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다스리는 하나님의 방법_이윤호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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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델베르크<61>

우리를 다스리는 하나님의 방법

“직분자에게 주어진 권위는 교회가 보존해야”

104문> 제5계명에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무엇입니까?
답> 나의 부모님, 그리고 내 위에 있는 모든 권위에 모든 공경과 사랑과 신
실함을 나타내고, 그들의 모든 좋은 가르침과 징계에 대해 합당한 순종을 하
며, 또한 그들의 약점과 부족에 대해서는 인내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들
의 손을 통해 우리를 다스리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교회를 흔히 개혁주의 교회라 일컫습니다. 우리가 개혁주의라는 정신
을 소중히 여기는 것은 이것이 성경을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기 때문입니
다. 그렇지만 이 때 사용되는 개혁이라는 말은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다양
한 의미로 전달되고 있습니다. 

결코 남용되어서는 안 될 ‘개혁’

오늘날 교회에는 이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들은 
주로 위에 있는 권위에 대항한다는 의미로 그것을 받아들입니다. 
개혁주의
를 지향하는 사람조차 개혁이라는 단어의 사용을 꺼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
니다. 
개혁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종교개혁 시대에도 이 말은 많은 오해를 
불러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개혁의 물결에 편승하여 자신들
의 권익을 찾으려 했습니다. 당시 귀족과 성직자들의 잘못된 통치관행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아온 사람들이 적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통치자의 권위에 도전한다는 것은 감히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개혁가들
의 외침에서 자신들의 항거에 대한 정당성을 임의로 찾았던 것입니다. 폭력
과 무질서가 그들을 뒤따랐습니다. 그들이 사용한 개혁이라는 단어의 의미
는 부당한 사회와 국가체제에 대한 도전 의지였습니다. 
세상 통치자들이 개혁가들과 그들의 가르침을 따르는 교회를 핍박할 때도 
그 가운데 있는 개혁 정신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이루어졌습니다. 개혁주의
자들의 개혁을 통치 권력에 대한 항거로 생각했던 것입니다. 통치자에게 개
혁의 참된 의미를 전달하고자 했던 귀도 드 브레의 이야기는 이미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성경의 원리를 잘 표현한 것으로 널리 알
려진 벨직 신앙고백서를 작성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이 신앙고백서를 아주 특별한 방법으로 세상에 드
러내었습니다. 이것을 편지 한 통과 더불어 그가 있던 도시 도르닉 영주의 
성 안으로 던져 넣었던 것입니다. 이를 통해 통치자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
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신교도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같은 반
역자들이 아니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지금도 우리 교회에는 개혁이라는 말의 의미를 우리 위에 있는 권위를 최소
화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없지 않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말씀 이
외에 성도들이 인정하고 복종해야 할 권위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언뜻 보아 말씀만 의존하려는 그들의 생각이 옳아 보일지 모릅니다. 그렇지
만 실상은 하나님께서 그들의 백성을 보존하고 다스리는 원리를 잘 알지 못
함에서 나온 발상일 뿐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위의 권위자들의 손을 통해서 
우리를 다스리는 것이 하나님의 통치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부모와 교회, 그리고 국가와 같은 권위를 인정함으로써 우
리를 다스리는 하나님의 은혜에 보다 잘 참여할 수 있게 될 것입니
다. 교회
는 영적 어머니와 같은 곳입니다. 교회 직분자의 말씀과 권징에 순복함으로
써 우리의 영적 양식을 공급받아 장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이와 같은 교회로 부르시기 위해 육신의 부모를 통해 이 세
상에 오게 하시고, 그들에 의해서 육신과 정신의 젖을 받아 장성할 수 있게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일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도록 국가라는 제도를 허락
해 주셨습니다. 정부에 의해서 선이 권장되고 악이 억제됨으로써 교회가 사
회 구성원들 가운데 실제적으로 존재할 수 있게 하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
리가 위에 있는 권위를 인정하는 것은 바로 하나님의 통치를 인정하고 받아
들임을 의미합니다. 
그렇지만 부모와 교회와 국가는 모두 불완전한 상태로 이 세상에 존재합니
다. 그래서 우리는 때로 이들에게 다른 의견을 말할 수 있습니다. 특히 그들
이 하나님의 말씀과 다른 것을 권하고 명령할 때 불순종할 수 있고 비판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허락하신 권위를 인정하고 그
들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해야 할 것을 우리 신앙의 선배들은 교훈하고 있습
니다. 
성경은 특별히 우리 위에 있
는 권위 중에서도 교회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교회는 우리가 끊임없이 개혁해 나감으로써 진리를 수호해
야 할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서 허락된 방법은 직분을 허무는 것
이 아니라 오히려 바로 세우는 것이며, 권위를 향한 분쟁과 다툼이 아니라 
성령의 검인 말씀을 올바로 드러내는 것입니다. 
우리 상식대로라면 권위에 순종하는 것이 교회의 참 개혁을 방해하는 것이
라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합당한 직분을 통해서 교회가 진리의 
터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입니다. 

엄숙해 보존해야 할 교회의 직분

참 교회를 세상 끝날 까지 보존하고 인도해 나가시는 분은 바로 왕이신 그리
스도이시며, 그분은 직분을 통해서 교회를 통치하시기 때문입니다. 개혁주
의 교회의 직분 맡은 자는 참으로 떨리는 마음을 수반하지 않을 수 없는 자
리에 있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