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문턱에서_최은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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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문턱에서

최은양_교회문화공동체 매니저

하나님! 
낙엽이 아스팔트 위로 한가득 떨어져 내리고 길 위에는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하루하루 지나쳐가고 있는 가을의 순간 순간이 그저 아깝기만 하
기에 보고 또 보고 제 머리 속에 기억하고자 오래도록 나무들을 바라보며 서 
있었습니다. 
어느 땐, 하루를 걷는 걸음걸이가 불안하여 뒤뚱거리며 걸을 때도 있지만 그 
뒤뚱거림. 발에 닿는 거칠음과 아픔 그것들은 아직 더 많이 걸어야 하는 우리
네의 삶이며 인생이기에 슬퍼하지 말아야겠습니다. 모든 향상과 껍질 벗음은 
모두 고통에서 시작되었고 그 결과는 우리네들에게 기쁨으로 되돌려 받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스스로를 태우며 밝은 빛을 내는 촛불도 자기의 희생이 있었기에 캄캄한 어
둠 속에서 희망의 불꽃이 되어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 
하루의 삶은 최선을 다해 맞이하는 삶이 되고 매일매일 바라보는 하늘도 어제
가 다르고 오늘도 다르듯이 변해가지만 마음만
큼은 이기심이 없고, 잘못된 생
각을 하지 않은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하나님! 
먹구름으로 인하여 세상이 어두워졌다해서 태양이 사라지는 건 아니지요? 목
표를 이루지 못했을 때 좌절하고 절망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겠지만 어떠
한 현실과 절망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이겨내는 사람만이 진정한 승리자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루는 별게 아니지만 하루가 30개 모여 한 달, 한 달이 12개 모여 1년이 되
듯이 하루는 짧지만 지내놓고 보면 아쉽기만 한 시간들이기에 열심히 살아야
겠습니다. 
긴 설레임과 사람의 감정을 풍부하게 해 주었던 가을이 이제는 겨울을 맞이하
며 멀어져 가고 있습니다. 가을의 푸른 하늘은 회색 빛으로 추워져가겠지만 
하얀 스케치북에 물감을 짜내어 그림을 그리듯이 우리네들의 삶도 그려야겠습
니다. 좀 더 예쁘고 아름답고 검소한 삶을요. 
메말라 버린 감수성에 사랑이란 것을 잊어버린 체 오늘 하루를 보낸 건 아닌
지, 의미 없이 그냥 시간을 흘려 버린 건 아닌지 오늘 하루를 조용히 반성해
봅니다. 내일도 해는 뜨고 또 해는 질 것입니다. 해 아래 새 것이 없다 하였
지만 저를 지켜보시
는 하나님이 계시기에 다시 세상은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