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교단이 ‘바름’을 내세워 출발한 지가 20년의 적지 않은 세월이 지났
다. 아무 것도 없는 허허벌판에서 조국 교회의 어두움을 보고 무엇인가 새로
운 개혁의 의지를 붙들고 힘있게 일어섰다. 몇 교회가 되지 않았지만 교회나
교세 수를 보지도 않았다. 또한 세상에 굴복하지 않고 하나님 앞에 바르게 서
서 주님이 원하시는 교회를 세우겠노라고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힘차게 일
어섰다. 교회의 문제는 목회자의 문제이기에 신학교가 바르게 서야함을 통감
한 개혁교단 산하 교회들은 피땀을 흘리면서 지금의 아름다운 합동신학대학원
대학교를 세웠다. 그리고 교회는 겸손하게 고백했다. “주님이 이 시대와 조
국교회를 사랑하셔서 이루신 하나님의 자비였다고….”뿐만 아니라 어떤 교단
도 하지 못했던 선교하는 교단으로 우뚝섰다. 재정의 대부분을 선교비로 내
는 교회가 있을 정도로 헌신했다. 신학교와 선교는 개혁교단을 통해 주님이
이루어낸 시대의 가장 값진 보화임은 분명하다. 그리고 교회와 신학교, 선교
는 하나였다. 그러나 이제 물
어 보자. 신학교와 선교가 지금 어떻게 보이는가
를…. 교회들이 출혈을 하면서 지금까지 헌신해 왔던 그 신학교와 선교가 지
금 우리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고 있는가 물어 보고 싶다.1. 신학교에 대
해서신학교는 교회를 위한 신학교가 되어야 한다. 단순히 신학을 위한 신학으
로 멈추어서는 안될 것이다. 목회 현장에서 수없이 제기되고 있는 신학교육
의 부정적인 견해에 대해 분명한 대답을 해야 한다. 그동안 1천 여명의 학생
들이 합신을 졸업했다. 그 졸업생들의 목회 현장을 한번쯤 겸손하게 돌아보
고 교회를 위한 신학으로, 영혼을 위한 신학으로, 현장을 알고 현장에 힘있
게 적용되어가는 신학으로 그리고 텅빈 가슴을 안고 고통하는 동역자의 가슴
을 시원케 하는 신학이 되어야 할 것이다. 교수들은 신학교 교수이기 전에 목
사이다. 신학교 3년 동안 신학생들이 교회에서 훈련받고 자라온 시간들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들을 함께 했다. 그 기나긴 시간 동안 그들은 신학에 대해
서는 들었을지 모르지만 목자에 대한 모델을 보여준 것이 있어야 한다. 강의
한 내용을 채점하고 학점을 주느냐 안 주느냐 하는 차원을 넘어서 목사가 되
어야 한다. 그리고 바른 목자가 어떤 목자인지 모르고 내가 받은 지식만을 전
달하는 자로 있다면 강의를 하지 않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수들은 개혁교단
을 섬겨야 한다. 그리하여 바른 모델들을 연합하여 만들어내어야 할 것이
다.2. 교단에 대해서몇 교회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개혁교단은 참으로 큰 일
을 했다. 참 아름다운 신학교를 세웠다. 그리고 선교하는 일에 교단이 힘을
하나로 묶었다. 그러나 교단에서 강도사 합격과 인허, 목사 안수를 받은 동역
자들을 위해서 한 일이 무엇인가? 교단적으로 교회를 하나 세워 본적도 없었
다. 우리 개혁교단은 신학교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바른 교회를, 개혁교
회를 세우는 것이 교단의 일이다. 그러나 총회 직영도 아닌 신학교를 위해서
모든 힘을 모았다. 그렇지만 교단이 안수했던 목사들을 위해서는 어떤 일을
해 주었는가? 목회에 필요한 재정을 지원해 주었는가? 개척교회 목회자의 생
활을 위해서 최소의 생활비를 책정하여 주었는가? 교단 차원에서 교회 건축
을 위해 땅을 구입해 보았는가? 솔직히 정직하게 고백하자. 교단 교회에 대해
서 관심이 부족했다고 본다. 목회 현장에서 지친 형
제를 위로한 적이 있었는
가? 빚에 힘이 겨워 고통하는 지체들을 보고 무리하게 돈을 끌어다가 썼기에
저런 일이 일어났다고 정죄하면서도 그 교회를 위해 기도 모임을 가진 적이
있었는가? 교단 교회들에게 눈물을 흘리면서 도움을 요청한 적도 없음을 시인
하자. 총회 사무실 하나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고 힘들었다면 우리 개혁교단
이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는가는 물어 보지 않아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이제 개
혁교단은 힘을 하나로 묶어야 한다. 개혁교회를 위한 교단으로, 그리고 정책
과 비젼을 가지고 준비된 교단으로 거듭나야 한다. 개 교회의 필요를 신학교
가 모두 채워줄 수는 없다. 교단의 각 상비부에서 균형잡힌 교단의 정책을 제
시하고 그 정책을 위해서 교회들이 힘을 하나로 묶어 새로운 개혁교단상을 정
립해야 할 것이다. 동서울노회 한사랑교회 나종천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