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들의 피를 잊지 말자 _송영찬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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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들의 피를 잊지 말자

송영찬 국장 dan7777@dreamwiz.com

초대교회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게 되는 배경에는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해
석과 선포가 있었다(행 6:7). 이러한 때에 스데반 집사가 아시아 여러 곳에
서 예루살렘에 온 유대인들과 말씀에 대한 변론을 하게 되었다.

스데반은 복음의 가르침을 펼치는 일에 쉴 사이 없었고 담대하였다. 스데반
이 ‘지혜와 성령으로 말함’(행 6:10)을 헬라파 유대인들이 당할 수 없게 
되자 그들은 “이 사람이 모세와 및 하나님을 모독하는 말하는 것을 우리가 
들었노라”(행 6:11)고 하며 거짓 증인을 내세워 공회에 고발했다. 

고발자들은 ‘예수께서 성전 제도를 폐지하고 율법의 규례를 개혁하셨다’
고 스데반이 주장함으로써 모세(율법)와 하나님(성전 및 제사 제도)을 모독
했다고 모함했다. 대제사장이 심문하는 자리에서 스데반은 유대인의 조상 이
스라엘이 성전을 중심으로 살아야 할 가나안 땅에서 얼마나 철저하게 하나님
을 배도했는가를 소상하게 고
발하였다(행 7:2-53). 

스데반은 모세를 통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주신 성전의 의식(儀式)이 
하늘의 모형을 따라 만든 것으로 그것들이 상징하는 본래의 의미가 있음에
도 불구하고 유대인들은 모형의 표적에 집착하여 성전의 본질을 무시하였을 
뿐 아니라 성전이 예표하는 본질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박아 죽였
음을 지적하였다.

스데반의 지적은 이제 더 이상 유대교가 성전 예배를 빌미 삼아 하나님을 위
하는 것처럼 위장할 아무런 근거를 가지지 못했으며 대신에 교회가 성전의 
본체이신 그리스도를 계승하였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이 논쟁에서 스데반은 유대교가 나사렛 예수를 거부함으로써 과거 이스라엘 
조상들이 행했던 악한 배도의 성격을 지금도 그대로 가지고 행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이후 교회는 스데반이 피흘리며 목숨까지 바쳤던 바로 그 신앙
의 본질을 계승함으로써 유대교와 구별되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중세 시대에 로마 천주교는 하나의 모형에 불과한 외형적
인 형식과 의식으로 굳어버린 유대적 신앙으로 복귀함으로써 기독교의 본질
을 떠나고 말았다. 이때 스데반의 신
앙을 계승한 운동이 종교개혁이었다. 스
데반의 죽음이 유대교와의 분리를 선언한 것처럼 종교개혁 시대 수많은 성도
들은 목숨을 바치며 화석화된 로마 천주교와의 분리를 선언하였다. 

이처럼 우리 교회는 수많은 순교자들이 기독교 신앙의 본질을 선포하기 위
해 자신들의 목숨까지도 아낌없이 바쳤다는 역사적 사실 위에 서 있다. 과
연 우리가 순교자들의 피 앞에 결코 부끄럽지 않는지 깊이 생각해 볼 일이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