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특공대 vs. 생명특공대_이은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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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특공대 vs. 생명특공대

이은상 목사/ 동락교회

한창 불꽃을 튀기고 있는 이라크 전쟁에서 이라크군과 아랍권 지원자들의 자
살공격으로 미영 연합군에 초비상이 걸린 듯했습니다. 이를 이유로 연합군은 
민간인에 대한 살상을 정당화시키고 있으며 이에 맞서 아랍권의 자살공격조 
지원자는 더욱 늘어갈 예상입니다. 문제는 ‘한 사람의 테러리스트가 다른 한 
편에서는 자유의 천사다’ 라는 말처럼 이런 이중적 잣대로 인한 피해는 결국 
사람에게로 돌아간다는데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런 상황을 만
든 쪽이나 이런 상황에 극단적으로 대처하는 쪽에 상관없이 이 문제가 수많
은 생명과 관련되어 있다는 점에서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관점
은 먼저 ‘대체 무엇이 자살공격자로 만드는가?’ 입니다. 

자살공격에 대한 원조를 생물학계에서는 ‘이타적 유전자론’에서 찾습니다. 종
족보존 본능이 전부이다시피한 동물은 적으로부터 한 개체가 살아남기 위한 
생존경쟁의 방
편으로 자살공격이 사용된다는 것입니다. 가령 자연계에서 자기
군락을 보호하기 위해서 동반자살을 꾀하는 동물로는 벌이나 침개미를 들 수 
있는데 이들은 여왕과 일꾼, 수컷의 할 일이 각각 따로 있어 적이 침입하면 
병정임무를 맡은 벌이나 개미가 나서서 자신의 내장기관이 함께 뽑혀나가 죽
게되는 것을 알면서도 독침을 적의 몸에 꽂고 장렬하게 산화한다고 합니다.

여기에서 아랍테러리스트들의 행동도 이슬람 종족 전체의 이익을 위해 개인
을 희생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그런가하면 자살공격을 민족
주의나 애국심에서 그 동기를 찾기도 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일본 가
미카제 특공대와 스리랑카의 반군조직 타밀엘람호랑이(LTTE), 체첸의 반군게
릴라가 그 예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이라크전에서는 양상이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주목할 것은 이번 
이슬람 자살특공대는 종교, 그것도 그들의 사후세계에 대한 교리가 그 동기
가 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들의 종교적 기반은 코란에 명시되어 있는 지하
드(聖戰)에 있습니다. 지하드에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자기정화
를 위한 스스로의 싸
움이고, 두번째는 이슬람 가치를 훼손하는 적과 상대해 
싸우는 외부와의 전쟁입니다. 그런데 자살특공대를 조직하는 이슬람 급진세력
들은 ‘지하드 도중 죽으면 천국으로 직행한다’는 교리로 그 세력을 모으고 있
다는 것입니다. 이슬람 편에서는 자살특공대가 곧 순교특공대인 셈인 것입니
다. 

우리는 여기서 기독교인으로서 한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종
교적 신념, 즉 교리가 주는 힘이라는 것입니다. 교리란 ‘어떤 사람이 무엇을 
믿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일 것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 교리가 
궁극적으로 인생을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기독교에서 가장 크게 인
생의 전환점을 줄 수 있는 교리가 무엇일까요? 그것은 당연히 기독교의 두 기
둥이라 말할 수 있는 십자가와 부활일 것입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하나님의 
교회는 점점 이런 교리로 인한 삶의 능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이슬람의 지
하드는 수많은 생명을 앗아가는 잘못된 교리인 반면 부활의 교리는 수많은 생
명을 살릴 수 있는 진리인데도 말입니다. 그것은 그동안 우리가 부활의 교리
에 대한 믿음이 느슨해졌다는 증거인 것입
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부활을 통한 본향에 대한 비젼제시, 즉 사후세계에 대
한 선명한 신자의 삶이 흐려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부활의 교리에는 분명 현
재적 하나님나라(이미)와 미래적 하나님나라(아직)에 대한 긴장관계가 있습니
다. 그런데 한국교회는 언제부터인지 현재적 하나님나라만을 강조하게 되었습
니다. 물론 이런 反轉으로 사회참여와 성화에 큰 공헌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현재적 하나님나라에 대한 지나친 강조가 신자에게 천국
에 대한 소망을 도외시하게 했고 그 결과 미래에 관심이 없는, 혹은 미래를 
두려워하는 현실 중심적, 이생 중심적 신앙으로 변하게 했다는 것입니다. 심
지어 세상으로부터 악한동무들(고전15:32-33) 이란 비방의 말까지 들을 정도
입니다. 

그렇다면 부활절에 우리가 외쳐야할 메시지가 무엇일까요? 칭의와 성화도 중
요하지지만 지난날처럼 영화 즉, 죽음 이후의 세계를 외쳐야 한다고 봅니다. 

기쁨으로 삶은 계란을 깨면서도 자신의 옥합을 깨지 않으려 하고, 자기 몸이 
깨질까 염려하는 이생 중심적 그리스도인들이여, 바다건너 사막의 자살특공대
들까지도 
살릴 수 있는 부활의 능력을 가지고 생명의 특공대원으로, 주님을 
위한 순교자로 몸을 불사르지 않으시렵니까? 이는 너희의 수고가 주안에 헛되
지 않을 줄로 앎이니라(고전15: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