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속정치에 대한 성경적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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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정치에 대한 성경적 이해

 

세속정치에 대한 성경적 이해라고 할 때 우선 생각할 것은 우리나라의 법으로는 종교와 정치가 분리되어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고 무조건 성경적인 원리를 대입할 수 없으며 따라서 구약시대의 신정정치 형태를 오늘날 모델로 도입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구약시대의 장로는 정치와 종교를 결합한 권한이 있었고 모세 역시 정치가요 신앙의 지도자였다. 이와 달리 정교분리의 국가에서 기독교 국가를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다. 가령 청와대에서 찬송소리가 나는 것은 우리는 좋지만 반대로 불교신자가 대통령이 되어 청와대에서 목탁소리가 우리의 마음을 분하게 하는 것과 같이 바람직하지 않다.

 

한마디로 정치는 매우 중요한 분야이다. 정치의 잘잘못에 따라 국민 전체의 생사가 달린 만큼 기독교인이 정치를 외면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기독교인은 기독교 정신에 입각하여 교육, 경제, 치안, 군대, 의약 및 농상공업 등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분야에 관여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진흙탕이 더러워도 뛰어 들어 나라를 위하여 일해야 한다. 악한 자들과 싸우기 싫다고 정치를 외면하는 것은 자기 안녕을 위하여 책임을 도피하는 안일한 생각이다.

 

그러나 교회가(목사가 앞장서서 주축이 되어) 정치에 깊이 참여할 때 그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본분을 이탈하는 것이다. 목회와 정치를 같이 하는 것은 주님의 뜻에도 어긋날 뿐더러 현 정치와 교회의 조직 자체가 허락하지 않는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다. 그리스도의 나라를 위하여 고난을 받으며 죄악과 싸워나가는 영적인 나라이다.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아니하였다는 주님의 말씀은 분명히 선을 그어놓고 있다. 목사의 할 일은 주님이 맡겨주신 그리스도의 나라를 위하여 힘쓰는 것이다.

 

히틀러 지배 당시 본회퍼가 나치독재와 싸우다 감옥에서 죽었다는 것은 그 나름대로 의미는 있으나 본회퍼 목사의 죽음은 순교가 아니다. 목사가 해야 할 영적인 일을 영적으로 죽은 자가 할 수는 없는 일이다.

 

목사는 자기 영역을 벗어나서는 옷을 벗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하면 주님은 다른 사역자를 찾으실 것이다.

 

예수님 당시 세속에 물든 유대 지도자들이 많았지만 일꾼이 없으니 잃어버린 양을 위해 아버지께 기도하여 일꾼을 보내어 달라고 기도하라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지 않으셨던가? 오늘날 목회현장은 정치현장 못지 않게 위기의 시대이다.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는 시대에 우리는 우리 자신을 걱정해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