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선교사들은 조금만 잘 해줘도 계속해서 달라붙는다!” _김명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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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선교사들은 조금만 잘 해줘도 계속해서 달라붙는다!”

김명혁 목사_강변교회

나는 지난 주 월, 화, 수 3일 동안 태국에 머물면서 태국 현지인 사역자들
과 한인 선교사 등 50여명과 친밀한 교제와 나눔의 시간을 가졌다. 

오랜만에 갖게 된 제자들과 만남

김정웅, 김중식, 김동건 등 주태 한인 선교사들은 자신들이 한국 사람들임
을 잊은 채 그리고 한국 사람들이 당연히 누릴 수 있는 편안한 삶을 포기한 
채 태국 사람들과 함께 살면서 저들의 삶 속에 깊숙이 뿌리를 내리고 있었
다. 21명의 태국인 고아들을 친자식처럼 사랑으로 키우고 있는 이순교 선교
사의 모습은 선교사가 지녀야 할 모습 그 자체였다. 
필리핀에서 원주민 사역을 주로 하고 있는 한인 선교사들 20여명이 태국 촌
부리 선교센터를 방문해서 이틀 동안 함께 지내면서 말씀과 은혜와 사랑을 
나누었는데 저들이 얼마나 좋아하고 즐거워하고 감동하는지 그 모습이 애처
롭기까지 했다. “지치고 지쳤
는데 새 힘을 얻었습니다.” “고민하던 문제
들이 해결되었습니다.” 
수요일 점심 시간에 50여명을 데리고 바닷가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대접했더
니 너무너무 좋아했다. 필리핀 선교사들은 나에게 다가와서 필리핀에 꼭 와
서 말씀과 은혜를 전해 달라고 신신 당부했다. 촌부리 선교센터를 떠날 때 
김정웅 선교사는 내가 촌부리에 와서 촌부리 센터의 대표와 앞으로 세워질 
촌부리 대학의 총장이 되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모두가 그저 감사하고 
또 감사한 것뿐이었다. 조금 잘 해주었을 뿐인데 선교사들은 계속해서 달라
붙는 것이었다. 
태국에서 3일 간의 사역을 마치고 2일 간의 필리핀 방문을 하고 돌아왔다. 
선교사들을 만나 위로와 사랑의 손길을 펴기 위함도 있었지만 ‘손자와 할아
버지의 사랑 이야기’를 이어가기 위함이었다. 목요일 오후부터 토요일 아침
까지 손자들은 할아버지와 친밀한 ‘사랑의 재회’를 마음껏 즐겼다. 수혁이
와 동혁이는 할아버지와 셋이서 호텔 방의 한 침대에서 함께 자면서 한 달 
동안의 이별의 아쉬움을 달랬다. 
생 후 1년 7개월 된 수혁이는 ‘하부지’가 자기 곁에 있는 것을 알고는 
‘하부
지’를 꼭 안고 잠을 잤다. 호텔 식당에서 식사를 할 때는 전에 하던 
대로 할아버지 무릎에 앉아서 음식을 먹었다. 호텔 방에 있을 때는 ‘하부
지 와봐’라고 하면서 내 손을 잡아끌고 이리저리 다녔고 ‘안아, 안아’ 하
면서 나에게 안겼다. 
금요일 저녁에는 바울 선교회 소속 선교사들과 합신 제자 선교사들 40여명
을 한국식당에 초청하여 맛있는 저녁을 대접하면서 반갑고 즐거운 시간을 함
께 가졌다. 식사 후 한 시간여 동안 말씀과 은혜를 나누었는데 모두들 위로
와 격려를 받는 것 같았다. 
토요일 아침 할아버지와의 이별의 시간이 다가왔다. 오전 9시 경 호텔 앞에
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떠나려 하자 수혁이는, 한 
달 전 인천 공항에서 그랬듯이, 다시 소리를 내어 울기 시작했다. 울고 있
는 수혁이와 손을 흔드는 동혁이를 뒤에 두고 공항으로 향하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가슴에는 애잔한 아픔과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아이들과 선교사들은 조금만 잘 해줘도 계속해서 달라붙는다!” 사랑은 기
쁘고 즐거운 것이지만 슬프고 아프기도 한 것이다. 사람은 여러 가지 종류
의 색깔을 지닌 사랑을 주고받으
면서 그 사랑을 몸과 세포에 심으면서 살아
가는 존재인 것 같다. 나는 여러 종류의 색깔을 지닌 사랑을 여러 종류의 사
람들에게 진하게 심어주면서 살고 싶다. 특히 약하고 여리고 슬프고 아픈 사
람들에게 보다 진한 사랑을 쏟아 부으면서 살아가고 싶다. 
토요일 저녁 수지에 있는 집에 무사히 도착해서 필리핀에 전화를 했다. 수혁
이 아빠가 나에게 ‘원망스런 하소연’을 했다. “아버님, 수혁이의 마음을 
그렇게 아프게 하고 가시면 어떻게 합니까? 수혁이는 계속해서 ‘하부지, 하
부지’ 하면서 울었어요.” 

수혁이는 아직도 할아버지 기다려

수혁이를 바꾸라고 했다. 보통 때면 ‘하부지’를 숨이 가쁘게 연발했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울음 섞인 목소리로 ‘안아, 안아’라고 하고는 말을 잊
지 못했다. 사랑은 보고 싶은 것이고 슬픈 것이고 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