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회 장로회 총회를 앞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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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회 장로회 총회를 앞두고

송영찬 국장 daniel@rpress.or.kr

제88회 장로회 총회가 5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교회의 성도이든 교직자이든 
모두가 총회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는 지난 한 해 동안 우리들이 하나님께
서 친히 통치하시는 나라의 백성으로서 어느 정도의 진전을 이루었고 향후 나
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함이다.

교회는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 동안 거룩한 백성으로 살아가기 위한 훈련
과 소양을 함양해야 하며 장차 완성될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 부단
히 노력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악의 세력들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해 온 
교회가 최선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서로 독려해야 한다. 

이러한 교회의 성격을 가리켜 ‘전투하는 교회'(Militant church)라고 한다. 
이것은 교회가 싸워서 제압해야 할 상대가 있고 승리를 통해 하나님께 영광
을 돌리고 함께 기뻐해야 할 이유가 있음을 의미한다. 이 과정을 통해 교회
는 하나님의 특별하신 보호와 다스리심을 받는 특권을 누리
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시대마다 일어나는 원수들의 반대에 부딪힘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보호
를 받고 보전되는 것이다(대요리문답 63번). 교회가 총회로 모여 이러한 역사
적인 사실과 경험을 보고하고 서로 격려하는 것처럼 아름다운 일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교회가 상대해야 할 원수들의 정체나 세력에 대해 무
관심하거나 심지어 그 대상이 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은 심각
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 상태에서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보호하시고 보존
하신다는 사실을 감지할 수다. 뿐만 아니라 교회가 이 땅에 존재한다는 의식
조차 가지지 못하고 마는 것이다. 때문에 ‘전투하는 교회’에 대한 각성이 없
다면 이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경륜에 대해 무지하거나 무관심하다는 의미가 
된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상황을 둘러보면 내적으로는 각종 이단, 사이비들이 날뛰
고 있으며 외적으로는 가치관 부재의 시대라고 할 정도로 사회 전반에 걸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사회학자들조차 이 시대의 특성을 정의하지 못할 정도
로 혼돈의 깊이가 날로 더하고 있는 실정이다. 소위 ‘포스트모더니즘’이
라고 
하는 다원주의 시대 속에서 정작 교회들은 침묵하고 있다. 아니 오히려 이 시
대와 적당히 타협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20세기와 함께 이데올로기의 냉전 시대가 지나가고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시작
된 황금만능의 가치관은 기존의 윤리관을 몰아내고 그 자리에 배금주의
(mammonism)를 더욱 확고하게 세워 놓았다. 오죽하면 “돈으로 안 되는 일이 
없다”고 할 정도로 사람들은 돈을 신(神) 그 이상으로 여길 정도가 된 것이
다.

어느 시대나 힘있는 자들은 금권과 권력을 앞세워 그 시대를 지배하고자 했
다. 소위 니체의 초인주의(超人主義)로 대변되는 힘의 철학이 도도하게 역사
를 지배하는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그러나 역사가 증명하듯이 힘있는 자들
의 권세는 결코 오래가지 않았다. 배금주의 역시 마찬가지이다. 수 만금을 확
보하여 당대의 부를 한 몸에 축적하였다 할지라도 그 힘은 결코 오래가지 않
는다.

안타깝게도 오늘 날 한국교회는 세속적인 가치관에 너무 노출되어 있다. 힘
의 철학이 지배하고 돈으로 모든 것을 대신하려고 하는 배금주의에 현혹되어 
있는 것이다. 성경은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이라”(마 5:5)고 선포하고 있다. ‘온유’야말로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세속
적인 힘의 철학을 상대하는 진정한 능력이다.

우리가 진정 추구할 것은 하나님의 자녀에게 약속으로 주어진 영원한 기업이
다. 우리는 장차 부활의 첫 열매이신 그리스도와 같이 부활의 몸을 입고 하나
님의 나라에서 그리스도를 기업으로 받을 것이다. 그 날이 오기까지 우리는 
전투하는 교회로서 이 땅에 존재하는 긴장을 늦춰선 안될 것이다.

해마다 열리는 총회이지만 우리는 총회를 통해 세상 속에 존재하는 교회의 위
치와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지게 된다. 교단에 속한 지교회
가 힘차게 전진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하나님의 능력을 힘입어 승리하고 있는 
모습들을 총회에서 보고하고 서로 격려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총회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여전히 교회를 보호하시며 보존하시는 하나님의 권능
을 찬양하게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총회 대의원들은 충분한 준비를 해야 한다. 
먼저 소속 노회에서 헌의한 안건들뿐 아니라 타 노회에서 헌의한 안건들의 성
격과 그에 대한 신
학적 소견을 분명하게 가져야 한다. 어떤 헌의안이라 할지
라도 그것들은 전투하는 교회로서 당면한 문제점들을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
을 결코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 그만큼 헌의안들은 이 시대의 교회가 마땅히 
추구해야 할 노선과 깊은 관련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총회의 결의가 한국교회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검토할 필
요가 있다. 제88회 장로회 총회에서 결의할 내용들은 곧 한국교회의 방향 설
정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끼치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 교단은 이미 한국교회에
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총회 대의원들의 결정은 곧 한국교회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며, 이 결정은 
역사의 흐름을 통해 언젠가는 평가받게 될 것이다. 그 날에 가서도 모든 사람
들로부터 호응과 칭찬을 받는 결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야 할 것이다.

이번 총회에서도 하나님께서 각별하게 은혜주실 것에 대하여 우리 모두는 간
절히 기도해야 한다. 총회는 대의원들만을 위한 자리가 아니다. 곧 한국교회
와 우리 교회와 바로 나 자신의 삶의 방향을 결정짓는 자리이기 때문이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