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수교수의 목회서신 연구(36)-남자의 화 (딤전 2:8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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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화 (딤전 2:8c) 

조병수 교수

가인의 실패는 제물에서 끝난 것이 아니다. 성경을 잘 읽어보면 가인의 결
정적인 실패는 하나님께서 그의 제물을 열납하지 아니하셨을 때 심히 격분하
여 얼굴을 떨구었다는 데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나님께서는 가인의 제물
을 열납하지 아니하시면서는 별반 아무런 말씀도 하지 아니셨지만 유독 가인
의 분노에 대하여는 꼬집듯이 한 말씀을 주셨다. “네가 분하여 함은 어찜이
며 안색이 변함을 어찜이뇨” (창 4:6). 

성경은 하나님께 나아가는 일이 화를 내며 억지를 부린다고 해서 될 일이 아
닌 것을 보여주기 위하여 웃시야 왕의 사건을 기록하고 있다. 웃시야가 하나
님께 직접 분향을 드리겠다며 성전에서 들어가면서 자신을 가로막는 제사장들
에게 노를 발했을 때 그의 이마에 문둥병이 피어올랐다는 것을 읽어보라 (대
하 26:19). 

분노는 하나님을 가까이 하려는 사람에게 어울리지 않는 것이다. 사도 바울
의 말대로 하자면 분노는 기도와 상극
이다. 사도 바울은 “분노와 다툼 없이 
기도하기를” (딤전 2:8) 권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분노가 생기는 이유는 무엇
인가? 내적인 불만과 외적인 자극이 분노의 첫째와 둘째 원인일 것이다. 
사실 이 두 가지 원인은 서로 엮여있다. 내적인 불만이 외적인 자극에 민감하
게 만들며, 외적인 자극이 내적인 불만을 심화시킨다. 무엇인가 결핍되고 부
족하여 마음이 만족스럽지 못하면 분노가 일어난다. 인격을 손상시키는 말을 
듣거나 몰지각한 행동에 부딪히면 분노가 일어난다. 분노는 어떤 방식으로든
지 반드시 표현된다. 

분노가 표현되는 방식은 주로 얼굴과 언어와 행동 세 가지이다. 화가 나면 얼
굴이 찡그려지며, 욕설이 뛰쳐나오고, 폭력이 휘둘러진다. 분노의 결국은 다
툼과 범죄이다. “노하는 자는 다툼을 일으키고 분하여 하는 자는 범죄함이 많
으니라” (잠 29:22). 분노의 결과가 다툼이라는 증거는 가인에게서 찾을 수 
있고, 분노의 결과가 범죄라는 증거는 웃시야에게서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누
가 뭐래도 분노의 가장 무서운 결과는 마귀로 틈을 타게 만들어 하나님께 나
아가는 길을 가로막는다는 것이다 (엡 4:26-
27). 따라서 한 마디로 말해서 분
노는 기도의 가장 큰 적이다. 

특히 사도 바울은 “남자들이 분노와 다툼 없이 기도하기를” 요구한다. 이것
은 기질적으로 여자보다는 남자들이 훨씬 더 쉽게 분노와 다툼에 말려든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어쨌든 사도 바울은 “분노와 다툼 없이 거룩한 손을 들
고” 기도하라고 말함으로써 남자들에게 있어서 분노와 거룩한 손 사이에는 어
떤 역학관계가 있다고 말하려는 듯이 보인다. 

화를 내는 남자들은 거룩한 손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다. 화는 손을 더럽게 
만든다. 공교롭게도 분노로 말미암아 형제를 살해한 가인에게서도 손이 문제
가 되었고 (창 4:11), 분노가운데 분향하려던 웃시야에게서도 손이 문제가 되
었다 (대하 26:19). 이것은 결코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사도 바울은 위에서 
언급한 분노의 일반적인 결과들을 이렇게 압축하고 있다. 분노는 거룩한 손
을 상실시키고, 거룩한 손의 상실은 기도의 길을 막는다. 이 때문에 곳곳에
서 사도 바울은 분노를 버려야 한다고 역설했던 것이다 (엡 4:31; 골 3:8). 

분노와 기도는 절대로 합치될 수 없는 상극이다. 사실 기도
에 열심내는 것
과 분노를 제압하는 것도 역학관계를 가진다. 남자들은 기도하기 전에 분노
를 진화해야 하며, 분노를 진압하기 위해 기도에 열심내야 한다. 남자들은 분
노를 가라앉히기 위해서 자신이 기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남
자들이 분노를 억제하는 것은 기도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남자들은 기도하는 사람이라는 자신의 신분을 인식할 때 다른 이에게 분노를 
일으키는 것을 삼갈 수 있으며, 스스로 분노를 표현하는 것을 억제할 수 있
다. 남자들은 기도에 힘쓰기 위해서 자신을 온유한 사람으로 만들어야 한다. 
남자들은 기도에 더욱더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더욱더 분노를 억제하게 된
다. 이렇게 볼 때 기도는 남자들이 분노를 소멸시키는 지름길이다. 분노는 기
도를 막고, 기도는 분노를 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