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을 주의하라_변세권 목사

0
15

절망을 주의하라

변세권 목사_온유한교회

“은사와 소명 묵묵히 감당하며 그 길 걸어가야”

지난 오월 말의 때이른 여름은 노 전대통령의 죽음만큼이나 뜨거웠다. 소탈
하고 진솔한 스타일로 친근감이 넘쳤던 국가 원로를 잃게 되어 슬픈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유난히도 무더웠던 5월 말

정치적 이해 관계와 권력 구조의 문제를 떠나서 노 전대통령은 참여정부가 
지양했던 가치까지 모조리 부정당하는 상황이 되다보니 절망도 컸을 것이
다. ‘절망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다’라고 말했던 키에르 케고르는 말이 생
각이 난다.
필자는 무슨 대단한 얘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때로 개인의 양심을 지키
기 위해서 또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혹 목숨을 끊는 일이 있다. 이
런 면에서 노 전대통령의 충격과 절망은 이해가 된다. 아무리 최고권력자라 
해도 자식 앞에서는 한없이 약해지는 것이 부모이고 인간이 아니겠는가? 우
리 교회의 지도자들과 성도들도 마찬가지이다.
‘열정’라는 책에서 
존 고든은 이렇게 말했다. “용서하라. 당신에게 상처
를 준 사람, 당신을 배신한 사람, 당신을 잘못된 길로 이끈 사람들에 대한 
분노를 버려라. 이런 나쁜 에너지들이 당신을 가득 채우지 못하게 하라. 부
정적인 에너지는 당신을 내리누르고, 좋은 에너지가 들어오는 것을 막는
다.” 
사람들에게 실망하지 않는 것이 영적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자기 관리’이
다. 하나님의 뜻이라고 확신하고 시작했던 일이 별다른 진전없이 제자리를 
맴돌아도 절대 실망해서는 안 된다. 
계획하고 기대했던 결과가 쉽게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새로운 제도를 만들
거나 조직을 수정 보안하고 처음 시작했던 목표와 계획을 쉽게 취소하고 다
른 길을 찾는 것은 하나님을 버리는 결과가 될 수 있다. 교회 성도수가 아무
리 노력해도 늘지 않는다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면 안 된다. 나에게 주신 은사
와 소명을 묵묵히 감당하며 그 길을 걸어가야 한다.
어떤 종류이던 우리를 낙심시키는 모든 실망을 주의해야 한다. 주변 사람들
이나 자기 자신에 대한 실망, 일에 대한 실망, 봉사에 대한 실망을 경계해야
만 한다. 실망은 하나님의 뜻을 포기하게 만들고 떠나게 
만드는 가장 무서
운 부정적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가끔 교회나 인간관계에서도 어떤 일이 생기면 극단적으로 사고하고 관계를 
단절하는 식의 자기 감정에만 충실하는 모습들을 보게 된다. 그런 경우 당황
하게 되고 더 무슨 말을 하기가 겁이 날 때가 많다. 
우리를 둘러싼 사람들을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는데, 내게 에너지를 더해주
는 사람과 에너지를 빼앗아가는 사람이다. 좋은 아이디어를 주거나 긍정적
인 피드백, 용기와 희망을 주는 사람들은 에너지 플러스형의 사람이다. 반면
에 “포기해! 넌 자질이 없어”라며 열등한 존재로 느끼게 하거나 의기소침
하게 만들고 의욕을 상실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내 주변에 어떤 사람들
이 있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은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에너지를 더해주거나 아니면 조금 남아있는 그 에너지마저 바닥을 드러내게 
만든다면 우리는 자신을 견뎌내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에게는 좋은 친구들이 필요하다. 훌륭한 멘토가 있어야 한다. 좋은 말
을 해주는 사람, 어떤 에너지가 필요한지를 알고 끊임없이 나를 채워주는 사
람이 있어야 한다. 
나를 미심쩍어하고, 믿어주지 않는 사람을 설득하
느라 에너지를 낭비할 것
이 아니라 나를 믿어주고 격려하는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이기적인 생각이 아니다. 이런 사람들을 찾아내고 그들과 함께 할 시간을 만
들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절망을 이기내고 서로가 서로에게 에너지를 증가
시키는 좋은 방법이다. 
어느 사회나 관계되는 모든 조직은 주류와 비주류가 있기 마련이다. 나를 찬
성하는 사람만 있는 반면 반대하는 사람도 꼭 있다. 나를 둘러싼 주변환경이
나 나를 반대하는 사람의 말로 인해 쉽게 상처를 받거나 절망할 필요가 없
다. 절망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운명을 탓하기보다 삶의 훈련과 노력을 하
고, 현실을 보기보다 삶의 본질을 보고 살아야 한다. 

현실보다 삶의 본질 보아야

오늘은 이 말씀이 더 생각이 난다. “그러므로 모든 육체는 풀과 같고 그 모
든 영광은 풀의 꽃과 같으니 풀은 마르고 꽃은 떨어지되 오직 주의 말씀은 
세세토록 있도다”(벧전 1:2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