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지 않는 물은 썩는다
장덕만 목사_동암교회
여름만 되면 더위에 지친 이웃들을 더욱 짜증나고 괴롭게 하는 존재가 있
다. 바로 모기를 비롯한 해충들이다. 극성스럽고 해롭기 그지없는 모기떼와
뗄 레야 뗄 수 없는 발원지가 있다. 바로 불결한 물웅덩이들이다. 공사장이
나 물가에 방치된 웅덩이에 고인 물들은 모기와 같은 해충의 요람이기도 하
다.
고인 물은 온갖 해충의 온상
웅덩이는 고인 물을 통해 썩은 물을 제공하고, 모기는 이러한 썩은 물을 요
람으로 삼는다. 애초에 썩은 웅덩이가 형성되는 것은 물이 고이기 때문이
다. 흐르지 않는 물은 썩게 되어있고, 물이 썩으면 온갖 불결한 해충들이 그
곳에 꼬이게 되어있다. 비단 이러한 이치는 자연에만 적용되는 것일까? 그렇
지 않다. 개인과 교회의 믿음과 삶에 적용해 볼 만한 이치이다.
그리스도인은 은혜를 받아 생명을 누리며 살아간다. 받지 않고는 살 수 없
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이다. 그러나 받은바 은혜를 나누지 못하는 것
은 받
은 은혜에 가장 해로운 것이기도 하다. 하나님의 말씀은 그리스도인의 정체
성을 “증인”이란 말로 규정하였다(행 1:8). 성령의 권능은 “증인”된 삶
의 동력원이 된다. 받은바 은혜를 증거하고 나누며 사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본분이다. 은혜를 내 속에 고이 감추고, 은혜를 타인과 나누지 못할 때, 은
혜는 은혜로 누려질 수 없다.
그리스도인은 진리를 세상에 전해야 한다. 그리스도인을 증인이라 표현함은
증언함을 받을 대상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주님께서 승천하시며 성령
을 약속하신 본질적 목적 가운데 하나이다. 성령은 우리를 증인 삼으시려 오
셨다. 우리를 구원하시고 우리의 구원을 죽어가는 이웃에게 전하게 하시려
성령께서 권능을 주신 것이다.
우리가 진리만을 전한다고 해서 다 된 것은 아니다. 교회는 사랑을 나누어
야 한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셔서 독생자를 보내주셨다(요 3:16). 성
경은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야기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을 먹고산
다. 그리고 그것을 나눔으로 사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복음의 배타성으로 인해 기독교를 비판한다. 그러나 그리스도
의 유일성과 오직
그를 믿는 믿음으로 구원받는 진리는 타협할 수 없는 진리
이다. 진리를 알지 못하는 불신자들에게 이 진리를 받도록 만드는 것은 희생
적인 사랑이요, 성령으로부터 흘러나온 사랑이다. 이 사랑이 없다면 불신자
들에게 그리스도의 유일성을 전할 수 없다.
복음을 설득하기 위한 논리를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복음을 설득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 정당한 방법은 내 삶을 통해 그리스도의 사랑을 드러
내는 것이다. 사랑으로 복음을 설득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그들을
향한 영혼 사랑과 진실된 삶의 자세로 본을 보여야 할 필요가 있다. 진실된
마음으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모든 것을 동원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자
들과 좋은 것을 나누어야 한다.
교회에 부여하신 영적 에너지는 순환되어야 한다. 나누어져야 한다. 주님께
서 부어주신 영적 자원과 물적 자원이 교회안에 갇혀 나눔을 통해 소통되지
않으면 교회는 부패하고 썩게 되는 것이다. 오병이어의 기적을 상기해 보아
야 한다. 한 소년이 가져온 물고기 두 마리, 떡 다섯 덩이가 나눔을 위해 주
님께 드려졌을 때 5000명을 먹이고도 남음이 있었다. 나눔은 손실이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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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사랑은 나눌수록 배가되며 교회는 나눌 때 하나님의 역사가 나타나게 된
다.
나눔속에 하나님역사 나타나
한국 교회가 진리와 사랑을 성실히 나누는 삶을 살아 복음과 사랑을 세상으
로 흘려 보낼 수만 있다면 많은 영혼이 돌아올 것이며, 교회는 주의 영광으
로 더욱 충만하여 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