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새해와 점 집을 찾는 기독교인들
김재성 교수/합신
인간은 자신의 능력으로 풀 수 없는 수 많은 현실문제에 직면하여 살고 있
다. 건강, 결혼, 애정, 직업, 금전, 진로 등이 거대한 소용돌이를 일으키게
되어지면, 확실한 해답도 없이 방황하게 되고 자신을 잃어버린다. 그래서 누
군가를 찾아가서 자신의 미래에 대한 답변을 듣고 싶다는 유혹을 느끼게 되
는 것이다.
인간사회는 오래 전부터 거대하게는 국가적으로 답답한 현실을 타개할 방법
을 찾아서 점을 보았고, 역술과 점술이 행해져 내려온 것이다. 자꾸 하는 일
마다 꼬이고, 실패하고, 막막하게 되면 인간의 마음에는 손쉬운 해결책을 듣
고 싶어질 때가 있는 것이다. 아무리 기다려도 비가 오지 않으면, 왕과 모든
고관들이 나서서 기우제라도 올려야 몰매를 피할 수 있었던 것이다.
최근 안환균씨가 쓴 「르뽀, 기독문화가 위태롭다」에 보면, 기독교인들의
30%가 점을 보러 다니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직접 점술가들을 방문하여
받
은 통계를 제시하고 있는데, 이것은 한국교회의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
다. 궁합을 맞추어 보려는 기독교인들을 합하면 거의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
이 이런 저런 형태로 미신적인 해답을 찾는다고 한다.
새해를 맞이하여, 사람들은 더 많은 유혹과 미혹을 받는다. 국회의원 선거가
있기 때문이다. 하는 일마다 잘 되지 않으면, 역술가를 통해서 비방을 받고,
그것으로 악귀를 몰아내는 이야기가 민간의 통설로 내려오고 있는 한국사회에
서는 오늘도 약 30만명의 역술인들이 운영하는 ‘운명’의 손길에서 위안을
얻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자신의 복잡한 인생의 여러 고민들을 해결할 수 있는가? 설교와
성경공부와 기도모임을 통해서 해결받지 못하는 성도들이 많아지면서, 이처
럼 기복신앙을 추구하는 신자들이 복음에서 금하는 우상을 찾아가고 있는 것
이다. 성경에서는 복술을 엄격히 금하고 있다(신18:9-14). 종종 별자리
를 통해서 계시하신 사건이 나오고 있지만, 이것은 하나님의 특별섭리에 관
한 것이다. 그리고 알려주시지 아니한 오묘한 일은 하나님께만 속하여 있는
것이다. 신화와 끝없는 족보에 관하여는
결코 귀를 열지 말아야 한다(딤전
1:4)오늘의 목회자들이 강단과 교단에서 하나님의 주권적 섭리와 통치와 작정
과 예정에 대하여 바르게 가르쳐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성도들이 ‘정해
진 운명’론에 사로잡혀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애매모호한
개념들의 혼란에 대해서 목회자들이 먼저 해답을 주어야 한다. 동양사상에서
는 오래 전부터 자신의 일생이 미리 결정되었다는 ‘숙명론’이 널리 알려져
있었고, 서양에서는 ‘운명론’이 있었다. 아예 처음부터 사람의 머리에나 의
지 속에는 손가락 하나 움직이는 것도 미리 프로그램화되어 있다는 ‘기계적
결정론’이라는 것도 상당히 큰 영향력을 발휘하여 왔었다. 그러한 사상들은
모두 다 비성경적인 것들이다.
미리 작정되어졌다는 면에서는 구조가 비슷하지만, 구원의 예정은 비인격적이
지도 않고, 비논리적인 일도 아니다. 하나님은 모든 사람에게 복을 주시기를
원하셨지만, 인간이 시시각각 하나님에 대해서 반항하고 저항하는 까닭에 그
가운데 마음에 합한 자들에게만 구원을 선물로 주시기로 미리 예정하셨다(엡
1:4-9). 예정은 하나님만이 아시며,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도구로 사용하
시려는 고상한 뜻에 따른 결정이다. 따라서, 믿는 자들에게는 구원의 확신으
로 주신 교리이다. 자랑하고 뽐내며 살라고 주신 것이 아니다.
기독교인들은 살아계신 하나님의 보호와 섭리를 믿고 나아간다. 졸지도 아니
하시고 주무시지도 아니하시는 하나님의 은총에 의해서 살아가는 것이다. 모
든 문제는 바로 이와 같이 자비로우시며 인격적인 하나님에 대한 신뢰를 바탕
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하나님은 선인과 악인에게 똑같이 비를 내리시고, 햇빛을 비춰주신다. 누구에
게나 이마에 땀을 흘리고 노력한 만큼 거두어들이도록 일반적인 은총을 허용
하신다. 이 사회에서 하는 일마다 안되고 힘들며 모든 분야에서 점점 더 각박
해지므로써 기독교인으로서 살아가기가 어려운 것은 하나님의 보호하심이 약
해져서가 아니다. 하나님은 모든 것을 알고 계신다. 다만 악하고 경쟁적이며
사랑이 메말라지는 이 시대가 지속적으로 하나님을 향해서 반항하고 있는 것
뿐이다. 따라서 오늘의 문제를 푸는 열쇠는 오직 하나님과의 신뢰를 회복하
는 일이다. 오늘의 교회는 영적인 도움과 위로를 주어서 지친 심령들을
일으
켜 세워야 하고, 동시에 탐욕과 혼돈에 대해서는 준엄한 경고와 교훈을 주어
서 바르게 세워져야만 한다. 우리 곁에 누군가가 믿음에서 벗어나서 귀에 달
콤한 다른 교훈을 점집에서 찾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