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내는 사회, 책임지는 사회_이승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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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내는 사회, 책임지는 사회

이승구 교수·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역사의 판단 앞에 선다는 자세 가져야”

작금의 현실 가운데 우리 사회가 두 가지 방향으로 나가 주었으면 하는 염원
을 강하게 갖게 된다. 
그 하나는 책임지는 사회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점이다. 커다란 정책이든
지, 사소한 일이든지 책임지는 이들이 없고 오히려 다른 이들이 책임을 지
는 현실을 보면서 많은 한국인들의 마음 가운데 강하게 부각된 것이 바로 책
임 사회를 향한 염원이다. 

책임 사회 구축해 나가야

정작 책임져야 할 사람이 ‘책임진다’는 말 한마디로 모든 것을 무마하려
고 할 때 국민 전체가 바르게 보고 판단하지 않는다면 정작 책임을 지지 않
는 당사자들에 대하여 지나치고 마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때문에 온 국민
을 향하여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 심도 있게 바라보고 잊
지 말아야 한다. 
나아가 책임을 어떻게 감당하느냐 하는 것이다. 그저 책임진다
는 말만으로
는 부족한 상황 가운데서 온 국민들은 역사의 판단을 내리는 자세로 기다리
고 있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에 있어서 일단 가장 중요한 문제는 다음의 중요한 정책 결정을 어
떤 식으로 하느냐 하는 것이 될 것이다. 
과연 온 국민과 이 나라의 미래를 위한 결정을 하는지, 아니면 단기적인 당
리당략이나 개인의 명예나 기호를 중심으로 판단하는지가 이 문제에 대해서 
판단할 수 있는 일종의 시금석 구실을 하리라고 생각된다. 
또한 이런 책임을 지지 않는 사회 속에서 책임 사회로의 주장을 하는 이들
의 등장을 우리는 주시해야 한다. 문제는 이것도 참으로 책임을 지기 위해 
민족과 국가를 위한 소리인가, 아니면 기득권을 가지지 못한 이들이 힘을 결
집해 내는 소리인가 하는 것이다. 
그것은 앞으로 이런 소리를 낸 이들의 추후 행동 여부에 따라 그들이 과연 
어떤 마음으로 이런 소리를 냈는가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
서 국민들은 다시 차분하게 그들의 행동과 삶의 방향을 주의해 볼 것이다. 
이 일에 대해서 언론이 중요한 역할을 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어느 정도 힘있는 소리가 나올 때만 
그들의 소리를 드러내려 하지 말고, 바
르고 옳은 것은 아무리 작은 이들이 내는 소리라도 잘 드러내 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때 언론이 제 기능을 다하는 것이 될 것이다. 
이 사회가 진정 발전하려면 모든 사람들이 각기 자기의 소리를 내야 할 것이
다. 일단은 그 소리들이 들리고, 잘 어우러지고, 그래서 일정한 방향을 향
해 나가고, 그 방향이 참으로 바른 방향일 때 우리는 바른 방향을 찾아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주어진 상황 가운데서 우리의 느낌
과 마음을 드러내고, 소리를 발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소리내는 과정에서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 소리냄이 나 자
신이나 좁은 의미의 우리만을 위한 소리인가 하고 말이다. 만일 그렇다면 그
것은 참된 소리가 아니고 소위 NIMBY(Not In My Back Yard)를 외치는 소리
가 될 것이다. 
그런 소리들은 점차 사라지고 우리 모두의 참된 의미에서의 공존과 번영을 
위한 소리들이 이 세상에 많아질 때에 이 사회는 좀더 밝아질 것이다. 
그리고 책임지는 사회와 여러 소리가 나서 어우러지는 사회는 결국 나아가
는 방향이 같은 것이다. 소리를 내는 이들은 그 소리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
니 말이다. 

공존 번영 함께 도모해야

우리는 악보를 잘 읽지 못해서 두려움 가운데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는 비겁
자와 음치후보생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그러나 도처에 우리들을 일
깨우는 등대들이 있어서 그렇게 비관적으로만 생각하지는 않을 수 있을 것이
다. 이 사회의 앞날이 걱정된다. 이것이 기우로 그쳐질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