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수교수의 목회서신 연구(3)-계시와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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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시와 편지 (딤전 1:1-2) 

조병수 교수(합신-신학신약)

특별한 것은 평범한 것에서 위대해진다. 사도 바울은 특별한 인물이다. 왜
냐하면 그는 계시의 사람으로서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살기 때문이다. 사
도 바울은 이 사실을 “그리스도 예수의 사도” (딤전 1:1)라는 말로 설명한
다. 이것은 사도 바울의 자의식이다. “그리스도 예수의 사도”라는 말에는 두 
가지 생각이 들어있다. 첫째로 그는 “그리스도 예수의” 사도로서 자신의 모
든 것을 예수 그리스도와의 관계에서 설명한다. 예수가 없이 바울도 없다. 바
울은 단지 예수와 관련되어 있을 때 의미가 있다. 그는 예수께 부속된 사람이
다. 예수 그리스도은 사도 바울의 중심이다. 둘째로 그는 예수 그리스도
의 “사도”로서 자신의 모든 것을 세상의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이해한다. 그
는 사도이다. 따라서 그는 예수 그리스도와의 관계에 머물지 않고 세상의 사
람들과의 관계로 나아간다. 세상은 바울의 영역이다. 이렇게 예수는 바울의 
중심이기에 
바울은 예수에게 한없이 집중하며, 세상은 바울의 영역이기에 바
울은 세상으로 한없이 전진한다. 

그런데 바울이 그리스도 예수의 사도가 된 것은 원인을 가지고 있다. 그것
은 “우리 구주 하나님과 우리 소망이신 그리스도 예수의 명령을 따라” (딤전 
1:1) 되었다. 바울이 사도가 된 것은 자발적인 의지에 의한 것이 아니다. 그
것은 명령에 의한 것이다. 명령이란 타의적인 것이며 강요적인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바울의 사도직은 필연성을 가지고 있다. 이 명령은 “우리 구주 하나
님과 우리 소망이신 그리스도 예수”의 명령이다. 이 명령의 발령자는 하나님
과 예수이시다. 여기에 하나님은 “구주”로, 그리스도 예수는 “소망”으로 묘사
된다. 하나님은 구원의 주체자이시고, 예수 그리스도는 소망의 성취자이시
다. 하나님께만 구원이 있고 예수께만 소망이 있다. 따라서 하나님 밖에서 구
원을 찾고, 예수 밖에서 소망을 찾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사도 바울은 구
원이신 하나님과 소망이신 예수의 명령을 따라 사도의 삶을 산다. 사도 바울
은 하나님에 의존하여 사는 사람이며 예수에게 사로잡혀 사는 사람이다. 

는 계시의 사람으로서 특별한 인물이다. 

또한 사도 바울은 평범한 인물이다. 왜냐하면 그는 편지의 사람이기 때문이
다. 바울에게 특별함은 평범함으로 표현되고, 계시는 편지로 표현된다. 그는 
디모데에게 편지를 보냈다. 편지란 예나 지금이나 그 자체가 일상적인 것이
다. 그것은 세상 속의 일이며 인간 사이의 일이다. 사도 바울은 디모데에게 
편지를 보냄으로써 지극히 평범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사도 
바울은 사람의 문제를 멀리하지 않고 사람의 문제에 참여한다. 사도 바울은 
하나님으로부터 사람에게로 다가간다. 그는 하나님 쪽에만 서 있지 않고 사
람 쪽으로 접근한다. 하나님에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사람에게 관심한다. 
하나님을 가까이 하고 있기 때문에 사람을 가까이 한다.

사람에 대한 사도 바울의 관심은 무엇보다도 수신자인 디모데에 대한 표현
에서 두 가지로 나타난다. 첫째로 사도 바울은 다른 사람과 친근한 관계를 맺
을 수가 있다. 이 때문에 그는 디모데를 “믿음 안에서 참 아들” (딤전 1:2)이
라고 부른다. 바울과 디모데 사이에는 나이가 상이하다는 차이점이 있지만 그

에도 불구하고 믿음이 동일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사도 바울은 이런 공통점
으로 말미암아 차이점을 극복하고 디모데를 믿음의 아들로 가까이 한다. 둘째
로 사도 바울은 다른 사람에게 놀라운 축복을 말할 수가 있다. “하나님 아버
지와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께로부터 은혜와 긍휼과 평강이 네게 있을지어
다” (딤전 1:2). 사도 바울은 하나님의 복이 사람에게 주어지기를 기원한다. 
그가 보기에 사람은 하나님의 복을 받을만한 대상이다. 세상과 사람은 사도 
바울의 관심사이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세상에서 살며, 사람과 함께 산다. 
그는 편지의 사람으로서 평범한 인물이다. 

목회서신의 머리에서 바울은 사도라는 점에서 특별한 사람이며 편지를 쓴다
는 점에서 평범한 사람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에게서 가장 특별한 것이 가장 
일반적인 것으로 표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