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번역 미뤄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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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번역 미뤄선 안 된다

송영찬 국장/daniel@rpress.or.kr

우리나라의 최초 한글 성경은 스코틀랜드 출신의 중국 선교사 존 로스(John 
Ross)가 번역한 쪽복음 ‘예수셩교 누가복음젼셔'(1882년)였다. 이어 ‘예수셩
교셩셔 요한늬복음'(1883년)이 출간되었고, 1885년에는 ‘신약 마가젼복음셔 
언회’가, 1887년에는 ‘예수셩교젼셔’라는 이름으로 신약이 완간되었다. 이 성
경은 영국성서공회(British & Foreign Bible Sociey)의 후원으로 이루어졌
고, 여러 사람이 참여하였지만 주로 로스의 주도 아래 이루어졌기 때문에 보
통 ‘로스역’이라고 불렀다. 

1900년에는 그때까지 발간된 성경 단편들을 모아 ‘신약젼셔’가 출간되었는데 
1906년는 ‘신약젼셔’가 1911년에는 구약까지 번역이 완성되어, 한국 교회는 
처음으로 신구약성경 즉 ‘셩경젼셔’를 갖게 되었다. 이 성경은 후에 1938
년 ‘개역성경’의 모체가 되었으며, 서로 구분하기 위해 구역(舊譯) 성경이라
고 부르게 되었다. 
이후 ‘개역성경’은 64번의 수정을 거쳐 오늘날의 ‘개역성
경’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사용하는 ‘개역성경’은 1956년 판으로 한글맞춤법
통일안에 따라 고쳐진 것이다. 이 성경은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한국 교회에
서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 밖에도 생명의말씀사에서 출간한 ‘현대인의 성경'(1986년), 성서교재간행
사에서 출간한 ‘현대어 성경'(1992년) 등이 등장했지만, 대한성서공회의 ‘개
역성경’이 대부분 한국 교회에서 사용하는 성경으로 부동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개역성경의 전신인 ‘로스역’이 번역 될 때만 하더라도 초창기 
한국교회의 신학적 수준이나 당시 사회적인 수준을 볼 때 번역의 완성도가 그
리 높지 않은 상태였다. 그 후로도 NCC가 주축이 된 성서공회가 계속해서 성
경을 개역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맞춘법에 따라 개역을 한 것일 뿐 사본학
에 근거해 번역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작업은 아니었다. 

이런 상태에서 수많은 사본 중 어떤 사본의 본문을 택해서 번역해야 하는지
에 대한 신학적인 검증 작업도 한국 교회 안에서 시도되지도 않았다. 아울러 

n대한성서공회의 ‘개역성경’을 한국 교회의 공인성경(Authorized Version)으
로 채택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조차 거치지도 않은 상태로 지금까지 이르렀던 
것이다. 

때문에 지금 한국 교회는 공인된 성경도 없으며, 성경 번역에서 가장 중요시
하는 사본학적 검증도 안된 ‘개역성경’을 아무런 대안도 없이 강단에서 사용
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그동안 한국 교회가 성경의 절대적인 권위를 인정
하면서도 한글 번역 성경에 대해선 너무나 무관심해 오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
내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우리는 한글 번역 성경에 대하여 새롭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
동안 한국 교회는 사본학을 비롯해 원어와 신학에 있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유수한 성서학자들을 배출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이것은 한국 교회
가 매우 완성도가 높은 한글 번역 성경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참된 개
혁주의를 표방하기 위해 그리고 그 열매를 통해 한국 교회의 원대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한글 성경 번역 작업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