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 신학(Process theology)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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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원교수(조직신학)의 현대신학 해설

과정 신학(Process theology) (2)

지난 호에 화이트헤드의 과정 철학을 간략하게 살펴 보았다. 이제 과정 신학
이 무엇인지 살펴 보도록 하겠다. 한마디로 과정 신학이란 과정 철학의 개념
들 위에 신학적 용어들로 옷 입히운 것뿐이다. 이런 이유로 해서 우리는 과
정 신학의 주장들을 신학적 차원에서 이해하기 보다는 철학적 차원에서 이해
해야 한다. 물론 과정 신학자들에게는 별 차이가 없겠지만 우리로서는 조심해
야 할 요소이다. 아마도 과정 신학의 핵심은 神觀에 있을 것이다. 소위 과정 
신학의 신관을 ‘만유재신론'(萬有在神論, Panentheism)이라고 한다. 이 말은 
과정 철학자이며 신학자인 하트숀(C. Hartshorne)이 만든 말이다. 즉 모든 만
물이 神안에 존재 한다는 것이다. 물론 범신론과는 다른 개념이다. 범신론의 
신은 세상과 구분하기 힘들지만, 지난 호에서 설명하였듯이 과정 철학 혹은 
신학에서의 신은 세상과 서로 상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이 상호적 관계는 
서로 독립된 
존재로서의 관계가 아니라, 신 없이 세상이 존재할 수 없고, 세
상 없이 신이 존재할 수 없는 그러한 필연적, 존재론적 관계이다. 이러한 신
은 바로 세상과 같이 고난을 같이 하고 운명을 같이 하는 친근한 신으로 묘사
되기도 한다. 

이런 세상과의 친근한 신 개념 때문에 과정 신학은 해방 신학에 어떤 형이상
학적 원리를 제공했다고도 말한다. 더욱이 과정 신학자들은 과정 신학이 종
교 다원주의나 생태계 신학과 같은 포스트모던이즘에 어떤 사상적 기초를 제
공하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신론만큼 과정 신학의 중요한 주장은 바로 기독
론이다. 사실 과정 신학의 신론은 과정 철학의 형이상학에 불과하지만 기독론
에는 그래도 나름대로 신학적인 특징을 자아내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여
기서 과정 신학의 대표 주자인 죤 콥(John B. Cobb, Jr.)의 기독론을 살펴보
도록 하겠다.

먼저 콥은 그리스도를 “창조적 변혁”(creative transformation)으로 정의한
다. 이것은 참으로 특이한 정의라 할 수 있다. 그리스도를 어떤 이상적 인격
체 혹은 실체적 존재 혹은 정신적 영향력 등으로 정의하지 않고 ‘창조적 변
혁’ 자체
를 그리스도라 정의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과정 철학을 잘 
대변하고 있는 정의인 것이다. 즉 과정 철학에서는 어떤 변하지 않는 실체
(substance)란 없는 것이다. 모든 것이 계속되는 과정 가운데 있는 것이다. 
그리스도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변하지 않는 그 무엇으로 정의할 수 없는 것
이다. 콥의 “창조적 변혁”이라는 것은 그의 다른 그리스도 개념들(예를 들
어, 사랑, 희망)과 같이 바로 ‘가능성'(potentiality)과 ‘현실성'(actuality)
이 동시에 포함되는 개념이다. 가능성만을 이야기할 때는 존재하지 않는 것
이 되는 것이요, 현실성만을 이야기할 때는 변하지 않는 정수가 되는 것이
다. 그래서 두 가지가 다 포함되면서 세상에서의 ‘창조적 변혁’ 자체가 그리
스도라는 것이다.

이러한 그리스도는 바로 신의 “원초적 성품”(premordial nature)과 연결된
다. 지난 호에 설명하였듯이 화이트헤드에 따르자면 신의 원초적 성품은 신
의 양극성(dipolarity) 중 ‘개념적 극’을 의미한다. 그 성품은 ‘무의식
적'(unconscious)이며 ‘현실성이 결여된 것'(lack of actuality)이라 하며 오

직 ‘개념적'(conceptual)이라고 한다. 콥이 이러한 하나님의 원초적 성품을 
그리스도와 연결시키는 이유는 다름 아닌 기독교에서 가르치는 성육신 교리 
때문이라 볼 수 있다. 그리스도란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그 누구 혹은 그 무엇
이라고 주장하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콥은 그리스도를 또한 “최초 겨
냥”(initial aim)이라고 정의한다. 즉 현실체들(actual entities)에 의한 세
상 과정의 의지 혹은 출발은 신의 ‘원초적 성품’에서 시작되는데 이것을 과정
철학에서는 ‘최초 겨냥’이라고 한다. 바로 콥은 이러한 개념과 기독교의 성육
신 개념과 연결시켜 그리스도를 정의하는 것이다.

여기서 잠깐 비판하고 넘어가자면, 그리스도를 ‘창조적 변혁’으로 보는 콥의 
정의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그러한 정의는 성경적 관점에서 볼 때 두 
말할 나위도 없지만 과정 철학적 관점에서 볼 때도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콥은 ‘창조적 변혁’을 말할 때 과정 철학의 ‘창조성’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과정 철학에서 여러 현실체들이 하나의 현실체가 되는 과정의 궁극적 원리가 
창조성이라고 주장
한다. 그리고 이 창조성은 반드시 현실체를 통하여 알려지
고 현실화된다고 주장한다. 비록 콥은 ‘가능성’과 ‘현실성’ 합해진 개념으
로 ‘창조적 변혁’을 말하지만 이것 역시 현실체를 떠나서는 알려질 수도 일
할 수도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리스도는 현실체를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
는 것이다. 비록 현실체의 시작이나 그 과정의 창조적 역할을 그리스도라 정
의한다 해도 그리스도는 현실체 혹은 세상 없이는 존재하지도 할 수도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콥은 그리스도의 다음과 같은 역할들은 모순되는 것이다. 

즉 콥이 그리스도의 정의 혹은 역할이라고 말하는 ‘로고스,’ ‘질
서'(order), ‘신생'(novelty), ‘지성'(intelligibility), ‘창조적 이
성'(creative reason), ‘사랑,’ ‘구속적 힘'(redemptive power), ‘살리는 
힘'(life-giving power) 등은 과정 철학 시스템에서는 불가능한 이야기이다. 
왜냐면 이러한 역할은 ‘창조성’이나 신의 ‘원초적 성품’에서 있을 수 없는 것
이기 때문이다. 즉 과정의 양극성의 원리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