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배려하심
민 진 사모/ 늘푸른교회
장마가 시작되었다. 여러 가지 불편한 점이 많겠지만 하나님의 하시는 일이
라 생각하고 지혜롭게 지내야 될 것 같다. 일기예보를 통해서 장마시작을 알
려 주어 주말 농장에 여름상추와 열무, 초롱무를 심었다. 비가 와서 촉촉한
기운으로 싹이 잘 트고, 잘 자라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장마 맞이해 각종 채소도 심어
장마가 시작되면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아이들 학교 다니는 것
이 걱정이 된다. 우리집 아이들은 학교와 학원을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어
제 학원 갈 때 비가 내리지 않자 셋이서 자전거를 타고 갔다. 그런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나’ 걱정을 하고 있는데 아이들 올 때쯤 비
가 멎었다. 내리던 비를 수도꼭지 잠그듯 할 수 있는 분은 한 분밖에 없다.
며칠 전 6학년인 아들이 반별 축구대회를 한다고 흰옷을 입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십자가가 그려진 티를 입고 가라고 하면서, ‘그 옷 입고 뛰
면 이길 것’이라고 이상한 소리를 했다. 그러자 그 녀석이 기분이 좋았는
지 십자가가 그려진 옷을 입고 갔다.
십자가가 그려진 옷을 입고 뛴다고, 없던 실력이 나아진다면 누구나 그렇게
할 것이다. 그러면 왜 내가 그렇게 말했냐면 그 옷은 예수 믿는 사람들만이
입을 수 있는 옷이기 때문이다. 작은 교회라서 가뜩이나 움츠러들 때도 있
고, 그렇게 보일 때도 있기 때문에 어쩌면 예수 믿는 사람이라는 것을 감추
고 싶을 때가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당당하라고
그 옷을 입힌 것이다. 당당함이란 것이 강요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지만 훈련
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하여튼 오후에 학교 갔다 온 아들에게 “이겼냐?” 하자 “아니요, 졌어
요” 한다. “그래, 몇 대 몇으로 졌어?” “3대 1로요” “속상했겠네” 하
자 아들은 “그래도 제가 한 골 넣었어요. 4학년부터 반 대항 할 때 한 골
도 못 넣었는데, 오늘 한 골 넣어서 기분이 좋아요” 하는 것이다. “하나님
께서 네 손을 들어 주셨구나”하자 아이는 수긍을 한다. 비록 팀웍이나 실력
이 안 되어서 졌다 할지라도 한 골을 넣을 수 있도록 배려하신 하나님을
나
는 본다.
지난 5월 운동회 때 아들이 릴레이 선수로 뛴다며 상대팀에 잘 뛰는 아이들
이 많아서 걱정이라는 것이다. 운동회 연습하고 올 때마다 릴레이 졌다고 걱
정을 하였다. 자기가 마지막 한 바퀴 반을 돌고 결승점으로 들어가야 한다
고 부담스러워 하는 것이다. 릴레이 뛰는 아들도 보고 싶고, 다른 아이들도
있어서 학교에 가보고 싶었다. 그런데 교회 성도님과 같이 동행해야 할 곳
이 있어서 남편과 나는 빨리 갔다 오면 학교에 가기로 했다.
이야기가 길어져서 빨리 온다고 왔는데도 학교에 도착하니 마지막 순서인 청
팀백팀 공굴리기를 하고 있었다. 아들이 달리는 모습도 보고 싶고 응원도 열
심히 해 주고 싶었는데 아쉬웠다. 운동회가 끝난 후 “어떻게 되었니?” 하
자 “우리가 이겼어요. 선수 한 명이 바뀌었는데 그 아이가 잘 뛰어 주었어
요. 그런데 마지막 한 바퀴 반 돌 때 결승점이 5m만 멀었어도 추월 당하고
말았을 거예요. 동준이가 나를 거의 따라 잡았거든요” 하는 것이다. 뛰면
서 다 이긴 달리기를 자기 때문에 지면 큰일이다 싶어 최선을 다 했다고 한
다.
허락 맡고 한 번씩 보는 아들의 일기장을 보니 달
리기 할 때의 장면과 마음
상태를 너무나 생생하게 중계방송 하듯이 써 놔서, 그 자리에 내가 있었던
것처럼 느껴졌다. 이럴 때는 아들 뒤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본다.
아들 뒤에 계시는 하나님 느껴
반대로 진 팀은 뭐냐고 반문한다면 할 말이 없다. 자기 중심적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 하나님의 배려로 느껴지는데 감사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 그동안 ‘민진과 걷는 울타리길’을 사랑해주신 독자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