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생각하며>
늘 가까이 두어야 할 경건서적
최재호 집사_개혁신보 객원기자
“진리 없는 열심은 광신이나 맹신 되기 쉬워”
“모든 성도는 마땅히 ‘신적 진리에 대한 지식(Knowledge of Divine
Truth)’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 그것은 가장 고상한 일이요, 평생을 두고
추구해야 할 덕목이기 때문이다.”
신적 진리에 관심 높여야
이 말은 미국 교회가 배출한 최고의 신학자이자 철학자로 손꼽히는 조나단
에드워즈 목사가 한 말입니다. 여기서 신적 진리를 추구하는 일을 우리가 이
해하기 쉬운 말로 바꾸자면 ‘신학공부’ 정도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종종
신학이란 용어를 ‘신성시’하거나 특별한 이들만이 걸을 수 있는 ‘왕도(王
道)’로 여겨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일로, 그래서 소수의 신학자나 목사만이
접하고 공부할 수 있는 것처럼 여기곤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이해는 잘못입니다. 누구나 신적 진리에 대해 공부하고 배워
야하며 또 연구하고 묵상해야
합니다. 굳이 에드워즈 목사의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성경의 다양한 진리들에서나 다른 신앙 선배들의 경우와 언행을 보
아도 그러함을 우린 알 수 있습니다. 또 외국의 개혁교회 성도들에게서도 이
러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우리 신앙생활의 패턴을 보아도 성경연구를 포함해 여러 경건서적들
을 통해 신학지식을 습득하고 연구하는 일에 힘을 쏟아야 함을 알 수 있습니
다. 옛말에 ‘봉사 코끼리 만지기’란 말이 있습니다. 전체적인 이해 없이
자신의 선지식과 선입견에 사로잡혀 부분만으로 사물을 판단하는 것을 의미
하는 말일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주관적인 신앙체험이나 성경적 근거 없는 간증, 본문과
동떨어진 만담형 설교(?)를 듣고서 형성된 편협하고 오류투성이인 신학지식
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고 재단하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성경이 제시하
는 진리에 대한 깊이가 없이 종교적 열심만을 가진 이들이 그릇된 ‘은사주
의’에 몰입하는 경우도 종종 봅니다.
잘라 말하건 데, 진리 없는 열심은 광신(狂信)이나 맹신(盲信)이 되기 쉬운
법입니다. 우리가 많이 듣는 말 중에 “무조건 믿어라”란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을 좋게 해석해 보자면 인간의 지식이나 경험 너머에 있는 신앙의 세계
를 인간의 기준에서 의심하거나 거부하지 말고 받아들이란 말일 것입니다.
하지만 무조건 믿는 것은 잘못입니다. 우리는 성경말씀 속에서 믿음의 근거
들을 찾아 분명히 붙잡아야 합니다. 존 칼빈 선생의 ‘기독교강요’ 3권에서
는 믿음에 대해 말하면서 이 부분을 매우 단호하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다
시 한번 말하거니와 성경의 근거와 지지를 얻지 못하는 무조건적 믿음은 맹
신(盲信)이요, 우상숭배입니다.
우리가 이미 아는 대로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성경말씀과 성령을 통해 믿음
이 생기고 자라게 하십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에게 경건 생활을 돕는 신앙
서적들이 필요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우리는 시대적으로 앞선 교회의 깨달
음과 고백을 통해 우리의 신앙을 점검하고 확인하여야 합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경건서적을 가까이 해야 할 두 번째 이유를 찾게 됩니다.
그것이 ‘교회의 상속(相續)’이란 의미에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
니다. 우리는 앞선 교회가 물려준 신앙에 관심을 두어야 하며 그들이 고백하
며 바라보았던 하나님
에 대해 배워가야 합니다.
원리(기본기)에 충실하기를 바랍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오늘날 신앙서적
들 중 잘 팔리는 책들은 대부분 현세적이고 감각적이며 물질적인 보상을 바
라고 우리의 종교적 열심을 자극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런 책들은 소위
‘기독교 고전’이라 불리는 책들과는 판이하게 다릅니다. 고전들이 하나님
이 중심이라면 현대의 베스트셀러들 중 대부분은 인간 중심이라 표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우리가 성경 외에 경건서적을 가까이 해야 하는 이유
는 바로 교회가 물려준 신앙유산을 상속하고 후대에 바르게 물려주기 위함입
니다. 서로 다른 환경 속에서 신앙의 선배들이 어찌 하나님을 바라보고 고백
하였는지를 살펴보면 우리의 현 좌표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선배들 신앙 좌표 확인해야
우리의 이성은 타락해버려 성경을 읽더라도 순간순간 점검하고 확인하지 않
는다면 자칫 자기중심적이고 본성적인 이해를 갖기 쉽습니다. 그래서 역사
를 통해 교회의 검증을 받은 고전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한 해의 마지막
을 바라보는 시점에 우리 모두가 이런 거룩한 노력들에 시간을
쏟는 복이 있
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