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세례에 관한 법리(法理) _이윤호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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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델베르크<45>

유아세례에 관한 법리(法理)

이윤호 장로_‘선교와 비평’ 발행인

“그리스도와 연합한 유아가 불신자와 구별되는 표지”

74문> 유아들도 세례를 받아야 합니까?
답> 그렇습니다. 그것은 유아들도 어른들과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언약과 교
회에 속하였고, 또한 어른들 못지 않게 유아들에게도 그리스도의 피에 의한 
속죄와 믿음을 일으키시는 성신이 약속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유아들
도 언약의 표인 세례를 통하여 그리스도의 교회에 연합되고 불신자의 자녀
와 구별되어야 합니다. 이런 일이 구약에서는 할례를 통하여 이루어졌으나 
신약에서는 그 대신 세례가 제정되었습니다.

우리는 교회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헌법으로 대표될 수 있는 교회법 안에는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교리를 비롯하여 정치, 예배, 권징 등에 대한 
지침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교회법은 신앙생활 길잡이

이로써 우리는 성경말씀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지 않고 교
회가 안내하는 방향
을 따라 그것을 깨달아 가기를 노력합니다. 또한 교회가 특정 개인의 임의
적 판단에 좌지우지되지 않고 법이 정하고 있는 질서에 의해 유지되고 성장
하는 것을 원칙으로 여깁니다. 
교회법은 신앙생활의 흐트러짐을 막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렇지만 
때로는 그것의 지향하는 의미가 퇴색하여 논란을 유발할 때도 있습니다. 유
아세례도 그러한 경우입니다.
유아세례에 관하여는 예나 지금이나 많은 사람들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반대의 이유는 사람에 따라 시대에 따라 다양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유아세례라는 말이 성경에는 나타나지 않
는다는 사실입니다. 결국 유아세례를 행하는 우리는 성경말씀의 가르침에 순
종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만든 교회의 전통을 따르고 있는 것으
로 여겨지게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유아세례라는 말은 성경 어디에서도 언급되지 않습니다. 그럼에
도 불구하고 개혁주의 교회들의 신앙고백서와 요리문답은 유아세례가 시행되
어야 함을 가르치는데 주저하지 않습니다. 
헌법의 예배모범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유아세례
의 의미를 밝힘과 동시
에 그것의 시행을 위한 세부규칙과 절차까지 정해놓고 있습니다. 예컨대 세
례는 누가 베풀어야 하는지, 어디에서 이루어져야 하는지, 그리고 부모에게 
어떤 확인과 권면이 있어야 하는지 등에 관한 것입니다. 이러한 규정은 오늘
날 교회가 유아세례를 베푸는 표준이 됩니다. 
교회법에 대한 인식의 차이는 유아세례를 이해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칩니
다. 만약 교회법의 목적이 교회운영의 효율성 추구에 있다면, 우리는 편의
상 유아세례를 폐지하거나 상황에 따라 규정을 사사로이 가감할 수 있을 것
입니다. 교회법이 교회행정의 효율성에 일익을 담당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교회에 법이 존재하는 보다 근원적인 목적은 성경말씀의 원리가 그
리스도인의 삶에 구체적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하는데 있습니다. 
법정신을 알고 그것을 실천할 때 성경말씀에 더욱 실제적으로 반응할 수 있
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유아세례가 교회의 훌륭한 전통이기 때문에 우리에
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유아세례라는 단어는 성경에 나
타나지 않지만 예수님의 세례 명령 속에 그것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믿는

n데 그 실천 근거가 있는 것입니다. 
세례는 유아들의 머리에 물이 뿌려짐으로 베풀어집니다. 이때 우리는 어른
들 못지 않게 유아들에게도 그리스도의 피에 의한 속죄와 믿음을 일으키시
는 성신의 약속을 고백합니다. 세례는 믿는 부모의 품에 안긴 유아에게 목사
가 교회의 회중 앞에서 베풉니다. 
이때 우리는 유아들도 어른들과 동일하게 하나님의 언약 공동체에 속한 성도
임을 고백합니다. 세례는 부모에게 그 의미를 확인시키고 권면하는 절차를 
포함합니다. 이때 우리는 그리스도의 교회와 연합된 유아가 불신자의 자녀
와 구별되어야 함을 되새깁니다. 
목사의 권면은 부모의 직분을 잘 감당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물론 헌법에 명
시된 부모의 직분이라는 말은 목사, 장로 그리고 집사와 같이 말씀 보존과 
사랑의 공적실천을 위해 성도들에 의해 선출된 항존 직분과는 의미상 차이
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부모는 교회를 통해 보존된 말씀이 자녀들에
게 잘 전달되게 하여 그들로 하여금 교회와 연합되게 하는 임무를 맡은 직분
자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부모의 직분은 옛날 구약시대 할례를 베푼 부모들이 말씀을 집 문설주와 바

깥문에 기록하여 집에 앉았을 때든지 길에 행할 때든지 누웠을 때든지 일어
날 때든지 항상 자녀들과 말씀을 나눔으로 구별된 언약 백성으로서의 삶을 
드러내었던 것을 기억하게 합니다.
교회에 속한 성도가 자녀를 출산했을 때 우리는 하나님께서 그 가정에 자녀
를 선물로 주셨다고 말하곤 합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표현이 아닐 수 없습니
다. 한 어린아이의 출생을 생물학적 관점으로써가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 속
에서 받아들이는 성경적인 태도이기 때문입니다. 

유아세례는 부모의 직분

그렇지만 우리가 베푸는 유아세례의 규칙들에서 성경적 의미를 새겨볼 때 
그 반대의 말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언약의 자녀들
에게 부모를 선물로 주셨다는 사실이 그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