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권과 방관자 없는 총회 되어야
서양 속담에 “나의 권리는 다른 사람의 코끝에서 머문다”는 말이 있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볼 때는 코끝이 아니라 심장까지 찌르는 경우가 많다고 하겠다.
우리들의 사적이나 공적 생활에서 나의 권리가 중요한 것만큼 다른 사람의 권리도 중요하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서로의 권리를 존중하고 보호해 주어야 원만한 회의가 성립된다고 하겠다.
많은 회원들이 총회의 분위기를 가지고 “회의가 너무 지루하다, 몇 몇 사람이 발언권을 독점하여 짜증이 난다, 발언할 기회가 없었다, 서로 다투는 모습이 싫었다, 시간에 몰려 중요한 안건을 대충 처리한다, 이제는 거수기 역할은 정말 싫다, 회의에 참석하고 나면 은혜가 사라진다” 등등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남의 권한을 함부로 침해하는 것을 ‘월권’이라고 하는데 남의 이야기를 듣지 않거나 남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거나 자기 의견만 옳다고 생각하는 것도 ‘월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결정되는 의안들은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을 수 있다. 참석자들이 의사를 결정함에 있어서 때로는 소수 의견이 다수 의견을 지배하는 집단사고(group think) 현상을 초래하고 개인의 한계를 희석시키는 단점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회의에서는 여러 사람이 의견을 모은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소수가 발언권을 독점하는 바람에 나머지는 거수기 노릇만 할 수밖에 없다. 특히 시간이 부족하거나 분위기가 무거울 때 그리고 지루하고 진부할 때 의안을 결정할 경우 참석자들이 신중하지 못하고 거수기 노릇만 하는 집단 변화(group shift)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많은 회원들이 침묵하는 등 방관자가 되어 다수의결로 전락되는 우를 범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다수 결의로 결정되는 모든 의안들마다 최선의 결의안이라고는 할 수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이번 총회에는 서로의 권리를 충분히 존중하고 보호함으로써 원만한 총회가 진행될 수 있도록 모두 힘써주기를 기대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