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떠남”
김명혁 목사/ 동서울노회
인생은 나그네요 만남이요 나눔이요 버림이요 기쁨이란 말을 나는 자주 한
다. 그렇다 인생은 만나서 나누며 즐겁게 살도록 지음 받은 존재이다. 그러
나 나는 “인생 오도”를 묵상하다가 최근에 한두 가지를 추가하게 되었다.
인생은 즐거움과 기쁨임에도 불구하고 인생은 결국은 헛됨이고 떠남이란 말이
다. 인생은 떠남이다. 이중표 목사는 인생은 별세라고 정의했는데 나는 그 말
에 동의하면서 인생은 떠남이라고 말하고 싶다. “인생 칠도”이다.
첫째 구약의 중요한 주제의 하나는 떠남이다. 아브라함이 본토 친척 아비 집
을 떠났고 롯이 소돔을 떠났으며 이삭이 그랄을 떠났다. 요셉은 이상한 방법
으로, 타의로 그러나 하나님의 섭리에 의해, 고향을 떠나 타향 애굽에 종으
로 팔려갔다. 모세는 떠남의 삶을 반복하다가 마지막에는 이스라엘 백성을 이
끌고 애굽을 떠났다. “믿음으로 애굽을 떠나” 상 주시는 자를 바라보며 가
나안 땅을 향했다(히11:27). 애굽을 떠난
출애굽의 주제는 구약의 주제들 중
의 가장 중요한 주제의 하나이다. 출애굽의 주제는 나중에는 바벨론을 떠나
는 출 바벨론의 주제로 이어졌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하나님의 백성들
은 떠남의 생활을 거듭하다가 결국 약속의 땅에 이른다.
둘째 신약의 중요한 주제의 하나도 떠남이다. 예수님은 “하늘 영광 떠나서
이 세상에 종으로 섬기러” 오셨다. “종 되신 왕”으로 오셨다. 세상에서 구
속의 사역을 다 이루신 후에는 세상을 떠나 하늘로 가셨다. “세상을 떠나 아
버지께로 돌아가실 때가 이른 줄 아시고”(요13:1). “내가 떠나가는 것이 너
희에게 유익이라”(요17:7). 예수님은 우리들도 예수님을 따라서 떠남의 삶
을 살도록 본을 보여주셨고 떠남이 유익이 된다는 높은 차원의 진리도 보여주
셨다. 이 진리를 터득하고 실천하며 산 사람이 사도 바울이었다. “우리가 담
대하여 원하는 바는 차라리 몸을 떠나 주와 함께 거하는 그것이라”(고후5:8,
빌1:23,딤후4:6). 사도 베드로도 나중에는 “이 장막을 벗어날 것이 임박한
줄을 앎이라”고 고백했다(벧후1:14).
셋째 오늘을 사는 우리 신자들도 떠남을 준비하는 삶을 살
아야 할 것이다. 유
교적 전통과 경제성장의 국가정책 가운데서 살아가는 오늘의 신자들이 자칫
떠남의 사실을 망각하고 살아갈 수도 있다. 가인처럼 세상에 성을 쌓으며 세
상의 부귀를 즐기면서 살아가는 잘못을 범할 수도 있다. 김삼환 목사는 오늘
한국교회 신자들의 가장 큰 문제점의 하나는 종말신앙을 상실하고 있다는 것
이다. 떠남은 부정적인 의미도 있지만 사실은 긍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가나안 땅으로 들어감을 의미하고 하늘 아버지 집으로 돌아감을 의미하기 때
문이다. 인생은 떠남의 생활 즉 나그네의 생활을 거듭하다가 나그네의 생활
을 마감하고 세상을 떠나 하늘로 올라가게 된다.
인생은 떠남이다. 떠남을 준비해야 한다. 미국의 신자들에 비해 우리는 유언
이나 유산을 미리 남기는 것을 꺼려 한다. 떠남을 준비하는 한 가지 방법은
우리에게 맡기신 달란트를 모두 사용하는 것이다. 떠남을 준비하는 또 한 가
지 방법은 다윗이나 어거스틴이나 프랜시스나 루터나 김치선 목사나 박윤선
목사나 한경직 목사처럼 많이 울면서 회개의 제사를 드리는 것이다.
세상에 대한 미련과 애착을 버리는 것이 좋다. 가볍게
후회 없이 떠나야 한
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맡긴 모든 은사들을 마음껏 사용하고 가볍게 떠나야
한다. 몸이 부서지도록 주님이 기뻐하시는 일들을 많이 하고 후회 없이 떠나
야 한다. 자리도 너무 오래 차지하려고 할 필요는 없다. 재산을 너무 오래 소
유하고 있을 필요도 없다. 보물을 모두 하늘에 쌓은 후 가볍게 만족스럽게 떠
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