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목사의 예우에 관하여_김용재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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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목사의 예우에 관하여

김용재 목사_경기서노회 노회장, 하안장로교회

어느 원로 목사님이 이사를 하여 집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인사를 하면서 
“요즈음 어떻게 지내십니까?” 하였더니 “요새 교회를 찾느라 고생이네” 
하십니다. 그 소리를 들으면서 속으로 ‘교회를 은퇴하거나 교회에서 원로 
목사로 추대되어도 갈 곳이 없는 목사가 원로 목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
다.

교회 찾느라 애쓰는 원로 목사님

과연 이것이 어른에 대한 공경이라고 할 수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가정에
서도 어른을 공경하라고 하는데 오히려 어른은 귀찮은 존재같이 되고, 교회
에서는 후임 목회자가 잘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준다고 하면서 자신은 주
일 날 갈곳을 몰라 찾아다니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요. 
어느 원로 목사님은 추대되고 난 다음 주일날 집을 나서는데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르겠다면서 멀리 돌아 후배 교회로 가셨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말
을 들으면서 이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경에 
부모를 공경하라 
했습니다. 문자적으로는 부모지만 확대 해석하면 어른을 공경하라는 말도 포
함될 것입니다.
헤세드 주석에서 ‘부모를 공경하라’는 말은 언뜻 보기에 공경의 대상이 부
모에게만 한정되는 듯이 보이지만, 실제로는 ‘하나님께서 정하신 모든 권위
자’들까지도 포함되는 말이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구약에서 예
언자들과 교사들을 때로는 ‘아버지’라는 호칭으로 부르기도 했기 때문입니
다.
엘리사가 엘리야 선지자에게, “엘리사가 보고 소리지르되 내 아버지여 내 
아버지여”(왕하 2:12)라고 하였습니다. 요아스 왕이 엘리사 선지자에게, 
“엘리사가 죽을 병이 들매 이스라엘 왕 요아스가 저에게로 내려가서 그 얼
굴에 눈물을 흘리며 가로되 내 아버지여 내 아버지여 이스라엘의 병거와 마
병이여 하매”(왕하 13:14)라는 기록을 찾을 수 있습니다.
또한 하나님으로부터 권세를 받은 사람들에게도 부모의 칭호가 주어졌습니다
(창 45:8; 삿 5:7). 바울 사도는 디모데에게 ‘내 아들아’라고 호칭을 사용
합니다(딤후 2:1). 이처럼 ‘부모를 공경하라’는 말씀은 우리로 하여금 사
회 전반에 걸친 하나님의 권위
를 인정하게 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원
로 목사는 부모와 같은 어른입니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는 부모 공경이라는 말을 너무 좁게만 해석하여 교회 
안에서 원로 목사인 어른들에게 그저 생활비나 주면서 그가 어디 가서 방황
하든지 상관없다고 돌아보지 않는지요. 그리고 교적부에 등제 된 원로 목사
는 다른 교회에 등록도 못하고 떠돌이로 신앙 생활을 해야만 한다는 것은 너
무 잔혹한 처사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일생을 주님께 충성한 일꾼인, 그 
능력 있는 일꾼을 사용하지 못하고 교회가 낭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습니다.
진정 덕이 있는 사람은 후임자를 세우면 세워 주었지 결코 골탕을 먹이는 선
배는 없을 것입니다. 시행 착오하는 후배를 돌보아 줄 수 있고, 부족한 부분
을 채워줄 수 있고, 비난받을 때에 방패가 되어서 보호막이 될 수 있는 것
이 어른입니다

든든한 방패막이 되 줄 수 있어

하나님의 말씀에서 교회는 하나님의 집이라고 합니다. “만일 내가 지체하
면 너로 하나님의 집에서 어떻게 행하여야 할 것을 알게 하려 함이니 이 집
은 살아 계신 하나님의 교회요 진리의 기둥과 터이니라”(
딤전 3:15). 하나
님의 집에서 진정으로 어른이 공경 받아 어른 공경의 복된 약속이 이루어지
기를 바라는 것이 지나친 우리의 기우가 아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