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과 그리스도인의 사고(思考) _조석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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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단상<11>

올림픽과 그리스도인의 사고(思考)

조석민 목사_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 신약학교수

“그늘 속에 있는 이들에게도 소망 주어야”

중국 베이징의 올림픽 주경기장 냐오차오(鳥巢, 새 둥지)에서 2008년 8월 8
일 제29회 여름 올림픽이 성대하게 막을 올린 이래 요즈음 뉴스의 대부분이 
올림픽에 관한 내용이다.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는 올림픽

대부분의 국민들은 올림픽 경기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선수들의 소식을 들으
면서 기분 좋게 하루를 보내기도 한다. 올림픽 경기 장면에서 선수들이 승리
하기까지 실제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순간들을 볼 때만큼은 선수와 온 국민
들이 혼연일체(渾然一體)가 된 것이 분명하다. 
우리나라 선수가 한 경기에서 우승하여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모든 국민들
은 박수를 치며 마치 자신이 금메달을 획득한 것처럼 좋아한다. 그렇지만 이
와는 반대로 금메달을 따지 못하는 선수들의 경우에 그들이 올림픽을 위하
여 
준비한 땀과 노력은 아무런 평가도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씁쓸하다.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가 그 기쁜 순간에 웃음보다는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
는 이유가 메달 권에 들어가지 못한 선수들의 이름이 연기처럼 사라져버리
는 승자 독식의 문화를 잘 알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고대올림픽은 기원전 776년 이래 주기적으로 매 4년마다 올림피아 언덕에서 
제우스신에게 바치는 그리스 사람들의 제전행사로 종교, 예술, 군사훈련 등
이 삼위일체를 이룬 헬레니즘 문화의 결정체였다. 
그렇지만 그리스가 로마의 지배를 받으면서 고대올림픽은 헬레니즘 문화와 
함께 몰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기독교를 로마 제국의 국교로 정한 테오도시
우스 황제(Theodosius I)는 393년 올림픽 제전을 이교도들의 우상숭배로 규
정하고 이를 폐지하는 칙령을 선포함으로써 고대올림픽의 역사는 막을 내리
게 되었다. 이후 오랜 기간이 지나서 근대 올림픽이 1896년 그리스의 아테네
에서 처음 시작되어 오늘에 이른 것이다.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의 쿠베르탱(Pierre Fredy, 
Baron de Coubertin)은 1908년 제4회 런던 올림
픽에서 “인생에서 가장 중요
한 것이 성공보다는 노력인 것처럼 올림픽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승리
가 아니라 참가다. 이기는 것이 아니라 잘 싸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올림
픽 정신의 정수(精髓)가 담겨 있는 말을 했다. 
그렇지만 이런 올림픽의 순수한 정신은 많이 흐려졌고, 자본주의의 정신과 
맞물려 상업성만 난무하고 정치적인 이용으로 얼룩지게 되었으며, 선수들의 
무한 경쟁만이 남아서 활개를 치고 있다. 
올림픽은 이제 단순히 국제간의 평화와 우의를 다짐하는 순수한 경기가 아니
라 정치와 경제가 함께 뒤섞인 이상한 행사가 되고 말았다. 올림픽이 열리
고 있는 중국에서도 평화의 빛보다는 불안의 그림자가 더 짙어 보인다. 신장
(新疆) 위구르 자치구에서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폭탄테러로 베이징은 초
긴장 상태다. 
올림픽의 상업화는 이미 오래 전에 시작된 일이어서 새삼스럽지도 않다. 올
림픽의 정치적 이용도 거의 대부분의 국가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정치적
으로 불리하고 민감한 사건을 깊숙이 잘 묻어두었다가 올림픽 개막을 전후
로 뉴스거리가 되게 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올림픽에 정신이 팔려있어 문제

의 실체를 파악하지 못하게 만드는 일들이 올림픽의 정치적 이용의 한 모습
이다. 
바울은 당시 그리스에 있었던 운동경기에 비유하여 그리스도인의 믿음 생활
을 교훈한다. 고린도전서 9:24에서 바울이 “운동장에서 달음질하는 자들이 
다 달릴지라도 오직 상을 받는 사람은 한 사람인 줄을 너희가 알지 못하느
냐 너희도 상을 받도록 이와 같이 달음질하라”고 교훈한 것은 고대 운동경
기 종목 가운데 하나인 달리기를 비유한 것이다. 이 비유에서 중요한 교훈
은 그리스도인의 삶이 상을 얻는 것이기보다는 상을 받기 위하여 절제하고 
목표를 바라보고 끝까지 잘 달리라는 것이다. 
또한 바울이 고린도전서 9:26에서 “싸우기를 허공을 치는 것 같이 아니하
며”는 고대올림픽의 한 종목이었던 격투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그리스도인
의 삶을 격투기에 비유하면서 삶의 분명한 목표가 있어야 함을 교훈하고 있
다. 바울은 승리하기를 원하는 모든 사람들이 모든 일에 절제하여 승리의 월
계관을 얻는다고 말하면서 그리스도인의 삶이 이와 같아야 함을 비유로 교훈
한다(고전 9:25). 
올림픽 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하고 
노력하는 것은 당
연하지만 “이기는 것만이 아니라 잘 싸우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는 올림픽
의 순수한 정신을 잊지 않아야 한다. 이런 점에서 메달을 획득한 선수들을 
칭찬하는 것처럼 그렇지 못한 선수들에 대해서도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
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선수들이 새로운 
소망을 가지고 다시 4년을 기다리며 다음 올림픽을 준비하도록 격려하는 것
이 중요하다. 

메달 못 딴 선수들에게도 격려를

그리스도인들은 바로 이런 선수들과 사회의 그늘진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을 격려하며 소망을 주는 일을 깊이 생각하며, 올림픽의 메달 소식에 일희일
비(一喜一悲)할 것이 아니라 세상을 직시하는 안목을 가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