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교회가 되지 않게 하소서_이재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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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교회가 되지 않게 하소서

이재헌 목사_대구 동흥교회

작년으로 기억이 된다. 어느 주일에 건장한 젊은이 한 사람이 새 신자로 등
록을 했다. 겉으로 보기에 아주 준수하고 깨끗한 신사였었고, 학생 시절에 
신앙 생활을 하다가 이런 저런 사회적인 핑계로 신앙을 게을리 하였으나 이
제는 새로운 마음으로 제대로 신앙 생활을 해 보겠노라고 믿음직스런 고백까
지 들려주었다. 

겉모습 말끔한 신사에게 속아

감사한 마음으로 차를 나누고 인사를 한 후에 이어지는 3부 예배를 위해 서
둘러 식당으로 가며 다음 주에 만날 것을 약속했다. 그런데 3부 예배가 마치
고 또 다른 모임을 갖고서는 잠깐 쉬려는데 바로 그 젊은 새 신자가 문을 두
드리더니 아주 어렵게 자신의 힘든 처지를 풀어놓는 것이 아닌가? 
이만 저만하여 심각한 한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만 하고 그를 위해 급히 어
느 지역을 가야만 하는데 당장 수중에 가진 것이 없으니 어떻게 하면 좋겠느
냐는 솔직한 듯한 
고백을 털어놓았다. 정황을 충분히 들은 나는 조금의 의심
도 없이 그를 위해 기도해 주고서 급히 호주머니와 서랍을 뒤져서 적은 것이
지만 여비로 해서 그 문제를 해결하라며 얼마를 봉투에 넣어 강권하다시피 
그의 손에 쥐어 주었다. 

그 날 이후 이 새 신자는 다시 볼 수 없었다. 남기고 간 연락처와 주소는 모
두 잘못된 것이었고 후에 들리는 이야기로는 또 다른 교회에서도 거의 유사
한 일들을 겪었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사실을 정확히는 알 수 없다. 그 사
람이 정말 그렇게 딱한 형편에 있었고 피치 못할 사정으로 다시는 그 얼굴
을 드러내지 못했었는지, 아니면 그 모든 것이 단지 하나의 수단이었는지 하
나님은 아실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어느 한 부분에는 어떤 모양으로
든 거짓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온 세상이 거짓으로 넘실거리는 듯하다. 여기를 보아도 저기를 보아도 진실
보다는 그것을 흉내 낸 가짜들의 숫자가 훨씬 더 많은 것처럼 보인다. 너무 
많은 가짜가 있다 보니 이제는 아예 그 가짜들도 부끄러움을 벗어 던지고 제
법 떳떳하다는 듯이 얼굴을 내 밀고 있으니 참으로 놀랍기 짝이 없다. 
그래서 요
즘은 ‘가짜’라는 말보다는 조금 애교스런 말로 포장된 ‘짝퉁’
이라는 말을 사용 더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 어디서부터 시작된 말인지 정
확히는 알 수 없으나 아무튼 이 단어가 끼여들지 않는 곳이 없는 것 같은 세
상이 되었다. 어느 듯 그렇게 진실과 짝퉁은 뒤섞여 있어야 당연한 세상처
럼 되어 버렸다. 
심지어 다른 사람들이 자기의 브랜드를 짝퉁으로 만들어서 파는 것을 보고
서 오히려 마케팅의 호재로 알고 그것을 역이용하는 기발함까지 생겨나게 되
었으니 이것을 여유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자포자기라고 해야 할지 혼란스럽
기까지 하다. 

이런 달갑지 않은 세상의 물결이 교회라고 그대로 그 성역을 지켜줄 리가 없
다. 찬양, 교육, 친교, 심지어 말씀에까지도 짝퉁의 위력은 가히 위력적이
다. 하기야 2천 년 전부터 이런 짝퉁들이 교회를 혼란스럽게 하는 일들이 많
았기에 성경을 기록한 사도들도 수 차례에 걸쳐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하고 주
의를 당부하는 것을 말씀을 통해서도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역사와 전통을 가진 짝퉁이라고 해서 그대로 두고 볼 수만은 없지 
않은가? 진실의 핵을 잃어버린 짝퉁 교육과 짝퉁 사
랑이 얼마나 많은 짝퉁 
신자들을 양산해 내고 있는가? 어쩌면 우리 속에서도 이제는 진짜와 짝퉁을 
구별하기가 어려운 부분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 아닐까? 

짝퉁 신자들 양산되고 있어

교회가 짝퉁이 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재앙이다. 그것은 모든 것
의 마지막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진실을 사수해야 할 부분이 어
딘가를 돌아본다. 말씀이 선포되고 은혜가 시작되는 강단과 그 곳에서 선포
의 사명을 맡은 내가 먼저 짝퉁이 되지 말아야 하겠다. 짝퉁 목회자에게서 
짝퉁 교인이 나오는 것은 분명한 이치이다. 우리 주님은 진리 그 자체이시
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