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자: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도서관 과장, sms619@hapdong.ac.kr
사이버공간에서 목회상담의 역할 제시
도서명: 사이버심리와 목회상담/ 전요섭 저/ 한국가정사역연구소/ 204쪽 /
2001. 3 20 6,500원
1943년 IBM의 사장이었던 토마스 왓슨은 진공관이 수백만개 탑재된 3층 높이
의 애니악 슈퍼 컴퓨터를 보고 “이 세상에는 5대만 있어도 충분한 물건”이라
고 혹평하면서, “앞으로 컴퓨터는 더 이상 팔리지 않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
다. 그러나 컴퓨터의 보급은 왓슨의 예언을 비웃기라도 한 듯이, 오늘날에 와
서 반도체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말미암아 이제는 인공지능을 탑재한 컴
퓨터까지 개발되어 가히 혁명적이라고 할 만큼 빠른 속도로 각 분야에서 필
수 불가결한 도구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더 나아가서 네트워크의 발전으로 인하여 물리적으로 인식되는 공간에서의 경
쟁은 물론, 가상공간(Cyber Space)도 인류의 삶의 생활 터전으로 각광받고 있
으며, 전 세계가 거미줄처럼 컴퓨터 망으로 엮어져서 오늘도 국경 없는 사이
버 영토전쟁을 치루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Cyber라는 단어에 대하여 웹
스터 사전은 “인간의 제어체제나 기능 또는 그것들을 대체하는 기능 또는 그
것들을 대체하여 활용할 수 있는 기계적 체제에 관한 연구”라고 풀이하고 있
으며, Cyber Space는 “가상현실”, “제2의 공간”, “3차원 몰입환경”, “유사현
실”, “원격존재” 등 다양한 용어로 불려지기도 한다.
현재 성결대학교 실천신학 교수인 전요섭 박사는 이 책에서 컴퓨터의 괄목할
만한 성장배경을 프롤로그에서 간단히 설명하고, 이러한 현실을 목회학적으로
는 어떻게 접목시킬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특별히 사이버 문화를 배경으로
한 심리를 집중적으로 다룸으로써 목회상담적 치유방법을 탁월하게 풀어내고
있다.
기독교와 신학 그리고 목회의 차원에서도 사이버 세계의 도래는 실제적인 도
전이며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드려지고 있으며, 사이버를 활용하는 목회유
형가운데, 사이버 상담은 중요한 상담의 한 유형이 될 것임을 미리부터 간파
한 저자는,
“한국교회는 목회상담학은 있지만 목회상담은 없다”는 다소 자조
(自嘲)적인 주장이 있음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역설한다. 이에 대한 증거
로 저자는 목회상담강좌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리지만 정작 각 교회 상담실에
는 사생활 노출을 꺼리는 경향으로 인하여 내담자가 별로 없다는 사실을 지적
하면서, 앞으로는 익명성이 보장되는 사이버 상담이 목회상담유형의 주축으
로 자리매김하면서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사이버 문화와 심리적인 관계성에 있어서 저자는 긍정적인 측면으로 개방성
과 축소성, 평등성, 비대면성과 편리성, 다양성, 익명성을 들고 있으며, 부정
적인 측면으로는 조급성, 도피성, 중독성, 혼란성, 결핍성과 과잉성, 이중
성, 유동성, 환각성 등을 비교적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또한 사이버 목
회와 관련한 교회의 상황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이 책은 내담자가 상담
을 통해서 변화되어 그리스도를 닮아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 최종 목표임을 강
조하면서, 이를 위한 올바른 사이버 목회상담의 방법론 수립이 선행되어야 함
을 강조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제 사이버 세
계는 피할 수 없는 현실세계의 한 방편으로써 목
회와 목회상담도 예외 없이 사이버 영향권에 있어서, 신학 및 목회 전 분야
를 긴장시키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하에서 사이버 세계에 대한 무조건적인 긍
정적 태도나, 일방적인 부정적 태도는 도리어 갈등과 혼란만을 자초하게 됨으
로 이에 대한 올바른 신앙적 가치관을 형성함으로써 사이버 공간에 대한 기독
교적 안목과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
면 사이버에 대한 기술적 설명에 많은 분량을 할애함으로써, 정작 목회상담
과 관련한 진지한 접근이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러나 인간의 만남
의 중요성이 기계를 통해 왜곡될 수도 있음을 우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
이버 공간 활용의 유익이 분명히 있음을 적나라하게 지적하면서, 목회상담에
접근시키려는 저자의 노력이 돋보이는 저서로 평가되어 상담에 관심 있는 분
들의 필독을 권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