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목회의 재고_고경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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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목회의 재고

< 고경태 목사 주님의교회 >

“구원의 감격과 믿음의 정진에 더 분발했어야”

어느덧 교회에서 사역한 지 10년을 넘어서는 목회 초년병이 되었습니다. 
1999년도에 목사의 임직을 받고서 비록 규모가 작은 교회이지만 꾸준히 목
회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교회와 경제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목회 현
장에서 많은 것을 느꼈다고 여겨집니다. 

어느덧 목회 10년을 넘기게 돼

앞서 가신 선배님들의 수 십년의 경륜에는 미치지 못하는 미흡한 것이지만 
지난 10년이란 세월은 작은 세월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10여년의 목사로
서 생각되는 것은 “목회라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구나”였습니다. 그러면서
도 “목사로서 나의 아들이 목사가 되었으면 좋겠구나” 하는 아이러니도 있
습니다. 

목사는 하나님께 받은 소명입니다. 그럼에도 목회 현장에서는 수 많은 질고
와 난관을 당하게 됩니다. 아무리 성심껏 사역하기를 원하고 진실되게 사역
하기를 원해서 사
역의 굴레는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옆에 있는 사역자들은 
쉽게 사역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오는 것이 목회 허무와 침
체 그리고 탈진입니다. 

그래서인지 사역의 10년의 단계에서 ‘허무’를 느꼈지 않나 싶습니다. 열심
히 달려왔지만 무엇하나 이룬 것도, 잡은 것도 없는 허송세월에 허무감이 왔
습니다. 이제 어디로 어떻게 가야하나 우려도 그만큼 커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는 중에 목회의 대선배인 칼빈의 일대기를 일독하게 되었습니다. 할세마
(Thea B. Van Halsema)의 책, ‘이 사람 존 칼빈’(성약 발행)입니다. 그렇
게 위대한 사역자였던 칼빈이 신학자가 아닌 교회의 사역자로서 그려진 전기
였습니다. 

칼빈은 원하지 않았던 제네바에서 심한 고통 중에서 사역을 하였습니다. 그
리고 제네바 교회에서 추방을 당했습니다. 칼빈에게 제네바의 추방은 행복
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제네바에서 다시 청빙을 했고, 결국 칼빈은 험한 
제네바에서 생의 마지막까지 사역을 하게 됩니다. 
조용하고 내성적인 사람을 험악한 제네바로 인도하신 하나님 앞에 신실하고 
역동적인 사역을 펼친 칼빈의 모습에서 그리고 험한 
사역의 현장에서 더 깊
은 독서와 연구 그리고 동역자와 교제 활동을 해야 한다는 도전을 받았습니
다. 
그러는 중에 성경에 나타난 사역자들도 고난의 환경에서 사역하였고 변함없
는 충성을 가진 것이 실감나게 느껴졌습니다. 선지자들 또한 백성에게 모멸
과 험난한 사역의 길이었습니다. 사도 바울은 사역의 현장에서 수 없는 매맞
음과 추방과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도 역동적인 사역을 이루었습니다. 
결국은 소아시아에 교회의 자리를 세웠고, 로마에 이르러 서바나까지 복음
의 과업을 완성하였습니다. 칼빈 역시 험악한 제네바에서 결국은 사역의 완
성된 모습을 이루었습니다. 믿음의 결국은 의인의 승리임을 선배 사역자들
이 보여주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평안하고 융숭한 사역의 현장을 기대했는지 스스로 질
문을 해보았습니다. 성경적인 사역을 기대한다 하면서도 너무 자의적인 기대
였다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왜 환경이 갖추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
리스도의 나라를 이룰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도 점검해 보았습니다. 결국은 
구원의 감격과 믿음의 정진이 부족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칼빈의 후예로
서 끊임없는 경건으로 성경과 신학을 연마해야 한다
고 마음을 다졌습니다. 그리고 칼빈 선생님을 비롯해 목회 사역의 대 선배들
의 모습에는 비록 이르지 못할지라도 주님 앞에서 신실한 사역자의 모습으
로 다시 서기로 다짐을 해봅니다.

실력 연마가 목회의 관건

아마도 비슷한 생각을 하는 동역자들도 있을 것입니다. 모두가 공감했을 터
이지만 결국은 자기 자신이 실력을 기르고 연마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가
를 돌아보게 되었을 것입니다. 앞으로 또 다시 10년을 보낸 후에는 이런 면
에서 후회없기를 더불어 다짐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