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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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안에서 목사님을 알게된 것이 너무 감사해요. 저는 요즈음 나도 모르
게 나오는 눈물을 이해 할 수가 없어요. 단순히 기분이 좋아서 그러는건
아닌데 가끔씩 교회를 생각하고, 또 제가 하나님의 자녀가 됐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마다 마음에서 눈물이 나와요. 주님을 더욱더 뜨겁게 사랑하는
신앙인이 되겠어요. 흥하면 흥하는대로, 망하면 망하는대로 감사할래요.”
작년 추수감사절이 지나고 주일 오후에, 한 형제가 쑥스러운 듯 씩 웃으며
제게 건네준 편지의 첫 대목 이었습니다. 나이 삼십이 넘은 사내 대장부가
마치 어린 아이처럼 이렇게 한자 한자 편지를 써내려간 모습을 보면서
“단순히 기분이 좋아서 그러는 건 아닌데”, 그 형제처럼 저도 “나도 모
르게 마음에서 눈물이” 나왔습니다. 그냥 무엇인가가 감사하였습니다.
제가 가끔씩 사소한 이유를 가지고도 감격해하며 찔끔찔끔 눈물 바람을 하
는 것은 저의 마음이 아직도 문학 소녀처럼 여리기 때문일 것이라고, 그러
한 모습은 담임목사 체통에도 맞지 않아 보일 거라고, 그리고 이런 사
람은
큰 일도 할 수 없을 거라고 스스로 생각하며 그러지 않아보려고 때로는 노
력도 해본답니다. 그러나 15-6년 전 어느 새벽, 저에게도 눈물을 주시라는
한달 여 동안의 저의 기도가 마침내 응답되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펑펑
감격과 감사의 눈물을 쏟아부은 후로는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찔끔거려지
는 것을 어찌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비록 담임 목사의 체통이 안
선다 할찌라도, 또는 사소한 일에도 찔끔거리는 이것이 장애가 되어 큰 인
물이 못되고 큰 일을 못한다 할찌라도, 감격스러울 때 감격스러워하고, 눈
물이 나올 때 억지로 참고 딴전 피우지 않으며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 목사
여야겠다고 마음을 고쳐먹곤 합니다.
편지 첫 대목의 “주 안에서 목사님을 알게 된 것이 너무 감사해요.”라
는 말에 귀가 솔깃해서 제가 그렇게 감격하고, 감사하고, 눈물을 찔끔거린
것은 맹세코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께 대하여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감사의
눈물을 가지고 있고, 교회에 대하여 깊은 애정을 품고 있고, 하나님과의 관
계에 대하여 감격이 있고 사랑의 고백이 있고, 그러다가 끝내는 “흥하면
흥하는대로, 망하면 망하
는대로” 감사하며 살기로 결단하는 한 형제의 진
솔하고 그러나 능력이 넘쳐나는 그 모습을 보는 것이 제게는 그렇게 감사
하고 감격스러운 것이었습니다. 사실, 이 청년이 편지 끝에 쓴 “흥하면 흥
하는 대로 망하면 망하는 대로”라는 말은 그 전 주일에 제가 한 설교였는
데, 그 형제는 그 말씀이 은혜가 된 모양이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 청년은 보통 사람들과는 달리 수년 째 남다른 많은 마
음 고생거리들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자주 저의 마음을
아리게 하고 저의 기도를 간절하게 만들던 청년이었습니다. 그날 제가 받
은 쪽지 편지가 바로 이 사람이 내어놓은 고백이어서 제게는 더 진한 감동
이 되었습니다. “내가 내 자녀들이 진리 안에서 행한다 함을 듣는 것보다
더 즐거움이 없도다”(요삼:4)고 하신 사도 요한의 심정이 목회자가 되고
보니 조금은 이해가 갑니다.
이 형제의 모습을 보면서, 나 자신과 그리고 내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때
때로 쏟아내던 그 원망과 한숨과 불평 불만들이 너무 사치스럽고, 분수를
모르는 방자함이었다는 아픈 고백이 절로 튀어나왔습니다. 우리 신앙인들
에게는 
감사가 능력이라고 어느 주일 설교에서 부르짖었는데, 가만히 생각
해보니 감사는 또한 은혜입니다. 감사하고 있는 내 자신이 이미 은혜이고,
“흥하면 흥하는 대로, 망하면 망하는 대로” 감사하며 사는 지체를 보는 것
이 또한 주체할 수 없는 큰 은혜입니다.
“주 안에서 여러분을 알게 된 것이 너무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