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과 평등_남웅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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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과 평등

남웅기 목사, 대구 바로선교회

“평등은 교회 공동체의 가장 기본적 윤리 개념” 

사울 시대가 끝나갈 즈음, 다윗은 블레셋 아기스 왕에게 몸을 의탁했습니
다. 다윗의 망명지는 블레셋의 시글락 성읍이었습니다. 다윗의 부재중에 아
말렉 사람들이 시글락을 침공, 성읍을 난장판으로 만들면서 다윗의 아내를 
비롯한 많은 아녀자들을 끌고 갔습니다. 

아말렉 침공을 받은 다윗 공동체

이 소식을 들은 다윗과 그의 군사들은 아말렉을 추격합니다. 브솔 시내에 이
르자 200명이 피곤에 지쳐 낙오합니다. 다윗은 200명에게 소유물을 지키도
록 명한 후 나머지 400명만 데리고 추격에 나섰고, 놀랍게도 400명 군사로 
아말렉 대군을 물리칩니다. 물론 하나님의 강권적인 도우심이었습니다. 
이제 다윗과 군사들은 많은 전리품을 갖고 브솔 시내로 돌아왔습니다. 그런
데 브솔 시내 남아있던 200명은 전쟁을 치르고 온 동료 400명을 환호하며 반
겼으나, 전투를 마치고 개선한 400명에겐 남아 있던 200명이 전혀 
반갑지 않
았습니다. 목숨을 내 걸고 얻은 전리품을 브솔 시내에서 쉬고 있었던 200명
과 나누게 될 것을 생각하니 갑자기 저들이 미워졌습니다. 그리고 전리품 분
배에 대한 논쟁이 발생했습니다.
이때 다윗의 호소가 결정적인 기준이 되었습니다. “여호와께서 우리에게 승
리를 주셨는데 우리가 이러면 못 쓴다. 전쟁에 참여했던 자의 몫이나 소유
물 곁에 머물렀던 자의 몫이나 동일하게 분배하자”고 다윗이 제안했습니다. 
결국 저들은 지도자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게 다윗 공
동체의 진면목이었습니다. 
반면에 “전리품을 모두에게 똑같이 나누는 것은 부당하다. 직접 전투 종사
자 400명만 나누도록 하자”고 다윗에게 강력히 주장한 사람들을 성경은 악
한 자와 불량자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삼상 30:22). 
교회는 자신의 정체성을 알아야 합니다. 교회가 하나님 나라의 공동체라고 
한다면, 정말 초대교회로 돌아가고 싶다면 교회는 평등의 본산지가 되어야 
합니다. 평등을 주창하고 평등을 실천하고 평등을 노래할 수 있어야만 합니
다. 경쟁은 강자의 논리일 뿐입니다. 교회는 결코 경쟁을 부추겨도 안되
고, 
자랑해도 안 됩니다. 
교회마다 공동체, 공동체 말하기를 좋아하는데 공동체는 서로가 평등함을 전
제합니다. 능력의 유무도 관계없고, 빈부의 차이도 관계없고, 배움의 차이
도 관계없습니다. 잘난 사람이 잘남을 자랑하지 않고, 못난 사람이 못남으
로 인한 불이익을 당하지 않아야 합니다. 진정한 공동체란 서로 손잡고, 서
로 배려하며 슬픔도 기쁨도 공유할 수 있어야만 합니다. 
그러나 사실 공동체에도 함께 할 수 없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무리 사랑이 
많은 교회라 해도 용납할 수 없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것은 거짓말쟁이입니
다. 서로가 진실을 전제하지 않으면 공동체는 기만공동체가 될 뿐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공동체는 재정의 풍성함이 자랑이 될 수 없습니다. 능력 많음
도 자랑이 될 수 없습니다. 빼어난 성공도 자랑이 될 수 없습니다. 그것은 
경쟁에서의 승리자들만이 노래할 수 있는 자랑입니다. 진정한 공동체는 오
직 서로가 신뢰함을 자랑합니다. 그것은 ‘나만 잘 살겠다기보다는 함께 잘 
살고 싶다’는 평등 정신으로만 가능한 덕목이라 하겠습니다. 
교회는 마땅히 부자와 가난한자가 손잡고 잘난 사람과 못난 
사람이 손잡아야
만 합니다. 그러나 결코 손잡아선 안 될 대상이 있습니다. 진실의 세력과 거
짓의 세력입니다, 진실은 평등을 전제로 하지만 거짓은 경쟁을 전제로 하기 
때문입니다. 
교회공동체에서 평등은 근본 윤리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교회도 무한경쟁의 
대열에 뛰어 들었습니다. 그 결과 경쟁에서의 승자만이 살아남고 경쟁에서 
능력을 인정받아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 잡혀 있습니다.
경쟁과 평등의 논쟁은 역사이래 계속되어 왔습니다. 경쟁은 승자만 살아남
고, 승자만 영광 받고, 승자만 더욱 많이 가지는 구조인데 비해 평등은 함
께 살고 함께 누리는 구조입니다. 

승리의 영광 더불어 함께 누려

세상이 경쟁의 체제라면 하나님의 나라, 하나님의 공동체는 평등의 체제여
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