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만 낮춥시다
석일원 목사_부림교회, 총회 회록서기
언젠가 총회에 참석을 위해 모 교회를 방문했을 때입니다. 첫날부터 교회의
명을 받은 섬김이 성도들이 줄을 서서 인사를 합니다. 식사시간, 휴식시간
때마다 기다리고 서서 인사를 합니다.
성도들의 섬김 마음에 남아
“안녕 하세요, 뭐든 말씀하세요, 뭐든 시켜주십시오, 도와드리겠습니다.”
모두가 주님의 교회의 명을 받아 주인이 명령하신 대로 마지막까지 섬기는
것을 보았습니다. 어떤 때는 너무 미안할 정도로 섬기는 것을 보고 죄송할
정도였습니다. 이 성도들이 바로 주님의 말씀대로 섬기는 종들이 아닌가 하
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정말 놀라운 감동을 받고 감사했습니다. 그러면서 자
타가 주님의 종들이라고 다 알고 있는 우리 목사들은 어떠한 지 생각해 보았
습니다.
총회나 노회에서 총대들은 성도들의 섬김을 받아 가면서 회의를 합니다. 회
의 중에 총회와 노회를 위해 건설적인 의견을 가지고 의논하고 토론도 합니
다. 더 좋은 방법을 위하
여 격한 논쟁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간혹 너무
지나치게 자기 주장을 강조하면서 격한 어조로 전체를 어렵게 할 때가 있습
니다.
주님이 주인이 아니라 자신이 주인인 듯이 보일 때가 있습니다. 주위에서 섬
기는 성도들에게 부끄러울 정도일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본인은 주님
을 위한다고 하시겠지만, 많은 분들이 볼 때는 주님의 뜻이나 전체의 유익보
다 자기 개인의 뜻과 주장이 너무 강조되는 것처럼 보일 때가 많습니다. 제
자신의 경험이요 후회이기도 합니다.
아무리 자신은 잘한다 해도 그 자리에는 부족하지만 주님의 일꾼들이 모였습
니다. 그 많은 분들의 눈에 좋지 않게 보일 때는 뭔가 잘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세상 사람들이 봐도 기본도 안 되는 모습으로 보일 수 있
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주님의 종들입니다. 내 생각대로 안 되어도 주님이 기뻐하시
는 대로 하기 위해 조금만 자신을 내려놓으면 좋겠습니다. 종이 자기 주장
이 너무 강해지면 종이 아니라 주인이 될 수 있습니다. 주님의 종이라고 하
는 기본만이라도 생각한다면 너무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요. 제 자신을 향한
소원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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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장이 조금 강해질 때면 “나는 주님의 종이다” 하고 자신을 돌이켜 보
아야 합니다. 내가 하는 일, 내가 섬기는 교회가 조금 잘 될 때도 “나는 주
님의 종이다” 고백하면서 자신이 드러나지 않게 내려놓으면 좋겠습니다.
“무엇이든 시켜만 주십시오, 맡겨만 주십시오. 나는 주님의 종입니다. 무익
한 종이 할 일을 한 것뿐입니다”(눅 17:10) 하고 자신을 낮출 수 있다면 정
말 아름다운 주님의 종들의 모습이 총회나 노회에서 나타나지 않을까요?
자신을 종으로 낮출 수 있어야
우리 모두 조금씩만 낮춥시다. 조금씩만 더 섬기는 종이 됩시다. 종의 기본
만이라도 되면 놀랍게 달라지지 않을까요? 섬김으로 시작하여 섬김으로 마치
는 종들이 되면 섬기는 성도들이 부러워하고 자랑하는 총회 노회가 되지 않
을까요?
조금씩만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