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고난과 부활의 영광
바울은 그리스도를 역사적인 사실로 아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고 그의 삶 속에 항상 살아 있는 부활한 주로서 알고 싶어 했다. 그리고 바울이 알고자 하는 ‘능력’은 그리스도와 분리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부활한 그리스도가 부여받은 능력이었다. 곧 바울은 그의 부활로 말미암아 발휘되는 능력을 체험함으로써 그리스도를 알고자 했던 것이다.
바울은 먼저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는 성령을 통하여 자신의 부활하심으로 말미암아 바울을 의롭게 하신다는 사실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의 성령을 보내셔서 부활의 권능을 체험하게 하시는 분은 바로 부활하신 그리스도이시기에 하늘에 계신 그리스도의 생명이 항상 바울의 새로운 생명의 원천이었던 것이다.
이것은 성도들에게 임하는 성화의 권능이기도 하다. 바울은 이 성화를 ‘새로운 삶’으로 이해한다. 그리고 이 새로운 삶은 교회 안에 임재하신 성령의 통치를 받고 살아가는 삶이다. 바울은 죽음으로부터 부활시켜 하나님 안에 있는 생명에 이르게 하기 위해 그리스도께서는 성령을 보내셔서 자신 안에서 창조적으로 활동하고 계심을 의심치 않는다.
이것은 자신을 위해 고난당하시고 죽으셨던 그리스도를 앎으로써 오직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생명으로 부활하기 위해 바울도 그리스도 안에서 고난을 받고 죽었다는 사실로써 고백된다.
이 말은 바울 자신과 모든 신자들이 그리스도 안에 들어가 그리스도와 결합되어 죽음과 부활을 비롯한 그리스도의 생애의 모든 사건을 그리스도와 함께 나눈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바울은 고난과 죽음을 당하신 그리스도와의 신비한 결합을 통해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으로 말미암아 체험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이 당하는 육체적 고통에 의해 더욱 강화시킬 수 있었다. 즉 믿음 안에서 당하는 성도들의 고난은 바로 그리스도의 죽으심을 본받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었다.
이런 점에서 그리스도의 부활에 참여하는 신자들이라면 의당히 그리스도의 고난에도 참여해야 하는 것이다. 고난과 죽음이 없는 부활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부활의 영광을 구하는 신자들이라면 기꺼이 죽음의 고난에도 참여해야 할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