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 시대 정치의 특성을 재론 함
송영찬국장
정치의 궁극적 목적은 경세제민(經世濟民)의 성취에 있다. 즉 이 세상을 경
영하여 백성들에게 복지를 제공하기 위한 제반 조치와 조직을 정치라 한
다. 그러므로 어떤 백성이든 자유롭게 경제활동을 함으로써 인생을 경영해
나갈 수 있도록 모든 여건을 제공하는 행위가 곧 정치인 것이다.
최고의 정치 형태는 백성이 아무런 제약 없이 자신의 생업에 종사할 뿐만
아니라 점차 문화적으로 향상되어감으로써 사상과 철학에 있어 고도한 수
준에 도달할 수있도록 자유를 주는 것이다.
사사 정치의 주체는 곧 이스라엘 백성에게 있었다. 백성은 오로지 하나님
과 맺은 언약을 자발적으로 성실히 수행함으로써 민족적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들이 소유하고 있는 법 역시 강제적 요소를 포함하지 않았으
며 전적으로 언약의 정신에 근거한 것이 전부였다. 그렇기 때문에 사사 정
치 형태는 전형적인 민주적 신정정치라 할 수 있다. 즉 모든 백성이 스스
로 언약 백성임을 자각하고 그 안에
서 자신의 경제 활동을 통해 민족적 사
명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사사 정치야 말로 지상에서 가장 고도
한 정치 형태라 할 수 있다.
근래 4.13 총선을 앞두고 기독교 안에서도 단체를 조직하고 낙선 대상자를
선별하여, 그들이 정치권에 발을 들이지 못하도록 하는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것은 부정부패의 정치를 원칙적으로 막아보자는 발상으
로 이미 시민단체들이 연대하여 시작한 운동이기도 하다.
기독 단체와 시민 단체들이 낙선운동을 벌일 수밖에 없는 것은 무엇보다도
지금까지 진행되어 온 정치가들의 정치 행각에 대한 불만에서부터 비롯되
었을 것이다. 시민의 대표로 선택하여 국회로 보냈으나 정작 정치보다는
소위 보스정치나 정당 이기주의 나아가 지역패권주의에 끌려다니거나, 무
엇보다도 청렴결백해야 할 정치가들이 부정부패와 깊이 연루되는 등 정치
가로서 자질과 신뢰를 보여주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의 표출이 낙선 운동
으로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문제점은 우리 사회 근본에 있다는 점이다. 사사 시대
의 정치 형태처럼 백성 각자가 자기 인생의 존재 가치를 파악하고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식이 매우 빈약하다는 점이 그것이다.
기독 단체나 시민 단체들이 금번 총선을 기화로 낙선 운동을 전개하는 것
은 단회적 조치에 불과하다. 그것으로 만족한다면 그들 역시 전시적 일회
용 운동으로 끝나고 말 것이다. 오히려 낙선 운동보다는 시민들이 민족적
존재 가치와 의식을 함양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운동과 홍보가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선거철만 되면 반짝이다 사라지는 선동보다는 사회 내면 깊숙이 뿌리를 내
리고 시민 의식의 개몽에 앞장설 때 우리 민족이 보다 민주적 주체로 성장
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기독교인들이 기독 시민으로서 자신
의 본분을 각성하고 살아갈 때 우리 나라의 정치도 그만큼 발전할 수 있다
는 사실을 기어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