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죽어야 예수가 산다’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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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죽어야 예수가 산다’라니?

송영찬 국장 daniel@rpress.or.kr

요즘 서점가에 때아닌 호황이 벌어졌다 한다. 화제의 책제목은 전 기독교방송
(CBS) 정치부장을 역임한 H씨의 ‘교회가 죽어야 예수가 산다'(해누리 출판사)
로 없어서 못 팔 정도란다. 때문에 서점마다 경쟁적으로 재고를 확보하기 위
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것이다. 오랜만에 서점들이 이 책으로 쾌재를 불렀다
고 하니 한편으로는 수긍을 하면서도 못내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

이 책의 인기 비결은 다른데 있지 않다. 그것은 정치의 부패와 더불어 한국 
교회의 타락상을 비판하고 있어 기성 정치계와 교계에 대해 불만을 가진 독자
들의 가려움을 긁어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70년대부터 불어닥친 산업화
와 민주화 과정에서 억압받은 자들과 없는 자들을 외면하고 오로지 자신들의 
세력 확장에만 몰두한 몇몇 잘 나간다는 대형 교회들과 세속화 된 교회들을 
상대로 비판의 칼날을 휘두른 것도 한 몫을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
구하고 과연 이 책이 한국 교회의 실상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지
에 대해선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저자의 시선은 긍정적인 요소보다는 
부정적인 요소에 더 초점이 모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저자의 지적처럼 
몇몇 교회들이 성장 위주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그것으로 적잖은 성과를 얻
은 것은 사실일 것이다. 그리고 산업화 과정에서 불이익을 당한 수많은 노동
자들에게 관심을 보이진 못한 일도 있었을 것이며, 민주화 과정에서 침묵한 
일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교회 성도들이 공의와 진실을 위해 눈물로 기도해 왔는
가? 그리고 가진 자보다는 없는 자를 위해 비록 눈에 보이진 않았지만 얼마
나 많은 성도들이 관심을 보였으며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희생했었던가? 또
한 세간에서도 주목을 끌었던 것처럼 몇몇 목회자들의 비리도 있었지만 대부
분 목회자들은 자신을 희생해가며 건실하게 목양에 전념해 오지 않았던가?
이 책을 읽다보면 한국 교회는 통째로 부패했고 교회다운 교회를 찾을 수 없
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정작 더 중요한 문제는 저자가 생각하는 교회가 무
엇인가 하는 것이다. 과연 교회는 무
조건 없는 자들의 편에서야 하고 민주화
에 앞장서야만 하는가? 그리고 그러한 일에 앞뒤를 가리지 않고 섶을 품에 안
은 체 불 속으로 달려드는 것처럼 행동으로 보여야만 하는가? 이러한 생각은 
마치 해방신학 주장자들의 행동 지침을 보는 것아 저자의 교회관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교회가 죽어야 예수가 산다’는 제목은 아무리 역설적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다. 오히려 저자가 그처럼 없는 자들과 억압받는 자들을 위한다고 한다면 그
는 무슨 행운이 있어서 남들에게는 쉽지 않은 캐나다 유학까지 갔다왔는지 모
르겠다. 더불어 그의 경력을 보면 화려하기 그지없다. 그만한 위치에 서 있
고 그만한 학벌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 이미 그가 가진 자의 자리에 서 있음
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의 역설은 독설일수도 있고 한국 교회에서 찾아 볼 수 있는 몇 가지 현상
일 수 있다. 그만한 것을 가지고 그처럼 심하게 열변을 토한다는 것은 아무래
도 가진 자의 오만으로만 보여진다. 과연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열정을 지금
도 가지고 있다면 가난한 고아나 과부 하나라도 제대로 보살펴 주는 일을 전
개하거나 그러한 
일을 힘써 행하고 있는 교회들의 아름다움을 드러내야 하지 
않겠는가? 이것이 저자가 주장하는 공의로운 사회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