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특집 |생각하는 신앙
사랑은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않습니다
<황산돌 집사 _ 바로선교회>
우리의 가슴이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채워짐이 세상의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가장 쉬운 방법
기억도 가물거릴 만큼 어릴 적 5일장이 열리는 날이면 저는 장에 가시는 할머니 손을 붙잡고 장터엘 꼭 따라 다녔습니다. 수많은 좌판이 널려 있었지만 저의 목적은 오직 하나 풀빵(팥소 없는 국화빵)을 먹는 것이었습니다. 갓 구워낸 풀빵에 설탕을 뿌려 먹는 그 맛은 평생을 살아도 잊을 수 없는 맛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엔가 할머니께서는 자신의 볼일만 보시고는 그냥 집으로 돌아가시는 겁니다. 그렇게 시장이 끝나는 지점에 다다랐을 때에 저는 그곳에서 냅다 뒹굴기 시작하였습니다. 왜냐하면 그곳을 벗어나면 그토록 맛있는 풀빵을 먹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흙먼지 풀풀 날리며 때를 쓴 끝에 할머니께선 시장 안으로 저를 데려가서 풀빵을 사 주셨습니다.
한낱 어린아이일지라도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선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야 마는 것 그것이 바로 욕망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인간의 욕망에 관한 저의 생각을 말하고자 합니다. 인간은 욕망의 덩어리 그 자체입니다. 그 욕망의 크기가 작든 크든 모두가 채우지 못해 속상해 하며 살아갑니다.
그럼 욕망은 비워야 되는 것일까요? 채워야 되는 것일까요?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채워야 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그 이유는 욕망이라는 것은 비우려야 비울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마치 컵 속의 공기를 비우려야 비울 수 없는 것처럼 인간의 욕망은 비웠다 싶어도 실시간으로 또 채워져 있기 때문입니다.
컵 속의 공기를 비울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컵 속에 물을 채우면 됩니다. 흔히들 세상의 허황된 꿈을 쫒는 사람을 일컬어 허파에 바람이 들었다는 표현을 씁니다. 허파에 든 바람을 뺄 방법은 없습니다.
요한복음 4장에 나오는 사마리아 여인에게 예수께서 말씀 하셨습니다. “이 물을 먹는 자마다 다시 목마르려니와 내가 주는 물을 먹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 하리니 나의 주는 물은 그 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 허파에 든 바람을 빼낼 수 있는 방법은 주께서 주시는 영생 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을 채우는 것입니다.
자녀를 키우다 보면 나도 모르게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자녀가 나의 욕망의 대상인지 수단인지 말입니다. 마찬가지로 교회 다니다 보면, 교회도 나의 욕망의 대상인지 수단인지 똑같이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저는 가끔씩 이런 이야기를 듣습니다. “네가 좀 큰 교회를 다녔으면 좋았을 텐데…“ 저는 그 말에 대한 대답으로 “사랑은 자기의 유익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잖아요?” 라고 말하곤 합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신 영생 하도록 솟아나는 샘물, 다시 목마르지 아니하는 영생의 샘물의 핵심이 무엇일까요? 저는 그리스도의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가슴은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채워져야만 합니다. 그것이 세상의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삶의 무게가 나를 짓누를 때 비로소 십자가의 무게가 가장 쉽고 가볍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깨닫게 되는 이치와 같은 맥락입니다. 그 사랑의 양식은 떨어지는 법이 없습니다. 그 사랑의 물은 다시 목마르지도 아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