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임목사의 자리에 이르러_허태성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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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임목사의 자리에 이르러

허태성 목사

네 죄 사함을 받았느니라(마9:2)
지금으로부터 24년 전, 서울시 영등포구 신길동에 있는 우신극장 건너편의 언
덕에 위치한 영신교회에서 시골에서 올라온 한 재수생이 세례를 받았습니다. 
입시의 실패가 재현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과 신앙생활을 반대하는 가족들
의 따가운 시선을 뒤로한 채, 머리 위로 떨어지는 차가운 물의 감촉과 목사님
의 기도를 가슴으로 느끼며 이제는 나를 구원하신 주님을 위해서 살겠다고 다
짐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믿음대로 살지를 못했습니다.

다메섹에 가까이 가더니(행9:3)
하나님께서는 저를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충남 공주로 내려가게 하셔서 그 
곳에서 대학을다니는 중에 한 대학생 선교단체를 통하여 제자훈련을 받게 하
시며 평신도 사역자의 비전을키우게 하셨습니다. 공주에서 저는 주님을 새롭
게 만나게 되었습니다. 자아가 깨어지며 육적인 신앙생활의 허물을 벗어버리
r
는 것과도 같은 새로운 변화의 체험을 겪게 되었습니다. 
공주는 저의 다메섹 도상입니다. 앞으로 저의 인생이 어떻게 전개될지를 전
혀 모른 채 마치 아브라함에게 하셨던 것처럼 갈 바를 알지 못하나 믿음으로 
나아가게 하셨습니다. 

내가 바다 끝에 가서 거할지라도(시139:9)
졸업 후 저는 서해의 파도가 넘실거리며 해당화가 피고 지는 섬마을 안면도
에 총각선생이 되어 교사로서의 첫 발을 내딛었습니다. 그곳에서 언덕 위의 
작고 흰 교회당에서 주님께 기도 중 저도 모르게 새로운 기도를 하고 있었습
니다. “주님께서 새로운 길을 가게 하시면 가겠습니다.” 그리고는 잊어버린 
그 기도를 주님께서 기억하셨다가 8년 후에 합동신학교로 저를 인도하셨습니
다. 평신도로서도 제대로 충성을 다하지 못하는 저를 주님께서 불쌍히 여기셔
서 더 무거우나 영광된 목사의 직분을 허락해 주셨습니다.

내 양을 먹이라(요21:15)
공주에서의 4년 8개월 개척교회 시절을 지나 서울 강남에서 똑같은 기간인 4
년 8개월을 부목사로 훈련을 받게 하시다가 지난 99년 9월에 본 교회로 인도
함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제 부임한지 2년 3
개월이 지난 오늘 하나님께서 
친히 그 피 값으로 세우신 은곡교회의 위임목사 자리까지 이르게 되었습니
다. 이제는 이곳에 뿌리를 내리고 목회를 제대로 해 보라고 기회를 주셨습니
다. 모세의 뒤를 이어 가나안 땅에 이스라엘 백성을 인도하여 갈 책임을 맡았
던 여호수아처럼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이곳에 서 있습니다.

마음을 강하게 하라 담대히 하라(수1:6)
아무런 능력도 없습니다. 뛰어난 지혜도 없습니다. 불같은 열심도 없습니다. 
거룩한 인격도 구비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부끄러울 뿐입니다. 마음 한 편으
로는 이제라도 처음 부름을 받던 모세처럼 “보낼만한 자를 보내소서”라고 말
씀드리고 싶을 뿐입니다. 그러나 저는 부족하여도 우리 주님은 모든 것에 넘
치도록 부요하십니다. 저는 연약하여도 우리 주님은 강하셔서 음부의 권세가 
이 교회를 이기지 못하게 하실 것을 믿습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함께 하실 주
님만을 바라보고 의지합니다. 새로운 땅에 반드시 들어가게 하실 것을 믿습니
다. 

“너희 속에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 우
리가 확신하노라”(빌1:6) “주
의 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눅
1:38) 오직 주님께만 영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