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편지
김명혁 목사(강변교회)
나는 “인생은 만남과 나눔과 기쁨”이란 말과 함께 “인생은 편지”란 말
을 자주한다. 성경은 물론 선교와 목회도 만남과 나눔과 편지라고 할 수 있
다. 빌립보교회 성도들에게 보낸 사도 바울의 편지처럼 가슴속에서 우러나오
는 감사와 사랑과 간증과 고백과 권면이 충만하게 담긴 편지도 없을 것이
다.
나는 지난 성탄절 날 설교를 하는 대신 내가 받은 성탄 카드들을 성도들에
게 소개했다. 편지 소개가 무슨 ‘설교’나 ‘시론’이 될 수는 없겠으나 삭
막한 오늘의 한국교회와 사회의 현실을 바라보면서 사랑과 감사의 마음이 담
긴 편지를 주고받으므로 오늘의 우리의 현실을 보다 부드럽고 따뜻하게 만
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제일 먼저 소개한 카드는 6살 난 어린이가 써서 보낸 것이었다. 이레는 아
기 때부터 내가 안아주며 예뻐하던 아이였다. 내가 안아주면 내 품에 안겨
서 한 시간도 편하게 잠을 자던 아이였다. 그런데 2년 전에 멀리 이사 갔
다.
“목사님
께 메리 크리스마스. 목사님 저 어렸을 때 많이 많이 돌봐주시고 기
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 항상 챙겨주셔서 고맙습니다. 목사님 그
리고 또 할 말이 있어요. 저 나중에 크면 놀러 갈께요. ♡♡해요. 이레 올
림.” 얼마나 예쁜 편진지 모른다.
그 다음 초등학교 4학년 어린이 성혜진이 보낸 글을 소개했다.
“목사님 제 꿈이 커졌어요. 사랑의 음악회 때 목사님께서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셨을 때 그것을 보면서 나도 커서 많은 나라를 돌아다니며 아픈 사람
들을 치료해주고 도와줘야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목사님 요번 성탄절을
생각하면서 예수님이 태어나신 건 좋은 소식이지만 우리 죄를 위해서 돌아가
실 분이었기 때문에 슬펐어요. 그래서 요번 성탄절은 선물만 고집할게 아니
라 회개하고 예수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드리고 싶어요. 목사님 추운 날씨에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사세요 ♪” 너무너무 착하고 예쁘고 생각이 깊은 글이
었다.
그 다음 감비아에서 선교하던 유병국 선교사 부부가 미국에서 보낸 편지와
러시아 아르쫌의 정득수 선교사 부부와 쌍트뻬쩨르부르그의 김도수 선교사
부부가 보낸 편지들을
소개했다. 외로움과 고난과 상처 가운데서 살아가는
선교사들이야말로 사랑의 관심이 필요한 사람들이다.
“아이들에게 가장 많은 추억거리를 만들어 주신 목사님에게 사랑과 그리움
을 사진에 담아 보내드립니다.”
“목사님이 옆에 계시다는 것이 저희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르겠습니
다.”
“열등감 많고 상처 많은 저희를 기억해주시고 사랑하고 기도해주셔서 큰 위
로와 힘이 되었습니다.”
김삼환 목사는 “목사님의 사랑을 일생동안 잊을 수 없습니다. 늘 강건하시
길 빕니다” 란 글을 적어보냈고 이중표 목사는 다음과 같은 과찬의 글을 써
서 보냈다.
“님이 그리워 성탄이 온다. 성탄이 오면 고마운 님이 생각난다. 주님이 님
을 찾아 세상에 오시듯 나도 님을 찾아 세상을 나선다. 나에게 님으로 만나
주신 목사님께 눈물겹도록 고마운 생각이 든다. 하늘 아래 나의 님으로 계
신 목사님이 살아계신 사실로 나는 이 세상을 살 맛이 난다. 님을 생각하면
그 소중함이 하늘에 이르고 아끼는 마음은 땅끝에 이르니 아 이 신비한 만남
이요 우정이로다. 성탄에 주의 평화가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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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주고 받으며 나눌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기쁘고 행복
한 일인지 모른다. 선교와 목회는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주고 받고 나누면
서 서로 기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