해야 하는데, 2호선에서 이미 사용하고 있으므로 세부 기준을 적용한다면 봉은사역 명칭 사용은 적당하다고 볼 수 없고, 코엑스역이 더 적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장총은 또 “봉은사는 불국사처럼 고적이나 사적,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지 않은데도, 특정종교의 시설명을 무리하게 사용해 강남을 대표하는 지역 명칭으로 부각시키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며 “서울시가 특정종교의 눈치를 살피고 시민정서에 반하는 결정을 한다면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니, 지금이라도 원점으로 돌아가 공익과 통합과 미래를 위한 결정을 내려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유만석 목사)도 2월 3일 ‘전철역명을 봉은사로 하는 것은 종교편향 아닌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역명 변경을 촉구했다.

교회언론회는 “우리나라가 불교국가도 아닌데, 사찰 이름을 따 전철역명으로 정하는 것은 ‘종교편향’에 불을 지피려는 의도성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며 “서울시는 서울을 1등 국제화 도시로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이와 같은 조치를 취하는 것은, 국제화 노력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