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존재’ 가치부터 확인하자
작금 한국교회의 현실은 사회적 이슈들에게 대해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는 점으로 말미암아 스스로 무너지고 있는 것처럼 여기는 자괴감에 사로잡혀 있다는 말로 대신할 수 있다.
과연 한국교회는 자신감을 회생하고 1970-90년대에 누렸던 성장의 시대를 다시 누릴 수 있을까? 하지만 그 대답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그렇다보니 한국교회의 미래에 대해서 낙관적이라기보다는 비관적인 예측이 난무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여기저기에서 이 난국을 헤쳐 나갈 수 있는 묘안을 찾으려고 애쓰고 있다. 그러나 다양한 방안을 마련한다고 해서 한국교회가 더 나아질 것이라고 아무도 장담할 수는 없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기독교의 사회에 대한 책임은 중요하지만, 자칫 성경이라는 텍스트를 ‘소홀히‘ 할 때 그 순간 기독교는 고유의 존재가치를 상실하고 인본주의적 휴머니즘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바로 이것이 상황이라는 컨텍스트보다 ‘성경이라는 텍스트‘를 강조해야 할 이유이다.
하지만 성경이라는 텍스트 ‘만‘을 강조하면서 ‘세상 속에서의 역할‘에 대해 무관심한다면 기독교는 세상과는 무관한 맛을 잃은 소금일 뿐이다. 어쩌면 이것은 마치 군인들이 전투에는 나가지 않고 한 평생 훈련소에서 군가나 부르며 고함만 지르는 격이고, 밝은 방에서 자기들끼리 서로 얼굴에 촛불을 비추는 격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죄 많은 이 세상에 오셨다. 하나님은 바로 세상을 사랑하셨다. 주님의 제자들도 세상으로 보냄을 받았다. 죄 많은 이 세상 속에서 세상을 향한 기독교가 아니라면 우리의 존재가치는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 제자도는 세상 속의 제자도인 것이다. 우리의 선교적 문화적 삶은 다름 아닌 이 세상 속에서이다.
기독교는 세상 속에서의 삶을 강조하고 이 세상 속에서 사회적 제자도를 추구한다. 하지만 기억하자. 그것은 이 세상을 변혁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 속에서 소금과 빛으로 우리가 존재하기 위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바로 ‘존재됨’(Being)이라 할 것이다.
2014년도에는 ‘교회의 존재됨’ 그리고 ‘그리스도인의 존재됨’을 확인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