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이 없다니?!
윤석희 목사/천성교회
세상을 깊이 있게 생각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하는 세상이
다.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 현상을 말하거나 남, 북극 지방의 빙하가 온도
가 높아져 녹아 내리고 있다고 말한다. 종교인들은 말세지말이라고 힘주어 말
하고, 정치인들은 진흙탕 싸움을 하면서 정치에 소망이 있다고 외치고 또 외
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문제는 “진정한 생명이 어디에 있으며, 영원
한 생명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이다.
지난 겨울에는 눈도 적게 내렸다. 시내와 강은 바닥을 드러냈다. 멀리 중국
에서부터 날아 온 흙먼지가 한국 전체를 뒤덮었다. 황사현상으로 숨쉬기가 곤
란하고 눈뜨기가 어려웠다. 심지어 아낙네들은 집안 청소며 장독대를 연실 닦
아야 했고, 자동차를 운행하려고 하면 더러워서 이용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흙먼지가 뒤덮여 있었다. 공항에는 비행기의 이착륙이 중지되기도 했다.
그런데 정말 반가운 봄비가 내렸다. 밤새도록 내렸다. 지역에 따라 강수량
은 다르
지만 온 대지를 촉촉하게 적셨다. 흡족하지는 않지만 만물이 약동하
고 생동감 있게 자라날 것을 생각하니 마음조차 설레인다. 생명은 신비하고
오묘한 것이다. 생명이 있는 것은 생명이 있는 것을 사랑하고 좋아하기 때문
이다.
바울 당시 고린도교회에는 부활을 부정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부활은 없
다”(고전 15:12). 또 “어떻게 다시 살며 어떠한 몸으로 오느냐?”(고전
15:35). 부활을 부정하거나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사두개인들은 천사도
영도 부활도 없다고 믿었다. 데살로니가교회에도 죽은 자에 대한 오해가 있었
다(살전 4:13). 이런 사람들에 대한 바울의 태도는 단호했다. 한마디로 “어리
석은 자여”라고 말한다. 알지 못하는 자라고 설명하면서 부활을 논증했다.
기독교는 부활의 종교이다. 생명의 종교이다.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죽으시
고 삼일만에 부활하셨다. 살아나셨다. 재창조사역이다. 하나님은 세상만물을
창조하셨다. 인간의 불순종으로 창조된 세상에 죄악이 들어오게 되었다. 하나
님은 그리스도 안에서 재창조사역을 실현하셨다. 창조사역이 선했듯이 재창조
사역도 선하고, 하나님 보시
기에 아름다운 사역이다. 더 가치 있는 사역이었
다. 영원히 생명을 주신 사역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창조사역에 대하여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것이 인간의 본연의 자세
이다. 재창조사역에 대하여는 더욱 그렇다. 하나님의 재창조사역인 부활에 대
하여 사도들과 초대교회는 어떤 반응을 보였는가? 지금까지 내려오던 전통적
인 안식일을 부활하신 날로 바꾸어 지켰다. 주님이 부활하신 날을 기념하여
모였다. 재창조사역을 찬양하고 감사하며 헌금도 드렸다.
지금 우리들은 어떤 상황인가? 우리들에게 재창조된 생명이 있다. 재창조된
생명이 있기에 재창조자인 주님을 만나는 의미가 있다. 생명의 주님을 만나
는 의미에서 신약의 주일은 뜻이 깊은 것이다. 나는 부활주일을 이런 의미에
서 기다리고 있다. 계란을 먹기 위함도 아니요 헌금을 조금 거둬서 선한 일
을 하기 위함도 아닐 것이다. 새생명을 얻은 자로서 새생명을 주신 주님을 만
나고 찬양하고 감사하고 싶은 것뿐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이 소식을 나
누고 싶은 것뿐이다.
나는 종종 이런 질문으로 자문자답한다. “너, 부활에 대한 감격이 있니? 있
다면 얼마나 큰 감격이
있니?” 이미 죽었거나 죽어 가고 있는 사람과 같은 상
황은 아닌지를 확신하고 싶은 것이다. 부활신앙을 회복하여 소유하는 일이야
말로 목회자에 있어서 가장 급한 일로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세상이 죽어
가고 있다고 같이 죽을 수는 없는 일이다. 부활주일만이 아니라 주일은 주님
의 부활과 깊은 관련성을 맺고 있다.
세상 만물이 사람들이 저질러 놓은 여러 가지 죄악에 물들어 죽어가는 입장
이다. 새생명을 얻은 기독교인들은 주님으로부터 오는 새생명을 기대하면서
부활주일을 맞이해야 하지 않겠는가? 나도 살고, 교회도 살아야 하고, 세상
도 살아야 하겠는데……
올 부활주일에 생명의 주님, 부활의 주님이 재창조의 사역을 힘있게 수행하
실 것을 믿는다. 죽어 가는 세상을 살리실 분은 재창조자, 주님밖에 없기 때
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