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조절 예방주사를!” _박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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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조절 예방주사를!”

박정인_강변교회 집사,놀이미디어교육센터 연구위원

어른들도 게임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해

물론 개인적으로 게임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아이가 어렸을 때는 그 게임의 
성격과 내용을 파악하여 내 아이에게 바른 안내자의 역할을 하기 위해 아이
와 같이 게임을 하였고, 요즘은 게임 안에서 나타나는 유저들의 경향이나 끊
임없이 변화해 가는 패치 내용 등을 모니터 하기 위해 게임을 한다. 아이가 
아직은 초등학생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초등학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온라
인 게임을 하게 되었는데, 롤 플레잉(MMORPG)형식의 이 게임을 하다보면 그 
안에서 많은 유저들을 만나게 된다. 
그들과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서로를 알게 되고 일단 친구 관계를 맺으면 일
정 수의 친구까지는 상대의 접속 여부를 확인할 수도 있고 간편하게 친구들
끼리 만의 대화를 채팅 창을 통해 즐길 수도 있다. 그러나 게임에서 사귄 친
구들은 사실 상대가 말해주지 않은 다음에야 나이나 
직업이나 때론 성별도
(종종 여자 캐릭터로 남자가 하는 경우도 또는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알 수
가 없다. 다만 접속이 잦아서 자주 만나게 되면 대화를 통해 조금씩 더 상대
를 알아가게 되는 것이다. 내 친구 목록에는 초등학생, 중학생, 대학생, 직
장인, 가정주부 등 다양한 연령층의 친구들이 등록되어 있다. 그런데 새로 
사귀는 친구가 늘어나면서 그 분포가 변해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늘어나는 새로 사귀는 친구들

사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이 게임 내에서 성인을 만난다는 것은 그리 쉬
운 일이 아니었다. 주로 초등학생이 많았고 저녁때면 중학생이나 고등학생들
이 게임을 즐겼다. 그래서 친구라고 하지만 친해지다 보면 공부나 진학문제 
등의 고민거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런데 점차 성인들을 만나
는 일이 쉬워지더니 요즘은 저녁때면 상당수의 대학생, 직장인, 주부 등이 
게임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성인 유저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처음에는 자녀나 조카 등 아이들 때문에 시
작하게 되었지만 이제는 아이와 상관없이 매일 게임에 접속하고 있으며, 하
루에 적어도 2시간 최대 12시간 이상
씩 게임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중독
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하더라도 중독의 여지를 상당히 갖고 있다는 것
은 부인하지 못할 사실이다. 
얼마 전에 알게 된 새 친구 역시 5살, 6살짜리 자녀를 둔 40대 아빠였는데 3
개월 전부터 자녀 때문에 게임을 시작하게 되었고 이제는 너무 재미있어서 
매일 게임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 말이 사실임은 그의 캐릭터가 매일 같이 
시간을 들이지 않고는 얻기 힘든 높은 레벨이라는 것으로 쉽게 확인 될 수 
있었다. 처음엔 저녁때만 접속했었지만 이제는 낮에도 시간이 되면 게임을 
즐기며 게임 생각만 한다고 한다. 스스로 생각하기는 자녀들이 커서 초등학
교에 가게 되면 그만 둘 거라고 하지만 자신도 그럴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고 염려의 뜻을 비쳤다.

게임싸이트에 갈수록 늘어나는 어른들

흔히 컴퓨터로 즐기는 게임이라고 하면 아이들의 놀이 중 하나로서 청소년기
에 너무 지나치게 놀이에 몰두한 나머지 중독의 위험에 빠지게 된다고 생각
한다. 실제로 최근까지도 게임 중독으로 어려움을 겪는이의 대다수는 청소년
층이다. 그러나 전체에서 성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아직 적을지 모르
지만 게
임을 즐기고 있는 성인 중 이미 상당수가 중독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지난 9월 3일자 모 신문에 실린 내용을 보면 주로 청소년층에 머물던 게임 
중독 상담에서 성인의 비율이 올해 들어 4%를 차지하게 되었으며 급속도로 
늘어가는 추세라고 한다. 게임중독은 어린 청소년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성인
에게도 동일하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하겠다. 주체가 누
구이든 중독의 문제가 가정과 사회생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침은 새삼 말 할 
것도 없겠으나, 오히려 극단적으로 죽음에 이르기까지 되는 상황은 성인 게
이머에게서 일어나고 있다. 이것은 성인이 되었다고 해서 저절로 절제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다.
어른 게임중독자 늘어가는 추세

아이가 태어나서 3~4살만 되어도 컴퓨터를 가지고 놀며, 유치원에 들어갈 나
이가 되면 이미 온라인 게임을 시작하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 흔히 엄마
들은 아이들이 지금 게임에 좀 빠져 있다해도 성인이 되면 그땐 알아서 하
지 않게 될 것이라고, 또는 지금 좀 참고 공부하다가 대학가면 그땐 맘대로 
하게 둬도 알아서 잘 할 수 있을 것이라
고 생각한다. 전자든 후자든 스스로 
조절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생각은 지금의 상황으로 보아서는 그다
지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우리가 알고 있는 다른 여러 중독들처럼 
게임 중독은 아이들이기 때문에 빠지게 되는 것이 아니며, 이미 빠져든 후에
는 스스로 헤쳐 나오기 힘들긴 마찬가지 인 것이다. 
오히려 다른 중독들이 성인이 되면서 서서히 빠져드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반면 게임은 어린 시절부터 컴퓨터를 통해 자연스럽게 주변 환경으로 자리잡
고 있다는데 더욱 심각성이 있다. 따라서 우리에겐 예방책이 필요하다. 아이
가 태어나면 때를 놓치지 않고 예방 주사를 맞아야 건강하게 자랄 수 있듯
이 처음 컴퓨터를 접하고 게임을 알게 될 때부터 예방을 위해 노력해야 한
다. 아이 혼자서 예방주사를 맞을 수는 없다. 그러기에 보호자의 관리와 책
임이 뒤따른다.

어렸을 때부터 예방 노력 필요해

공부는 학원에 보냄으로써 다소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병은 의사를 찾음으
로 그 처방에 따라 약만 먹으면 치료가 되겠지만 게임에 있어서는 어렸을 
때 부모의 바른 안내로, 자라서는 자녀와 협력하여 절제하고 관
리하는 훈련
을 통해 다스려 가야 한다.
쓸데없는 게임으로 시간을 허비한다고 아이를 나무라기 전에 자녀의 자기 조
절 능력을 향상하고 게임에 대한 냉정한 시각을 갖게 하기 위해 정보를 얻
고 실천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며, 꾸준히 자녀와 대화하면서 관리
해 나갈 때 지금 뿐 아니라 성인이 되어서도 게임은 자녀에게 있어서 가끔
씩 즐기는 진정한 의미의 놀이로서의 기능을 하게 될 것이다. 
[놀이미디어교육센터 www. gamemedia.or.kr ☎ 2637-8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