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정책 개발 위한 구체적 기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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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정책 개발 위한 구체적 기관 필요해
송영찬 국장

지난 27일, 크리스찬기자협회는 창립 10주년을 맞아 ‘교단 총회 이대로 좋은
가’라는 주제의 심포지엄을 기독교연합회관에서 주최했다. 이 자리에 참석
한 토론자들은 지금과 같은 ‘고비용 저효율’의 교단 총회 체제를 정비해야 
한다고 한결같이 입을 모았다. 참석자들의 주장을 요약하면 대략 다음과 같
다.

첫째, 1천명이 넘는 총대들이 모이는 총회 경비가 최소 억대에서 수억대의 경
비가 소용되는 반면에 총회 정책이나 교단 사안에 대해 충분한 토론이 이루어
지지 않아 비생산적이며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둘째, 총회장에 당선되기 위해 막대한 선거 자금을 유포하는 과정에서 부작용
이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어 한국교회의 공신력이 실추되고 있다는 것이다.

셋째, 각 노회가 총회에 헌의안을 상정함에 있어 충분한 연구를 거치지 않고 
개교회나 성도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의제보다는 즉흥적인 헌의가 이루
어지고 있으며, 총대들조차 헌의안에 
대해 충분한 연구나 토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넷째, 임기가 1년인 임원회가 여러 가지 사업을 기획하고 실행한다는 것은 교
단 발전을 위한 장기적인 정책 수행보다는 단회적이고 전시 위주의 사업이나 
총회 정책에 거스르는 결정을 한다 하더라도 이를 견제할 기능이 없다는 것이
다.

다섯째, 목사 총대와 장로 총대의 대립 구조가 심화되어 있어 총회와 노회 발
전에 상당한 저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상의 발언들은 현재 각 교단들이 진통을 겪고 있는 문제점들을 예리하게 지
적하고 있다. 1천명이 넘는 총대들이 짧은 총회 일정에 맞춰 임원 선거와 각
종 헌의안들을 처리하기 위하여 충분한 토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뿐 아니라 그
나마 20-30여명의 발언자들에 의해 총회가 진행되고 나머지 총대들은 손이나 
드는 정도로 총대의 권리를 행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총회장 선거
에 적지 않은 금전이 뒷거래된다는 지적도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
리고 헌의안의 내용들도 진부하거나 행정적인 내용이 많아 특별히 이해 당사
자가 아니면 관심조차 두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다행히 우
리 교단 총회는 이러한 문제점들에서 멀리 떠나 있다는 것은 참으
로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단적인 예로, 지난 85회 총회 중 총회장과 
임원 선출 과정은 타 교단에서 볼 수 없을 정도로 차분하고 자유로운 분위기 
가운데 은혜롭게 진행되었고 외부 시선들은 그 현장을 마냥 부러운 듯이 바라
보았다. 그리고 과연 합신 교단은 한국 교회의 모범적인 교단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정작 우리 자신을 돌아보면 우리에게도 개선해야 할 점이 없지 않다. 
곧 총회에 상정된 헌의안이 의외로 적을 뿐만 아니라 의제에 대한 충분하고 
전문적인 토의가 이루어 질 수 없다는 기술적인 문제점이 그것이다. 또한 우
리 합신 교단이 총력을 기울여 추진해야 할 미래지향적 개혁의지를 고취하고 
이에 대한 정책 개발의 구심점이 없다는 점도 그렇다. 상비부는 상비부 나름
대로, 임원회는 임원회 나름대로 주어진 범위 안에서 직무를 다하는 것만으로
는 우리 교단의 미래를 낙관할 수 없다. 이미 타 교단에서는 몇 해전부터 21
세기에 교단이 주력해야 할 정책이 무엇인가를 연구하고 그 결과에 대한 보고
서가 나오고 있다. 반면에 우리는 
아직도 개혁이념만을 내세울 뿐 이렇다할 
정책을 개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실정이다.

따라서 우리 교단은 총회정책위원회뿐 아니라 교단의 지도자와 신학 교수 그
리고 합신동문들과 전문적인 식견을 갖춘 외부 인사들까지 참여하는 특별위원
회를 구성, 연구토록 하는 등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우리 교
단이 미래를 바라보지 못한다면 한국교회의 갱신과 개혁을 기대할 수 없지 않
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