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후배간의 벽 허물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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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후배간의 벽 허물어야

사람들이 사는 사회 어느 곳을 가든 선후배간의 갈등이 있기 마련이다.
그 갈등의 골은 쉽게 메워지지도 않는다. 요즘 자주 듣는 말 중 하나는 후배
들이 실력은 있는데 인격이 모자란다는 선배들의 견해이다. 그 근거로 후배
목회자들이 대체로 선배 목회자들에게 불경스럽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학원
에서 이론에 치우치다 보니 목회 현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적응하는
능력이 결여된다는 지적이 그렇다.
아무래도 패기에 가득한 후배들을 보는 노련한 선배의 눈에는 그들이 무
모하게 비치기 쉬울 것이다. 또한 권위를 앞세우는 선배들은 새로운 세계에
도전하고자 하고자 하는 후배의 눈에는 도전의 대상으로 보이기 마련일 것
이다. 그러나 이 두 요소는 상치되거나 상극이 아니다. 어쩌면 상호 보완해
야 하는 필요 충분 조건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후배 목회자들에 대한 평가에 앞에 과연 목회 현장엔 문
제가 없는지 집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일방적으로 후배들의 
인격만을 타매
하는 것은 문제의 실상을 보지 않으려는 저의가 있기 때문이다.
그 문제의 본질은 이렇다. 선배는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한다. 후배는 기
득권을 타파하고 실력을 앞세워 학원에서 연마한 이념을 목회 현장에서 성
취하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선후배간의 긴장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선배들은 후배들의 도전에 대하여 정론과 실력으로 상대하기
보다는 감정이 앞서게 될 때 후배들의 정당성보다는 인격성을 문제시하기
쉬운 것이다.
반면에 후배들에게도 문제점이 없는가 살펴보아야 한다. 개혁(reformed)은
말 그대로 새 옷을 갈아입는 것이다. 새 옷을 갈아입기 위해선 시간과 에너
지가 필요한 법이다. 자연스럽게 허물을 벗고 새 옷을 입는 과정이 상당히
중요한 개혁의 요소이다. 목회 현장에서 개혁을 추구하는 정신은 높이 사야
한다. 그러나 급진적인 변혁을 요구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태도라 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자기의 열정을 앞세워 선배들의 개혁 정신을 미온적이
라고 밀어붙인다는 것은 결코 정당하지 않다.
우리는 이러한 문제점을 앞에 두고 먼저 확인해야 할 명
제가 있다. 그것
은 우리들이 추구하는 사상이 바른 개혁 정신인가 하는 문제이다. 그리고 우
리 교단이 추구하는 개혁 정신에 피차 동의한다면 그 열정보다는 동지라는
일체성(unity)을 높이 사야 할 것이다. 3대 개혁 이념에 따라 교회들이 점차
개선되고 개혁되어 가는 것이 우리 교단의 과제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선배는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후배들에게 인
격적인 본을 보여야 한다. 후배 또한 무모하게 실력이나 원론을 앞세우기보
다는 선배들의 장단점을 충분히 지켜보면서 자신이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
하는 지혜를 가져야 할 것이다. 선후배간의 화합이야말로 개혁의 에너지임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