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창립 30주년이 넘었다면_김수흥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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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창립 30주년이 넘었다면

 

< 김수흥 목사 · 합신초빙교수 >

 

“기도와 말씀에 전념하지 않는데서 문제 발생해”

 

교단 설립 30주년이 넘었다면 배나 더 기도하고 말씀 전하는 것을 전무(專務)해야 할 것이다. 신앙이 불같았던 2,000년 전 초대 교회들도 설립 30주년이 넘어가면 이런저런 문제점들이 생겨난 것을 볼 수 있으니 말이다. 물론 30주년 이전에도 문제가 한두 가지씩 생기는 것은 사실이고 또 세월이 지나면 지날수록 문제가 더 크게 생기는 것이 사실이었다.

 

에베소교회는 주후 53-58년 어간에 바울 사도에 의해 세워진 교회였으나 대략 40년이 지난 주후 95-96년 경 요한 사도는 그 교회에 편지를 보내면서 사랑을 잃어버린 교회라고 신랄하게 책망을 했다(계 2:1-7).

 

빌립보교회는 바울 사도가 2차 전도 여행 때 세운 교회였는데 바울은 주후 62년경 로마에 투옥되어 빌립보 교회에 편지를 쓰면서 ‘내가 유오디아를 권하고 순두게를 권하노니 주 안에서 같은 마음을 품으라’고 말할 만큼 균열이 생겼었다.

 

히브리서 수신자들 교회도 문제가 많이 드러났었다. 히브리서 수신자 교회가 로마교회였는지(Westein, Alford, Zahn, Nestle, Moffat, Goodspead) 또 혹은 예루살렘 교회였는지(Westcott, Ramsay, C. H. Turner, Thiessen) 또 혹은 다른 교회(사마리아의 수가교회, 알렉산드리아교회, 안디옥교회)였는지는 확인할 수는 없으나 어느 단체에 보내진 것만은 확실하다. 히브리서에 ‘너희’라는 말이 많이 나오는 것을 보면 어느 단체에 보내졌음을 알 수 있다.

 

그 단체는 히브리서가 보내질 무렵 유대교로 돌아가려는 사람들이 많았고(히 4:14-6:20), 모이기를 게을리 하는 사람들이 늘었으며(히 10:25), 또 죄에 노출되는 사람들도 많아 징계에 넘겨지는 사람들이 많았고(히 12:4-13). 인도자들에 대하여 순종을 게을리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히 13:7, 17).

 

신앙이 불같았던 초대 교회도 세월이 지나서 이런저런 일들이 생겼던 것을 감안하면 현대 21세기 교회는

더더욱 쉽게 교회나 교단이 어려움에 빠질 가능성이 있음을 짐작할 수가 있다. 성도 상호간의 균열, 싸움, 음란, 부정, 거짓 등 수많은 수치스러운 일에 노출될 위험이 있고, 또 하나님께 대한 신앙과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이 식어서 실제적인 무신론자들이 되기 쉽다.

 

오늘날 많은 보수 교단들이 수많은 문제가 발생하여 세상의 비웃음과 비난을 사고 있는 것을 볼 때 우리 교단도 그런 일이 없으리라고 예단할 수는 없다. 이유는 교단을 창립한지 30년이 넘었으니 말이다. 오늘 수많은 문제들을 노출하는 모든 교회들과 교단들은 자체를 점검하고 바로 서야 할 것이다.

 

혹자들은 교회들과 교단들의 문제를 물질 사랑과 명예 사랑, 혹은 세속주의와 자유주의, 혹은 세상 사랑과 세상 따라 하기에 두고 이것들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으나 그보다는 더 근본적인 문제에서 관찰해야 할 것이다. 사실 우리는 기도하는 일과 말씀 전하는 것을 전무하지 않는데서 문제가 발생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예수님의 사도들은 초대교회에서 가난한 자 구제에 열심을 다했으나 아무리 그 일을 열심히 해도 여전히 한편에서 불평과 불만이 터져 나오는 것을 보고(행 6:1) 사도들은 모든 성도들을 불러놓고 자기들의 잘못을 인정하고(행 6:2), “형제들아 너희 가운데서 성령과 지혜가 충만하여 칭찬 받는 사람 일곱을 택하라 우리가 이 일을 그들에게 맡기고 우리는 오로지 기도하는 일과 말씀 사역에 힘쓰리라”고 말했다(행 6:3-4).

 

이때에 사도들의 말을 들은 온 무리는 사도들의 말이 옳다고 ‘아멘’하고 믿음과 성령이 충만한 사람 일곱 명을 택했다. 그래서 사도들은 자신들이 하던 가난한 자 구제 업무를 집사회에 넘겨주고(행 6:5) 기도하는 일과 말씀 전하는 일에 전무했으므로 하나님의 말씀이 점점 왕성하여 예루살렘에 있는 제자의 수가 심히 많아지게 되었다고 말한다(행 6:7).

 

오늘날 일부 목회자들은 장로들이나 집사들이 해야 할 일들을 맡아가지고 그 일들을 하느라 기도하는 일과 말씀 전하는 일을 전무하지 못하고 파트타임(part-time)으로 시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도자들이 북한을 돕기 위하여 북한을 왕래하면서 많은 시간을 쓰며 혹은 국내에서도 나눔 행사를 하느라 많은 시간을 쓰고 있고 자비량 전도를 한다고 여러 가지 부업을 하고 있다. 이 모든 일들은 하나도 잘 못된 것은 없다. 그러나 기도하는 일과 말씀 전하는 일을 전무해야 하는 입장을 감안하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사실 기도하는 일과 말씀 전하는 일에 전념한다면 성령의 충만함에 이르게 되니 물질을 사랑하는 생각, 명예를 탐하는 마음, 음란한 마음, 세상 사랑하는 마음, 세속을 따라가는 마음 같은 것은 아예 머리에서 멀리 떠나게 되고, 오직 주님 사랑하는 마음, 성도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배를 받게 된다.

 

이제 교단 창립 30년이 넘었으니 더욱 경성하여 과거보다 더 많은 기도를 하고 또 더욱 열심 있는 말씀 연구와 오직 전도에 전념을 다하는 교회와 교단이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