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와 교회정치
우종휴 목사_황상교회,생대위 위원장
“교회의 왕이신 그리스도의 영광을 높이 드러내어야”
올해는 칼빈 탄생 5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칼빈을 기념하기 위해 우리나라
의 장로교단들이 여러가지 기념행사를 했습니다. 우리 교단도 칼빈주의, 칼
빈의 사상을 귀하게 여기고 그 이름을 자랑스럽게 말합니다. 우리 합신 교단
만이 아니라 한국의 장로교단 대부분이 그러할 것입니다.
칼빈 탄생 500주년에 열리는 총회
9월에는 대부분의 장로교단이 총회로 모이는 달입니다. 그래서 이 날은 교회
정치의 꽃들이 만발하는 때라고도 할만 합니다. 모름지기 교회정치란 그리스
도의 왕되심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교회나 노회, 나아가
전국 교회의 대표자들이 모인 총회에서 의논하고 결정하는 일이 교회의 왕이
신 그리스도의 영광을 높이 드러내는 것이 바로 교회정치여야 합니다.
우리 교단은 교회의 권위, 즉 교회의 왕이신 그리스도의 권위가 아닌 교직자
들의 권력욕으로
더렵혀진 교회정치를 개혁하자고 부르짖으며 태어났습니
다. 내년이면 교단 설립 30주년이 됩니다. 차제에 우리 교단의 정치는 어떤
모습인지 잘 살펴보아야 하겠습니다.
정치라는 말이 교권주의자들 때문에 때가 많이 묻어 그 말을 사용하기조차
어렵게 되었습니다. ‘사랑’이라는 말이 고귀하지만 그 말을 그릇되이 쓰
는 사람들로 말미암아 추악하게 되기도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칼빈은 교회 개혁을 위해 맨 처음 교회법을 만들었습니다. 우리 교단도 좋
은 헌법이 있습니다. 총회는 성경에 근거하여 제정한 헌법에 따라서 전국 교
회의 치리에 수종듭니다.
교회 헌법은 성경에 근거하여 만들어졌기에 성경해석의 결과라고 합니다. 성
경은 무오하지만 그 해석에는 오류가 있을 수 있고, 성경은 완전하지만 그
해석은 불완전하기도 합니다. 헌법을 수정할 수 있게 한 것은 그것을 중하
게 여기지 않아서가 아니라 성경을 해석하는 우리들의 연약함 때문일 것입니
다.
전국의 교회가 신앙을 고백하는 대로 주 안에서 하나됨을 잘 지키기 위해서
는 헌법의 정신에 따라서 동일한 치리를 행해야 합니다. 헌법에는 신조, 요
리문답, 권징조례,
예배모범이 들어 있습니다. 교회의 직분자들은 임직 때
헌법을 잘 지킬 것을 서약하였습니다. 넓은 의미로는 교인이 될 때에도 이
와 같은 서약을 했습니다.
헌법뿐 아니라 총회에는 규칙도 있습니다. 그것도 잘 지켜야 합니다. 모든
회원이 동의하는 경우 일시 정지가 가능하지만 그런 일이 가급적 발생하지
않도록 잘 다음어 가야 합니다.
우리가 교회에서 신조, 요리문답, 정치, 권징조례와 예배모범 등 교회헌법
을 잘 배우고 가르쳐서 우리 주님의 왕되심을 밝히 드러내어야 합니다. 그러
나 오늘날 우리들이 교회법을 얼마나 사랑하며 귀하게 여기고 있는지 장담
할 수 없습니다.
교회 바깥 세상에서 법을 무시하는 풍조가 교회 안으로 스며들까 두렵습니
다. 작은 규칙이라고 무시하거나 헌법을 존중하지 아니하는 태도가 혹시 성
경을 존귀하게 여기지 않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염려되기도 합니
다.
총회 헌법이나 규칙뿐 아니라 총회 결정도 존중해야 전국 교회의 연합은 공
고하게 될 것입니다. 총회의 결정이 신앙 양심의 자유에 반하지 않는다면 최
선을 다해 따라야 합니다.
총회는 지교회의 모든 것을 주장하지 못하도
록 헌법에 명기되어 있습니다.
총회가 교회의 자유를 침범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지교회가 그 자유를 그릇
되게 사용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우리 교단이 개혁을 부르짖은 것은 그릇된 교권주의를 버리고 교회의 권위,
즉 그리스도의 권위를 세우는 것입니다. 주님의 왕되심이 드러날수록 총회
나 노회나 당회의 권위 또한 인정될 것입니다.
주님의 왕되심을 높이 드러내어야
지교회에서나 노회에서나 총회에서 주님의 이름이 높임을 받고 주님을 사랑
하는 전국의 교회들이 함께 기뻐할 수 있는 복된 총회가 되도록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복주시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