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챤신문’의 행보가 이상하다
송영찬 국장
하나님의 교회(안상홍증인회, 이하 안증회) 소속 부산경남총연합회(대표 표기
상 목사)가 지난 5월 20일 발표한 성명에 대한 크리스챤신문(2003년 5월 26
일 제2028호) 1면 보도와 관련해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가 적극 대
처하는 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는 크리스챤신문의 행보에 대해 우리는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
사건의 발단은 전 한기총 김기수 대표회장이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은 것에 대
해 의혹을 제기한 안증회 측의 주장을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크리스챤신문이
보도함으로써 발단되었다.
안증회 측은 성명을 통해 “부산아시아경기대회 기간의 서포터즈 자원봉사 공
적을 허위 조작한 행위에 우려와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해당 단체의 회개
와 공식적인 사과 및 자신들과 무관한 훈장을 자진 반납하라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문화관광부는 “일부 기독교단체 및 주요 인사의 정부포상과 관련
된 공적사항은
정부가 이들의 공적 활동을 파악하고 사실 관계 확인을 거쳐
공적조서를 작성하여 포상을 추천한 것이며 이들 기독교 단체와 주요 인사의
아, 태 장애인 경기대회 관련 공적은 이번 포상과는 무관하다”고 밝힌 바 있
다. 이것은 김회장이 아, 태 경기와 무관하게 정부 포상을 받았음을 입증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리스챤신문은 일방적으로 안증회 측 주장만을
지금까지 수용하고 있다.
심지어 2003년 6월 16일자 4면 데스크 칼럼에서는 “다른 일부 언론사들도 한
기총에 동조하여 의혹을 은폐시키는데 충실히 협조하고 있다”고 말하고 “본보
(크리스챤신문)를 ‘이단 옹호 언론’으로 몰고 가고 있는 일부 기독교 언론사
들을 하나님 앞에 고발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작 크리스챤신문이 고발할
일이 있다면 이단 사설을 주장하는 사람이나 단체를 상대로 하는 것이 순서
상 옳지 않겠는가?
크리스챤신문은 한 때 한국교계 언론을 대표할 정도의 위상과 정통성을 가지
고 있는 언론사이다. 그러나 이미 이단성에 대해 문제시 되고 있는 M교회(L
목사) 관련 광고 및 기사를 게재한 전력으로 크리스챤신문의
정체성에 대한
의혹의 눈길을 받고 있다. 그동안에도 비슷한 광고와 보도들이 게재되었던
바 최근 예장 통합과 예장 고신에서 이단으로 분류된 신천지교회 측의 일방적
인 주장을 광고로 게재하는 등 그 위상이 크게 저하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신천지교회가 어떤 단체인가? 신천지교회에서 개설한 시온기독교신학원은 과
거 ‘기독교무료신학원’에서 명칭이 바뀐 것이며 이희재 씨가 설립자로 되어
있다. 이희재 씨는 과거 이만희라는 이름으로 활동해왔었다. 현재까지는 ‘시
온기독교신학원’ ‘무료성경신학원’ ‘평신도성경교육원’ 등의 명칭을 사용하
며 신학교육기관처럼 행세했으나, 최근에는 ‘대한예수교교역자선교협의
회’ ‘세계교역자연합선교회’ ‘세계복음화선교협의회’ 등의 선교 단체 이름으
로 활동중이다.
그동안 교계에서는 이만희 씨의 사상에 대하여 끊임없는 논란이 재기되어 왔
었다. 그렇다면 크리스챤신문은 광고주의 신학적 성격조차 분별할 능력이 없
다는 것인지 의문이 앞선다. 이런 상황에서 크리스챤신문이 한기총에서 이단
으로 분류된 안증회 측의 입장에 서서 지속적으로
논지를 펼치고 있다는 것
은 크리스챤신문의 정체성을 의심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물론 전 한기총 대표회장의 포상에 대한 의혹이 있다면 마땅히 진실을 밝혀
야 할 것이다. 그러나 크리스챤신문이 자체적으로 그 사실을 밝혀내기보다는
이미 죽은 안상홍을 재림 예수라고 주장하는 안증회 측의 주장에 부화뇌동하
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결코 교계 정론지로서 정당한 태도라 할 수 없다.
지금이라도 아시안 기독교조직위원회를 구성했던 부산성시화운동본부, 기독교
자원봉사단, 기독교시민운동본부, 기독교교회협의회 등 단체들을 통해 당시
상황을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다. 하나님의 교회측의 주장만 대변할 것이 아
니라 이들 단체들의 주장도 같은 분량으로 보도해야 한다.
손쉬운 노력을 통해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상태에서 이를 등한시하고
그 정체성이 모호한 안증회 측의 입장에 기대어 자신의 주장만을 피력하기 위
해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기관과 언론사들을 상대로 “하나님 앞에 고발
한다”는 등의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는 것은 크리스챤신문이 의혹을 받기에
충분하다.
차제에 크리스챤신
문은 이미 이단으로 규정을 받았거나 이단적인 요소가 있
는 단체와의 단절을 통해 정통 언론으로서의 자세를 분명히 교계 앞에 증명
해 보여야 한다. 끊임없는 자체 정화의 과정을 포기하고 “아직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가”(크리스챤신문 2030호 사설) 식의 자기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여전히 독설처럼 보이는 주장에만 빠져 있다면 그 누구도 크리스챤신문에 귀
를 기울이지 않을 것이다. 크리스챤신문은 지금 타 기관이나 단체를 상대로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것에 관심을 기울일 것이 아니라 자기 정체성 확립에
더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만일 이런 일에 등한시한다면 우리는 크리스챤신문에 대한 구독거부 운동과
크리스챤신문 광고주에 대한 불매운동을 전개시켜 나갈 것이다. 크리스챤신문
이 환골탈태의 자세를 가지고 예전처럼 교계 언론의 선두 주자로서 새롭게 자
리 매김 하기를 바란다.