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섭리와 ‘교회보호형’ 타협가들_이윤호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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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델베르크<18>

하나님의 섭리와 ‘교회보호형’ 타협가들

이윤호 집사_선교와비평 발행인

27문> 하나님의 섭리란 무엇입니까?
답> 섭리란 하나님의 전능하고 언제 어디나 미치는 능력으로, 하나님께서 
마치 자신의 손으로 하듯이 하늘과 땅과 모든 피조물을 여전히 보존하고 다
스리시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잎새와 풀, 비와 가뭄, 풍년과 흉년, 먹을 것
과 마실 것, 건강과 질병, 부와 가난, 참으로 이 모든 것이 우연이 아니라 
아버지와 같은 그의 손길로 우리에게 임합니다.

28문>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창조하시고 섭리로써 여전히 보존하심을 아는 
것이 우리에게 어떤 유익을 줍니까?
답> 우리는 어떠한 역경에서도 인내하고, 형통할 때에 감사하며, 또한 장
래 일에 대해서도 우리의 신실하신 하나님 아버지를 굳게 신뢰하여 어떠한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 확신합니다. 모
든 피조물이 완전히 하나님의 손안에 있으므로 그의 뜻을 거슬러 일어나거

나 되는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오늘날 우리 한국교회는 다른 여러 나라의 교회들이 부러워할 만큼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지금의 모습을 이루기까지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
었을 것입니다. 두고두고 회자할 만큼 좋은 일이 있었던가하면 아직까지 그
곳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아픔도 있었습니다. 그 아픈 과거들 중의 하나
는 아마 일본이 우리나라를 점령하던 시대에 있었던 신사참배 문제일 것입니
다.

여전히 아픈 추억 ‘신사참배’

이 문제에 대해 외국 선교사들을 포함한 우리 교회 지도자들은 올바른 시각
을 가지려 노력했습니다. 그렇지만 일본의 압력은 거세게 밀어닥쳤습니다. 
결국 1938년 평양에서 개최된 제27회 한국 장로교총회에서 신사참배를 가결
하는 결정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공적인 굴복이었습니다. 그 후, 위험을 무
릅쓰고 신사참배를 거부하는 교회 지도자들이 있었지만 대부분은 일본이 강
요한 그 우상숭배정책에 동조하게 되었습니다.
신사참배에 동조하던 우리 교회 지도자들의 태도에는 몇몇 유형이 있었습니
다. 예컨대 황국신민화형, 현실순응적 융통형 그리고 형식적 순응형 등이 

것입니다. 적극적으로 신사참배를 선동하는 일본에 충성스러운 사람들이 있
었는가하면, 어떤 사람들은 비록 잘못인줄 알지만 당면한 현실 속에서 그것
이 최선이라 생각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 우리의 관심을 끄는 또 하나의 유형이 있는데 바로 ‘교회보호
형’입니다. 이들은 신사참배가 잘못된 것임에 틀림없지만 계속 반대를 할 
경우 일본의 권력에 의해 자칫 교회가 말살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
니다. 그러므로 교회의 존속을 위해서는 적절한 타협이 불가피한 것으로 생
각했을 것입니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당시의 현실을 직시한 교회를 사랑하
는 사람들의 논리적 발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교회보호형 타협가들이 간과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하나
님의 섭리입니다.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에서 보듯이, 그것은 천지를 창조하
신 하나님께서 자신의 특별한 원칙과 목적에 따라 우주만물을 지탱하고 이끌
고 있다는 믿음입니다. 한 걸음 나아가 잎새와 풀, 비와 가뭄에까지 미치는 
세밀한 하나님의 섭리는 그의 백성으로 이루어진 교회를 보살피기 위함이라
는 고백입니다. 
벨직신앙고백서에
서는 교회에 관해서 아주 특별한 고백을 하고 있습니다. 
교회는 인류의 시작부터 있었고 앞으로도 영원토록 존재할 것이라는 고백입
니다. 비록 어떤 경우에는 작아 보이고 사람들의 눈에 아무 것도 아닌 것처
럼 보이더라도 악한 세상에 대항할 수 있도록 하나님의 특별한 보호를 받으
며 유지된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 섭리 대신할 수 없어

그러나 ‘교회보호형’ 신사참배자들은 하나님께서 교회를 종말로 이끌기 위
해 모든 만물을 그분의 섭리 아래에 두셨다는 사실을 잘 알지 못했던 것 같
습니다. 그들은 삼엄한 현실 속에서 교회를 보호하시는 창조주 하나님을 의
지하기보다는 태생적으로 죄악된 우리 스스로의 생각 속에서 그 해답을 찾으
려 했습니다.
오늘 우리의 모습에서도 교회를 존속시키려는 인본주의적 모습을 볼 수 있
습니다. 다원화되고 물질중심주의적인 이 세상에서 교회가 생존할 수 있는 
다양한 타협적 묘안들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의 섭리를 고백
하는 그리스도인들은 오직 변하지 않는 진리를 사수하고 악한 세상에 대하
여 그것을 선포하는 일에 힘써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교회는 앞으
로도 많은 시련을 겪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시련을 
어떻게 이겨나갈까 미리 낙담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
께서 우주만물에 대한 그의 섭리를 통해 교회를 보호하실 것을 신뢰하기 때
문입니다. 하나님의 섭리로 인해 역경의 시대동안 인내하고 감사할 수 있었
던 주기철, 한상동, 손양원, 함일돈(Floyd E. Hamilton), 한부선(Bruce F. 
Hunt)과 같은 신앙의 선배들을 기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